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X자를 그어야 하지?
어디에 X자를 그어야 하지?
  • 광양뉴스
  • 승인 2014.05.26 09:49
  • 호수 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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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광 섭 광양여중 교장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살아간다. 해결할 과제가 없는 사람은 공동묘지에 가 있다.

회사를 이끌어 가는 사람은 수익을 내는 일이고, 병원을 운영하는 사람은 환자를 잘 돌보는 일이며, 가르치는 사람은 자기가 맡은 수업을 통하여 실력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일일 것이다.

기업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컨설팅이라는 활동이 도입되어 지금은 거의 일상화 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교육계에도 불어 종전의 장학지도라는 용어 대신 컨설팅 장학이라는 용어로 점차 도입되고 있다.

컨설팅의 목적은 좋은 성과, 결과를 얻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기에 잘만 운영된다면 도입하지 않은 것 보다는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필자가 오래 전 일본에 근무할 때 일어난 일이다. 일본은 전기회사가 완전히 민영화되어 지역별로 회사가 다르다.

일본의 거대한 한 전력회사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이를 해결 못하면 곧 발전기 가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이르렀다.

고급 간부들은 이 분야에 권위가 있다는 컨설팅 회사에 문제 해결을 요청하였다. 그러자 그 회사에서는 그 분야의 전문가 한 사람을 보내어 도와주었다.

공장에 도착한 전문 기능공은 망치를 가지고 공장 내부를 돌아다녔다. 이틀 동안 돌아다니다가 문제가 된 기기 앞에 가서 X자를 그어 이 연결 장치를 교체하라는 말을 하고 떠났다.
그러자 회사 엔지니어들은 기계를 뜯어 부품을 교체함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그 다음날 컨설팅을 맡은 회사에서 청구서가 날아왔다. 서비스 요금으로 1만 달러가 청구된 것이다.
발전소 책임자는 비록 수십억 달러짜리 설비에 문제가 생겨 엄청난 손실이 야기된 것을 막을 수 있었지만 청구액 규모가 너무 커서 깜짝 놀라 컨설턴트가 한 일을 따져 보았다. 컨설턴트는 이틀 동안 공장 안을 어슬렁거리면서 돌아다니다 작은 계기 하나에 X자를 매직으로 쓴 것 밖에는 없었다.

아무래도 금액이 너무 지나치게 비싸다 생각되어 세목별로 분류하여 명기해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그랬더니 청구서에는 X자를 쓴 데 든 비용 1달러, 어떤 계기에 ‘X’자를 써야 할것인가를 찾아내는 데 9999 달러라는 금액이 적혀 있었다.

이 짤막한 이야기는 인생의 성취, 결과, 행복을 얻는 가장 중요한 원리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X자를 어디에 그어야 할지?’를 찾아내는 일이다. 명의사는 각종 진단 자료를 통하여 병의 원인을 파악한다.

그렇다면 교사는 무엇을 가지고 파악하여야 하는가? 항상 결과가 나오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한다.
그러나 지도과정에서 얼마나 핵심 문제를 찾는데 골몰하였나는 뒤돌아보면 답이 나온다.
이제 학업성취도 평가도 끝났다. 현재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교육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나올 것이다. 이미 답이 나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자기가 최선을 다해 가르친 교사는 답을 알고 있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된다면 자기가 이이들을 가르치고 평가한 평가 문제를 비교하여 보고, 아이들이 학습한 노트를 점검하여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성적이 안 나온 학생의 학습과정을 보면 선생님이 가르친 내용과 전혀 다른 것을 배우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요즘엔 학교수업을 소홀히 하고 학원 강의에 관심을 보이며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성적 낮게 나온 교과목의 담당 교사를 보면 평가원이 출제한 문제와 자기가 출제한 문제와는 한참 거리가 있음을 발견하는 것은 나만의 관찰 결과는 아닐 것이다.

교육과정상 단원별 핵심이 되는 문제를 잘 파악하여 예상하고 가르치는 사람과 아무렇게나 가르쳐 놓고 나중 결과를 논하는 교사와는 결과가 판이하게 다르다.

내가 안고 있는 문제는 재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아이들만을 공부 안 한다고, 불평하거나 탓하지 말자. 어떤 상황에서든 가장 핵심적인 요소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엄청난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왜 같은 학교의 아이들인데 어떤 과목은 수치가 낮고 어떤 과목은 기초학력 부족학생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가를 읽지 못하는가? 그런 시각에서 보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테니까!

성과가 낮게 보상된데 대하여 이제 세상은 교사를 결코 전문가로 보지 않고 있다.
결과에 따라 성과만큼 보답하겠다는 것이 교육당국이 가지고 있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