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미취업자 숫자‘네이버 334만’의 의미
대졸미취업자 숫자‘네이버 334만’의 의미
  • 광양뉴스
  • 승인 2017.02.0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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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웅 광양보건대학교 총장

우리대학 입시홍보 광고에 334만이란 숫자를 띄웠더니 그 숫자가 무얼 의미하느냐고 문의를 받고 있다. 네이버에 334만을 입력하면 대졸미취업자의 숫자가 무려 334만명이 된다는 답이 나온다. 어떻게 하였기에 이렇게까지 되었는가?

해마다 50만명의 대졸 출신자가 배출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자그마치 6년분의 졸업생에 해당된다. 청년 실업자를 빗대어 이태백은 이십대의 태반이 백수, 사오정 하면 사십대의 50%가 정년을 맞는 신조어가 나왔다.

2012년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전국 1만8000여 가구 남녀 1만3385명의 조사결과에서‘한사람의 대학생을 배출하는데 양육비·교육비를 합하여 3억896만원 정도 소요된다’고 하였다. 다들 이같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출산율이 급감하여 인구절벽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졸 미취업자 334만명에 대한 양육비·교육비와 같은 매몰원가와 취업을 못하여 상실되는 기회원가까지 합하면 천문학적인 손실액이 발생된다.

그만큼 국력이 낭비된 셈이다. 그런데 최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서 지난해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어섰고 청년실업자(15-29세)도 9.8%로 1년전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한편 동아일보 2017년 1월 24일자 보도에 의하면 공식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취업준비생-백수-알바로 분류된 사람은 총 352만6000명으로, 공식 집계된 실업자 101만2000명보다 3배 이상이다. 따라서 네이버에 수록된 대졸미취업자 334만명과 엇비슷한 수준이므로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

2017년 다보스 세계 경제 포럼에서도 한국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실업문제를 꼽고 있다. 취업난의 그늘은 2016년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체 응시자 중 1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1.8%, 40~50대가 54.3%, 60대 이상이 3.9%를 차지하여 20·30세대 젊은 세대들이 부동산 중개 자격취득에 열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 일명 공시생도 4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2.0%대의 낮은 경제성장율, 전환기를 맞는 산업구조, 생력화(省力化), 노동시장의 유연성, 100만명을 넘어선 외국인 근로자 등 복합적 요인이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전공선택, 감정적으로 접근해선 안 돼

이밖에도 대졸 미취업자의 문제에 있어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를 추가 한다면 대학진학 당시 전공선택을 소홀히 하여 재학 중 전공학과에 많은 갈등을 느껴 부적응 문제로 고민하고 있으며 결국 취업도 뜻대로 안되는 경우가 무수히 많다.

일반적으로 대학진학지도와 전공선택에 있어서 기준이 되는 것은‘학생의 장차 직업선택’과 연결되면서‘학생의 소질과 능력’에 맞아야 하며,‘가정형편과 신체적 조건’을 전제로 하면서‘직업의 장래성과 사회적 전망’등을 동시에 참작하여 선택해야 하는데 수능결과에 따라 학교서열에 맞춰서 덮어놓고 대학에 들어가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 아래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재학생 중 상당수 학생은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 대해서 불만스러워하는 조사연구 결과들이 나왔다. 2016년 알바몬(대한민국 최대규모의 온라인 리쿠루팅 전문회사) 조사에서 2000여명의 표본조사에서 46.2%가 전공변경을 희망하고 있으며, 그 중 인문계가 59.4%로 절반이상이 변경을 희망했다. 전공변경의 희망이유로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전공으로 가고 싶다는 답변이 36.3%로 1위를 차지했다.

프라임 경제조사에서도 대학생 888명 대상 전공 만족도 조사에서 53.5%의 대학생이‘기회만 주어진다면 다른 전공을 선택하고 싶다’고 답변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생들의 전공만족도가 낮은 데는 전공을 선택하는 과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의 대학생들이 지금의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로‘성적에 맞추다 보니 선택하게 되었다’는 응답이 31.2%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부모님·선배·교수님 등 주변의 권유에 선택했다’는 응답이 20.7%에 달했다. 심지어 4.6%는 ‘어쩌다보니’그냥 현재의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반면‘어릴때부터 꿈꿔온 장래희망’에 따라 선택했다는 응답 21.6%와‘해당 전공에 대한 학문적 호기심이나 호감 때문’에 선택하였다는 응답이 11.4%로 나타났을 뿐이다. 전공선택은 자신의 일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결정으로서 냉철한 이성적 판단의 결과이어야 하는데 즉흥적이고 감성적 판단이 앞서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택한 전공, 애착과 깊은 연구 필요

대학진학을 앞둔 입시생에게 권고하고 싶다. 명문대학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스스로 전공에 대해서 애착을 갖고 깊이 있게 천착해 나아가면 그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우리대학 출신으로 국내외에서 크게 명성을 얻고 있는 두 동문을 소개한다.

전산과 출신 이정호 대표는 관내 P고교 출신이다. 남들은 서울로 대도시로 진학하는데 유일하게 전문대 전산과를 지망하여 각고의 노력을 경주한 결과, 의료용 S/W 개발 ㈜티플러스를 2010년에 설립하여 현재 120명 종사원과 년 400억원의 매출액을 실현하고 있다. 시장망은 연세 세브란스 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전국 500여개의 의료기관에 의료정보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기업이 되었다.

또 방사선과 출신 이창래 박사는 국내최고인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에 재직 중에 있으며, 전산화 단층촬영기기의 국산화를 위하여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가히 한국의료기기산업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100세 장수시대로 접어들면서 의료기기 산업이 4차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2018년이면 전 세계 년간 매출이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세계 7대 의료기기 강국 도약을 목표로 수출액 13.5조원, 시장점유율 3.8%, 고용인력 13만명 달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어서 전망이 매우 밝다. 앞서 소개한 두 사람처럼 비록 지방대학을 다녀도 자기에게 충실하게 되면 반드시 뜻을 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지금 젊은 세대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이들처럼‘나만의 독특한 차별화 된 능력을 갖춘 유니크’한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해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