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79] 일기
박옥경의 논술교실[79] 일기
  • 광양뉴스
  • 승인 2016.12.09 20:07
  • 호수 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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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벌교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우리 친구들의 글을 읽다 보면 너무 고운 심성에 감동을 받을 때가 많아요.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도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이 가득하지요.

송서현 학생은 그런 마음을 자주 일기로 써요. 일기 쓰기 공부를 하면서 수업 시간에 쓴 일기들을 모아 봤어요. 늘 일기 쓸 거리가 없다고 얘기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이렇게 사소하고 작은 일상의 일들이 모두 일기의 소재가 되지요. 가족 이야기, 동화책 읽은 이야기, 심부름 한 이야기 등 모두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 거리예요.

송서현 학생은 아직 1학년이라서 많은 분량의 일기는 쓰기 힘들지만 꾸밈없고 솔직한 마음을 잘 표현해서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줘요. 날씨도 재미있게 표현했어요.

기록은 참 소중해요. 기록이 없다면 인류의 모든 역사도 알 수 없겠지요. 오늘 한 일을 일기로 남겨서 나만의 역사를 기록해 보세요.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훗날 엄청난 재산이 될 수도 있어요.

 

벌교초등학교 1-1 송서현

 

 

공개 수업

 

2016년 9월 22일 목요일 구름 사이로 햇빛이 왔다갔다

학교에서 오늘 부모님과 하는 공개수업을 했다. 그런데 우리 엄마가 안 오셨다. 선생님께서 엄마들의 소원을 동영상으로 보여주셨다. 나는 우리 엄마가 안 나오는 줄 알았는데 …… 나왔다.

엄마의 소원을 집중해서 들어봤다. 엄마가 남을 도와주고 남을 생각하는 서현이가 되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감동해서 울 것 같았다. 엄마 소원대로 되어야 겠다.

 

아빠 구두

 

2016년 10월 20일 목요일 날씨가 흐리다.

아빠가 3년이나 같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저녁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집에 왔는데 아빠의 구두가 와 있었다. 구두가 너무 닳아서 주문한 거였다. 나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는 매일 아빠의 구두를 닦아드리겠다고 말하였다. 아빠와 식구들이 모두 웃었다. 나도 웃었다. 나는 아빠를 안았다. 다음에 크면 내가 아빠 구두를 꼭 사드려야지.

 

엄마 도와드린 날

 

2016년 12월 1일 목요일 오늘은 날씨가 따뜻하고 좋다.

엄마를 도와드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갰다. 엄마가 칭찬을 해주셨다. 쓰레기를 버렸다. 무거운 것도 버렸다. 엄마가 용돈을 주셨다.

천 원을 주셨는데 보물 상자에 넣었다. 다음에도 엄마를 도와드려야 겠다. 기분도 좋고 용돈을 받으니까. 그런데 그것보다 엄마를 도와드리는 것이 나는 그냥 기분이 좋다. 학교에서 책을 읽었다.

‘빨간 모자’였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빨간 모자는 엄마 심부름을 잘 하는 것 같다. 나도 엄마 심부름을 더 잘 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