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가야산 육교 설치, 부실조사 논란
광양시 가야산 육교 설치, 부실조사 논란
  • 정아람
  • 승인 2013.03.04 09:49
  • 호수 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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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만 등산객 조사…여론 수렴 제대로 했는지 의문

가야산 중복도로 육교설치공사 주민설명회에서 통장들이 진지하게 자료를 보고 있다.

광양시에 설치된 육교 활용도가 저조한 가운데 광양시가 또다시 가야산 중복도로에 육교를 세울 계획이어서 그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가야산 중복도로에 설치할 육교는 등산객들의 사전 통행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부실조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달 25일 중마동 주민센터 2층 회의실에서는 가야산 중복도로 육교설치공사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육교 설치가 예정된 곳은 중복도로 제2주차장에서 등산로로 진입하는 곳이다.

중마동에 따르면 이곳은 급커브 지점으로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커서 주민들로부터 육교를 설치해달라는 건의가 지속적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설명회에서는 육교 위치와 디자인에 대해 논의했는데 장소는 1안, 2안, 3안으로 나눴다. 논의 결과 1안인 가야산 주차장 입구에서 등산로로 진입하는 곳이 예산도 적게 들고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1안으로 했을 때 약 3억4000만원이 소요되며 시 예산 2억4000만원과 도예산 1억원이 들어간다.

육교 재질은 △목재를 사용해 친환경적인 디자인 △일반 육교형식 △강관을 이용해 곡선미를 준 형식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용역사는 가야산 둘레길 이용현안 조사를 단 하루만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역사는 토요일인 지난달 2월 16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조사해 등산객 92명, 하산객 92명 등 184명이 오간 것으로 조사했다. 이에 너무 성급히 등산객을 조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진환 31통장은 “일주일도 아니고 단 하루만 조사해서 등산객 이용자를 집계한다는 것은 너무 부실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 통장은 “등산객 안전을 위한 것도 중요하지만 중마동 전체를 볼 때 이곳에 육교를 설치하는 것이 과연 시급한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통행하는 성호 아파트 주변이나 호반아파트 앞에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육교를 설치한다고 해도 유지비도 만만치 않다. 친환경 재질의 경우 내구 연한은 5년이다. 때문에 5년이 지나면 또다시 보수해야 한다. 정경환 의원은 “보도육교 형식은 H형강과 목재를 혼합한 친환경적인 육교가 적합하지만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좋은 재질의 육교를 설치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주민 서향복(37)씨는 “지금도 운동하러 잘 건너다니고 있는데 굳이 새로운 육교를 또 만들 필요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아마 육교가 설치되면 육교이용률보다 횡단보도 이용률이 훨씬 더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김문숙(40)씨는 “몇 억원을 쏟아 부어 육교를 만드는 것이 그렇게 급하냐”며 “제대로 이용할 지도 모르는 육교를 몇몇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예산을 낭비하는 게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나종호 중마동장은 “육교 설치를 원하는 주민들이 많았고 충분히 검토 한 후 추진한 사업”이라며 “앞으로 둘레길 이용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안전을 고려한 것이다”고 말했다.

도로과 관계자는 “작년부터 계획했던 사안이었고 급커브구간이라 둘레길을 이용하는 등산객들의 민원이 많아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육교가 설치되면 앞으로 도로를 무단 횡단하지 말고 안전하게 보도육교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