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위기설 두고만 볼 것인가
광양항 위기설 두고만 볼 것인가
  • 광양신문
  • 승인 2006.10.19 20:55
  • 호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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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항 활성화 주체들 “우리는 할 수 있다” 
컨공단 신년인사회 겸 주요업무설명회가 결의대회로
“양산항ㆍ부산신항 개장, 위기를 기회로” 다짐

지난 20일 오전 11시부터 커뮤니티센타 8층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2006년 신년인사회 겸 주요업무계획 설명회……, 본지는 최근 중국 양산 신수항과 부산신항 개장에 따라 도내 일간지들이 앞 다퉈 조장해놓은 광양항 위기설을 반박하고 시민들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갖자는 의미에서 광양항 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합심 노력하자는 결의대회장과 같았던 이날 설명회 현장의 분위기를 시민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본지는 며칠 전에 컨공단이 이와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기자간담회를 열었기에 이날 설명회에서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항만물류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설명회니까 어떤 내용이 논의되는지 일단 취재는 해봐야겠다고 싶어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다. 며칠 전에 기자간담회가 열렸던 때문인지 다른 언론기관은 한 군데도 오지 않았다.

이날 설명회에 주요 기관단체장으로는 권흥택 광양시부시장, 민경태 여수지방해양수산청장, 백옥인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황호선 광양경찰서장, 정철기 광양만권발전연구원장이 참석했고, 이들 기관의 주요 간부들이 참석했다. 그 외 회의실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항만노조위원장을 비롯해 모두 광양항에서 항만물류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선사와 터미널운영사 관계자들이었다.

컨공단 정이기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실무팀장이 파워-포인트로 제작된 컨공단의 2006년 주요업무계획 영상자료를 넘겨가며 브리핑을 한 것까지는 이나저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날 설명회는 특별난 것이었다.

이날 설명회 자리서 광양항 활성화 과제가 품고 있는 현장의 핵심적인 문제들이 불거졌고, 불거진 문제들은 불꽃처럼 티는 토론으로 이어졌다가 “210만TEU 달성을 위해 모두가 한 덩어리가 되자”는 결의의 장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실무자가 브리핑을 끝낸 뒤 그냥 마치기는 뭣한지 “한마디씩 해 달라”고 주문을 하자 처음에는 모두 주저주저하기만 했다. 사회자가 어느 운영사 대표를 지목하자 그 제서야 그 운영사 대표는 무선마이크를 받아들었다.

그 운영사 대표는 정이기 이사장에게 “1단계부두의 선석 크레인이 18열까지만 작업이 가능한 크레인이어서 초대형선박이 기항할 경우 하역작업이 어렵다”면서 “선박의 초대형화추세에 맞춰 18열 크레인을 22열 크레인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야 하는데 이에 대한 지원책은 없는지” 물었다. 정 이사장은 “현실적으로 그런 문제가 있다”면서 “항만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1운영사 1선석 운영체제에서 1운영사 다선석 체제로 개편하는 것과 함께 하역장비를 고효율의 최신장비로 교체하거나 증설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운영사 대표가 자신에게 절실한 과제를 오픈 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주문하고, 부두를 관리하는 기관의 최고책임자가 그에 대한 답을 그 자리에서 하는 양상이 되자 일순간에 회의장의 분위기가 긴장되는 듯 하더니 광양항 활성화에 필요한 절실한 현장의 과제들을 하나씩 풀어헤치는 진지한 토론의 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 마이크를 넘겨받은 사람은 “신규로 기항하는 선사에게만 주는 선사 인센티브 제도를 기존 기항선사가 신규항로를 개척하는 경우에도 적용받을 수 있도록 개선해 라…”는 건의가 이어졌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선사에 대한 인센티브제도 전반을 손질해서 기존 기항선사의 신규항로 개척에도 인센티브를 적용해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갈수록 진지해지고 긴장돼가던 토론의 장…, “광양항에서 가장 많은 선석을 운영하는 회사가 물동량 처리 실적은 가장 적었던 이유가 무엇이냐. 그 회사 관계자가 여기에 있으면 말을 해보라…” 백옥인 청장의 말이었다. ▲ 정철기 광양만권발전연구원장.
이를 받은 사람은 정철기 원장이었다. “누군가는 그에 대해 따끔하게 이야기해야 된다. 다른 사람보다는 내가 하는 게 낫겠다. 내가 국회의원일 때 그 회사 대표와 이야기를 하는데 왜 광양항에는 물동량을 주지 않고 부산항에만 주느냐고 물었더니 부산항 물량이 남아야 광양항에 줄 수 있을 거 아니냐고 대답하더라. 그 대답을 듣고 매우 기분이 나빴던 적이 있다. 아직도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광양항을 중심항으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대책을 세워야 한다…” 광양항 활성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제기하기는 어려운 문제로 여겨지던 사안까지 풀어헤쳐졌다.

“많은 선석을 운영하는 회사지만 화물유치실적을 못 올려 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화물 유치)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것이 그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런 분위기에 고무된 듯 민경태 여수해수청장도 일어나 “올해 정부가 확보한 광양항 개발과 활성화사업 예산을 보면 정부의 투-포트 정책 의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컨부두 배후부지 개발과 배후수송망 확충에 관해 계획을 설명했다. 민 청장은 “우리가 광양항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면 못해낼 일이 없다”고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했다.

정이기 컨공단 이사장은 “여러 사람이 한 가지 꿈을 꾸면 꿈은 이루어진다”면서 “온 시민이 광양항 활성화라는 한 가지 꿈을 꾸면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한 “양산항과 신항 개항으로 광양항 활성화를 압박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도 정상가동을 위해서는 3~4년은 필요하다”면서 광양항을 환적화물을 유치하고 배후 부지를 적극 개발해 광양항을 화물창출형 항만으로 발전시키는 것과 함께 항로의 다변화와 대형화주 집중 마케팅으로 올해는 반드시 빈곤의 악순환을 끊는 해로 만들어 우리의 올해 물동량 달성 목표인 210만TEU를 기필코 이뤄내자”고 다짐했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선사와 운영사, 광양항 관련기관들이 한 날 한 시에 속으로 앓아왔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속 시원히 털어놓는 자리가 된 이날 설명회는 마치 결의대회를 치르고 난 것처럼 참석한 사람들에게 뿌듯함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인터뷰] 정이기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사장 “300만TEU 달성을 향한 시민 뜻 결집을…”위기를 기회로! 3~4년 시간은 더 있어 2~3년 준비가 중요금년 210만TEU 달성을 위한 전방위 항만활성화 총력 매진
▲최근 중국 양산항과 부산신항이 연이어 개장한 데 대해 도내 일간지들이 지나치게 광양항 위기설을 부추기는 것 같다. 이런 보도들이 광양항 항만물류업체와 기관들, 나아가 시민들의 의지를 위축시키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지난해 중국 양산 신수항이 개장했을 때에도 물류중심국가 목표가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며 난리가 났었다. 그 때와 마찬가지로 지난 19일 (부산)신항이 개장함에 따라 그런 보도들이 이어졌다. 또한 인천항, 평택ㆍ당진항의 부상으로 광양항의 입지가 좁아지고 여건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이들 항만이 개장을 안 한 것보다는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우려하는 것도, 그 반대로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사장님께서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자고 하셨는데
그렇다. 우리에게는 위기일수록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 현실을 직시하고 어떻게 하면 항만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찾아나서야 할 때이다. 광양항은 광양항 나름의 특성과 장점을 가지고 있다. 차별화 전략을 중심으로 이들 항만과 경쟁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언론의 보도는 마치 정부가 투-포트 시스템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신과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올해 확보된 광양항 개발예산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공단이 확보한 광양항의 개발과 활성화에 투입할 예산은 지난해보다 20% 더 늘어난 4270억원이고 여수청이 확보한 예산까지 합치면 4700억원이나 돼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축될 필요가 없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방법에 대해 제시하신다면
핵심은 배후단지 개발을 앞당겨 화물을 창출하는 항만으로 만드는 데 있다. 반제품을 들여와 광양항에서 완제품으로 가공 조립하여 세계로 실어 보내는 중계무역기지기능을 조속히 갖추어야 한다. 중국 양산 신수항이나 (부산)신항이 시스템을 갖추려면 광양항 개항 초기와 같이 3~4년은 걸린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지금부터 2~3년이 중요하다. 그들보다 한 발 앞서 화물창출형 항만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올해 공단은 동측배후부지에 우선 7만평의 물류단지를 조성한다. 7만평 중 5만평은 국내외 유수한 물류업체들이 가장 싼 값에 입주해 화물을 창출할 수 있는 물류단지로 개발하고, 2만평에는 창고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중국, 일본 물류기업이 반제품을 들여와 완제품으로 가공 조립할 수 있는 1만5천평 규모의 물류창고를 짓는다. 늦어도 내년 초에 완공한다. 최근 우리는 새 인력을 채용해 10명으로 구성된 국제물류협력사업단을 꾸렸다. 광양항 배후부지에 입주할 물류업체 유치를 전담하는 테스크-포스팀이다. 이들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능통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열심히 활동하면 내년에는 화물창출형 항만으로 첫발을 내딛는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광양항의 빈곤의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자고 했는데
빈곤의 악순환이란 선사는 화물이 없어 기항을 하지 않고 화주는 다양한 항로가 없어 화물을 보낼 수 없는 구조를 말한다. 이를 선순환으로 바꾸어내야 한다. 항만의 물동량도 ‘노선이 많으면 승객이 몰리는 버스터미널 시스템’과 같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여러 가지 대안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화물유치 효과가 큰 대형모선의 기항을 늘려야 한다. 2009년까지 세계적인 국제 선사들이 발주한 1만TEU급 이상 초대형선박들이 160척 이상 차례로 쏟아져 나온다. 이들 초대형선박들은 어느 항이든 모항을 정할 수밖에 없는데 광양항은 수심이 깊고 태풍 매미 때에도 하역을 멈추지 않았던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바 있어 선사들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2월 22일까지 3단계 1차 부두 운영사를 선정하게 되는데 대형선사를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다음은 인센티브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선사와 운영회사에게만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는데 올해부터 이를 화주와 포워드에게까지 확대한다. 총 61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광양항을 이용하는 화주와 포워드에게 1TEU당 5천원에서 1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한다. 이는 획기적인 일로 화주들이 광양항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 것이다. 또한 선사에게는 기존선사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항로를 개척할 경우 하역료를 감면해주는 인센티브를 확대시행하고 신규기항선박이나 피더선박, 부정기선박에게도 인센티브 제도를 신설한다. 운영사에는 목표물량관리제를 도입해 물량유치실적에 따라 차별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세 번째는 선사와 화주, 포워드가 광양항을 이용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도록 업무지원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내년 초에 마린센터가 준공되면 물류종합비지니스센터로서의 기능을 완벽하게 갖추게 된다. 화주와 포워드들이 광양항을 기피했던 핵심 이유었던 국제물류비지니스센터의 기능이 완비되고 원-스톱 업무지원서비스가 가능해지면 광양항의 위상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거기에다 네덜란드 해운물류대학(ST-R)도 오지 않는가.

▲항만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고 목표로 정한 대형화주에 대한 집중적인 마케팅도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항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한진과 세방이 선석을 통합운영하는 것과 같이 올해는 대한통운과 허치슨이 선석을 통합운영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고효율의 최신 하역장비로 교체ㆍ증설할 계획을 입안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펼쳐온 포트세일이 여러 화주들을 한 곳에 초청에 설명회를 개최한 방식이었는데 효과가 낮았다. 지난해 경인지역과 충정지역의 100대 기업을 방문해 일대일로 집중적인 설득하는 방식으로 타겟 마케팅을 전환했더니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그 결과 5만~6만TEU를 가진 화주를 광양항으로 유치하는 효과도 있었다. 올해도 이런 방법의 타겟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다.

▲컨공단 이사장 입장에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컨공단이 1년 앞당겨 사무실을 광양으로 완전 이전함으로써 모두 광양시민이 됐다. 사실 직원들 개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직장에 따라 주거지를 옮기는 것은 탐탁찮은 일이기도 하다. 초기에 의기소침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서서히 적응해 가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 공단과 직원들에게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시길 바란다.

▲물동량 300만TEU 달성 목표는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금년 물동량 달성목표인 210만TEU 달성을 위해 총력 매진할 것이다. 지난해 말 월 평균 물동량이 13만~14만TEU였다. 월 평균 물동량이 14만TEU를 유지하면 210만TEU 달성은 어렵지 않다. 그래서 1월 물동량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호주 항로 신설이 확정된 것도 좋은 징조이다. 2007년 안에 300만TEU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다소 의욕적인 목표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목표가 없으면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배와 같다. 정부의 정책 의지도 확고하다. 컨공단도 광양항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해운항만 여건의 변화에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광양항은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 내부의 의지이다. 광양시민 모두가 꼭 이뤄낼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마음을 결집하면 못해낼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광양항에 뿌리내린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앞장서겠다. 최단시간 안에 광양항의 자립기반인 300만TEU 달성을 위해 시민 모두가 한 마음이 되자.  
 
입력 : 2006년 01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