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교 이용할 바에는 무단횡단”
“육교 이용할 바에는 무단횡단”
  • 정아람
  • 승인 2012.12.03 10:04
  • 호수 4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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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상실한 육교 ‘무용지물’
동광양중 사거리 육교 아래에서 학생들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지역 곳곳에 있는 육교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현재 광양에는 개당 1억 5000만원에서 최대 5억원까지 들인 18개의 육교가 설치돼 있다.

지역 내 육교활용을 알아보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결과 시민들 대부분은 육교보다는 횡단보도 이용률이 더 높았다. 특히 시청 앞 사거리 육교 옆에는 최근 횡단보도가 설치되면서 육교는 무용지물이 됐다.

수고를 감수하며 육교를 오르내리는 대신 조금 더 걷더라도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중동에 거주하는 주부 최 모(40)씨는 “횡단보도가 없을 때는 유모차를 끌고 육교를 이용했는데 이제는 횡단보도가 생겨 굳이 육교로 올라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육교는 시청 앞 뿐만이 아니다. 중앙 초 앞, 중마 터널 앞 육교를 방문한 결과 이 곳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근 고교 학생들의 하교시간인 오후 4시부터 한 시간 동안 5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이용률을 알아본 결과 육교를 이용하는 학생은 불과 9명, 나머지 학생들은 무단횡단 혹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또 유모차를 밀고 가는 주부와 짐 가방을 끌고 가는 어르신들도 서슴지 않게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이처럼 육교 이용률이 떨어지는 데는 시민의식과 더불어 노약자나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점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타 지역 육교 현황에 대해 살펴보니 최근 신설되는 육교의 경우 대부분 경사로나 리프트를 설치하는 추세다. 하지만 현재 우리 지역 내에 설치된 육교는 시청 육교를 제외하면 노약자나 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유모차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어쩔 수 없이 무단횡단을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자칫하다 시민들의 생명을 앗아 갈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도로를 건너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찰서에서도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는 하고 있지만 매일 무단횡단을 단속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노인 혹은 장애인 같은 경우는 무단횡단을 하더라도 벌금을 내도록 조치하기도 어렵고 단속을 하는 그때만 무단횡단을 하지 않을 뿐 뿌리를 뽑을 순 없다”고 말했다. 

육교 활용이 저조하다면 철거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시는 부정적이다.건설과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여론이 수렴되면 철거에 관해 검토할 수는 있지만 비싼 비용을 들여 설치한 시설물을 철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