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미술 전문가들에게 듣는다<3>정인서 광주 문화도시계획 상임대표
지역 출신 미술 전문가들에게 듣는다<3>정인서 광주 문화도시계획 상임대표
  • 김보라
  • 승인 2015.11.20 20:37
  • 호수 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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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의 스토리를 담는 설계·건축·조경 등이 필요”

  <편집자주> 옛광양역사 부지 1만7465㎡에 전남도립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남도와 광양시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예산을 수립중이다. 시는 당초 300억원으로 예상됐던 건축비를 400억원 정도로 확대할 것을 도에 건의했고 도는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의회에 예산 120억원을 승인 요청해 확정된 상태다, 앞으로 실시 설계 등을 거처 본격적인 건립 절차가 진행된다. 따라서 전남도립미술관의 성공적인 건립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할 지 미술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았다.
전문가들은 전남도립미술관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미술관의 성격과 방향을 결정한 후 그에 걸맞는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이를 위해서는 관이 주도하는 것보다 미술관장을 비롯한 전문운영진을 먼저 구성해 모든 건립 절차에 관여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정인서 광주문화도시계획 상임대표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현대미술관 구겐하임이나 건축계의 노벨상을 받은 일본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처럼 건물자체가 외형적으로 작품화 됐으면 한다. 건물 자체에서 감동을 느껴야 한다.

외벽은 대리석보다는 한옥 건축기법을 활용한 통나무 원목이나 황토벽돌을 응용한 벽돌시스템으로 하면 친환경적이고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광양시나 도와 얘기해서 도로가 돌아가더라도 옛 광양역사건물을 살려야 한다. 역사 건물을 활용한 미술관이라는 측면도 있다.

4km 떨어진 곳에 사라실 예술촌을 만들 예정인데, 이것 말고 구 건물을 활용해 자잘한 방을 만들어 공방처럼 꾸며 레지던스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작업하는 과정 자체를 관람할 수 있게 전면을 유리로 개방하고, 밤에도 조명을 켜 내부를 볼 수 있게 하면 좋은 관광지가 될 것이다. 중국 798베이징 예술촌, 상해 m50 예술촌, 이런 곳이 오픈형으로 되어있다.

또 역사 옆에 객차 몇 개 놔두고 레스토랑이나 이벤트 전시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객차 자체를 작품화하는 거다. 수변공간이 있어야 한다. 일본에 갔더니 대부분 문화시설 주변에 물이 흐른다. 광양과 관련된 설화를 대입해서 광양의 스토리를 담는 설계, 건축이나 조경이 필요하다.
 

일본 가나자와의‘21세기 미술관’2004년 문을 연 이 미술관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과 함께 대표적 현대 건축물로 꼽힌다.

미술관의 방향에 맞춰서 어린이미술관도 운영해야 한다. 지역의 역사나 특징을 반영해야 하고 철 작품으로 야외조각공원을 형성하는 것도 의미 있다. 상해에 가면 철강공장을 미술관으로 바꾼 사례가 있다. 공장 내외부를 철이나 금속 중심의 작품으로 꾸며놨다.

내부는 우리 지역 작가를 우리 미술관이 키워내야 하니까 광주전남 출신 작가들 가운데 작고작가들을 연결해서 유족 작가관을 만들 수 있는 소규모 방이 몇 개 있었으면 좋겠다. 얼마적 작고하신 천경자 화백이나 아산 조방원선생 등 유명 작가들이 많이 있다.
 

뉴욕의 구겐하임미술관

초기작품구입비로는 50억은 적다. 지역미술관이기 때문에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구입해야 한다. 앞으로 성장가능성, 중견작가의 경우는 작품자체의 예술성 이런 것들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미술관만의 소장가치가 있는 작품을 가져야 한다. 소장가치의 기준이 뭐냐는 여러 가지 관점이 있겠으나 피카소나 모네 등 세계적인 작품이 한 두점은 있어야 한다.

이 한 점만 봐도 도립미술관에 온 것을 잘했다고 할 정도의 작품 말이다. 일본 미술관 보면 모네 작품 하나로 사람을 끌어 모은다. 이런 것들은 한 점에 몇 십억씩 가는데, 작품구입비를 좀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
 

뉴욕의 구겐하임미술관

가장 중요한 것은 미술관의 방향성을 현대 미술로 갈 것인가, 미디어로 갈 것인가, 아니면 다른 것을 할 것인가 정해야 한다. 1대 관장의 구상이 미술관 성격과 방향을 결정한다. 행정적인 시각보다 전문가적인 시각으로 끌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관장 중심으로 위원회나 TF팀을 만들어서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이낙연 지사가 임기 안에 오픈하려고 하면 안 된다. 졸속 건축이 된다.

정인서(57세)

- 조선대 경영학석사
- 조선대 미술대학 미학미술학사
- 호남대 미술학석사
-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시리즈2015 총괄기획
- 광주시민연극제 조직위원장 겸 총감독
- 광주광역시 미디어아트창의도시 마스터프랜 자문위원
- 현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장
- 현 광주문화도시계획 상임대표
- 현 시민의소리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