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도시연합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인가?
<발행인 칼럼> 도시연합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인가?
  • 김양환
  • 승인 2016.02.19 20:45
  • 호수 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양환 발행인

 지난 17일 열린 광양 여수 순천 3개시 행정협의회에서 조충훈 순천시장이 ‘도시연합’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러자 정현복 광양시장은“도시통합이나 연합은 시민의 동의 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면서“시민의 의견을 묻지 않고 연합이란 카드를 내미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주철현 여수시장도 정현복 시장의 의견에 동의하면서“상공회의소가 제안한 도시연합에 대해 여수지역사회에서도 질타를 받았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시장협의회에서는 사실상 할 수 있는 연계협력 사업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도시연합’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해 10월 여수ㆍ순천ㆍ광양 상공회의소 공동으로‘광양만권 도시연합을 위한 비전과 전략’이라는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부터다. 거기에다 지난달 28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초청해 광양만권 통합의 필요성 발언을 이끌어내며 도시연합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광양만권 3개시의 통합 논의는 2007년 이후부터 반복되고 있는 이슈다. 순천은 통합을 강력히 주장하지만 광양과 여수는 반대가 많다. 산업시설이 많아 자립도가 높은 광양과 여수는 통합하면 손해라는 입장이어서 통합논의는 진전이 없다.

 그러다 지난해부터는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통합이 아닌‘도시연합’이라는 새로운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3개시는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여수~순천 전용도로가 개통되고, 여수~광양이 이순신대교로 연결되는 등 20~30분 만에 지역 간 이동이 가능한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 지면서 도시통합이 안되면 도시연합이라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시연합은 통합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 도시연합은 도시가 행정적 경계를 넘어서 주변지역의 시ㆍ군ㆍ읍 등 공공단체와 공동하여 각종의 행정사무나 사업을 처리하기 위하여 결성하는 연합체를 말한다.

 최근 도시의 발전과 인구증가 등에 의해서 하나의 도시만으로 처리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인접 시 ·군 ·읍이 제휴하여 행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캐나다의 토론토의 경우가 그 전형적 예이다. 1954년 토론토를 중심으로 하여 13개 시ㆍ군ㆍ읍에 걸치는 지역을 포함하여 종합적인 행정을 하기 위하여 도시연합을 결성함으로써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의 경우는 지방자치단체조합이 이 같은 형태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이 이에 속한다.

 3개시는 현재 크루즈 관광 활성화, 여수공항 활성화 공동 지원, 생활체육교류, 광역교통망 체계 구축 등의 협력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도시연합의 기초 단계이고 더 많은 연계 협력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때문에 3시가 행정협의회를 갖고 만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연합이 도시통합 전초단계라는 인식으로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도시연합으로 3개시가 어떻게 하면 서로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는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시민들도 도시연합이 곧 도시통합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행정에서도 도시연합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광양은 도시통합을 꺼내는 것 자체가 금기사항처럼 인식돼 통합을 찬성하는 사람도 말을 꺼내기조차 어렵다. 이런 획일적인 사회 분위기는 도시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