비아그라를 자주 먹으면 귀가 먹는다? [서명진 원장]
비아그라를 자주 먹으면 귀가 먹는다? [서명진 원장]
  • 지리산
  • 승인 2007.10.25 08:56
  • 호수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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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를 자주 복용하는 사람들 중에서 이롱(耳聾, 귀가 먹는 병)이 발생하기 쉽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 그 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이롱 환자 중 비아그라를 복용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연구결과였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바라보면, 이롱은 주로 신허(腎虛)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과도한 정력소모는 신허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 중의 하나로 여깁니다.
 
그러므로 비아그라에 의지해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정(精)을 소모해 버리면 신허가 유발되고 이어 이롱이 발병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은 단순한 콩팥(kidney)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비뇨생식기계는 물론 척추나 관절의 골격계(骨格系)와, 내이계(內耳系, 귓속의 기관)까지 관장하는 장기로 바라봅니다.
 
따라서 신장의 기운이 약한 신허의 상태가 되면, 허리나 무릎이 시리고 아프다든지, 정력이 감퇴된다든지, 귀가 먹는 등의 증상이 증후군처럼 나타나기도 합니다.

비아그라는 원래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된 것이었으나, 임상실험 과정에서 남성의 발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발기부전 치료제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유효성이 뛰어나 발기부전에 고통 받는 사람에게 새로운 삶을 가져다 줄 만큼 긍정적인 면이 많은 약입니다.
 
그러나 심장병 약 등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할 경우 혈압 급강하 현상을 초래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여러 부작용이 계속 보고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비아그라는 좀 과장하여 표현하자면 마지막 남은 촛불의 심지를 태우는 불꽃이라 할 만합니다. 새로운 삶을 찾게 되는 긍정적이 효과는 인정하지만,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적응증이 아닌데도 쓰게 되면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훨씬 더 많게 됩니다.
 
 비아그라를 복용 중이라도 써버린 정(精)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잦은 손정(損精)으로 인해 신허한 상태가 되어 나중 이롱 등의 병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예로부터 한약에는 보신익정(補腎益精, 신장을 보하고 정력을 돋운다)하는 약들이 많이 쓰여 왔습니다. 팔미지황원, 신기환, 팔물탕, 녹용대보탕, 경옥고 등이 여기에 쓰이는 잘 알려져 있는 약들입니다.
 
이 들 약을 체질과 증후에 맞게 적절히 선택하고 가감해서 쓰면 비아그라의 부작용으로부터 고마운 방패막이 되어 줄 것입니다.  

약으로만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평소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일하는 사무직 남성들이나 매일같이 장시간 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겐 더욱 요구되는 일입니다.
 
자리에 오래 앉아 생활하는 일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의자와 밀착되는 회음부 주변의 혈액순환이 어려워지고, 공기순환이 안 돼 열을 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본래 남성의 페니스 조직은 많은 실핏줄로 이루어져 활발한 혈액순환을 필요로 하고, 고환은 정자 생산을 위해 더운 것을 싫어합니다.
 
그러니 주로 앉아 지내는 남성들은 40세 안팎에 새벽에도 일어나야 할 것이 일어나지 않아 와이프의 미움을 사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로 앉아서 지내는 사람들은 성적으론 비극적인(?) 이 직업의 약점을 무엇으로 보완할 수 있을까요. 첫째는 걸으라는 것입니다. 최근 독일의 <슈퍼겔> 잡지는 의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인용, '남성의 생식기관은 활발한 혈액순환을 필요로 하므로 어떤 운동보다 서서 걸어 다니는 것이 성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늦어도 중년부터는 노년기까지 정상적인 정력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3Km씩은 걷는 게 좋습니다.

 청명한 가을철, 흔히 보약 먹기 좋은 철에, 서천 변을 따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걷고 집에 돌아와 쉴 때, 보약까지 한 첩 복용하고 나면, 신장의 기운이 불끈 살아나 나이 들어 오히려 젊어진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