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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과 고성, 욕설 난무한 공청회! 성숙한 시민의식 실종
[726호] 2017년 08월 25일 (금) 18:02:51 김영신 기자 yskim0966@naver.com
   
 

지난 22일 오후 2시, 중마동 주민센터 4층 다목적실.

젊은 사람이 눈 똑바로 뜨고 아버지 같은 사람에게 대들고, 술 냄새 풍기며 공청회장을 점령군처럼 배회하며 고성을 지르고 사람들의 발언을 막아 선 주민, 자신의 입장을 한마디라도 더 하고자 마이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 입을 꾹 닫고 묵묵히 사태만 지켜보는 모습이 오히려 뻔뻔하게 보이는 사업자, 더 이상 공청회를 진행할 수 없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자 편에서 공청회를 이어가려는 토론회 좌장의 모습…

이 부끄러운 그림은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 주민공청회가 빚은 곱지 않은 풍경이다.

광양그린에너지가 순수 목질계(우드펠릿)를 원료로 하는 220MW급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황금산단에 짓겠다고 시민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었으나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지난 5월말 첫 번째 공청회에 이어 이번에도 또 다시 무산됐다.

환경·시민 단체는 발전소가 들어옴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먼지, 온배수 문제가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고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며 발전소 건설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환경·시민단체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의 반대 명분은 성립하고도 남는다.

주민들 역시, 자신의 삶의 터전에 생존과 건강을 위협하는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길 리가 없기에 그들의 반대 입장 또한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가 똑같지 않음을 고려할 때 이날 파행을 겪고 무산된 공청회는 어떤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공청회는‘중요한 사안에 대해 해당분야의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나 이해당사자 등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개최하는 민주주의 이념에 기초를 둔 주민참여의 한 방법’이다.

참석자들은 이슈에 대한 시각이 서로 다름을 주장하면서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에게 자신의 뜻을 합리적으로 설득하는 자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는 한마디로 막말과 고성, 욕설이 난무한 아수라장이었을 뿐 민주사회의 공정한 토론의 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가“어렵고 복잡한 환경영향평가서를 공부하고 토론에 나서려고 했다. 사업자 측이 환경영향평가를 내놓은 3월 말부터 지금까지 4개월 동안 발전소가 들어오면 발생하게 될 폐해에 대해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발전소 건설 반대집회를 해왔다”고 호소하자 공청회장을 매운 사람들은‘옳소! 옳소!’하고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반면, 환경공학을 전공했다고 밝힌 황길동의 한 젊은 주민이 준비해 온 자료를 조목조목 설명해가며 찬성의견을 피력하자 환경단체의 한 회원은 자신이 들고 있던 반대 내용이 적힌 피켓으로 그의 목 언저리를 두어 차례 쿡쿡 찔렀고 반대하는 주민들은 덩달아 젊은 주민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협공을 했다.

비록 소수 환경단체 회원의 몰지각한 행동이지만 아무리 옳은 주장이라 해도   ‘떼’를 써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은 아름답지 않을 뿐 아니라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할 수 도 있다.

주민과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는 무조건 반대만을 고집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며 현명한 해결점을 찾아 다음 열리게 될 공청회에서는 보다 성숙한 시민사회의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사업자 광양그린에너지도 친환경 발전소를 짓겠다고만 하지 말고‘골목으로 치면 막다른 골목에 초당 25톤이 발생하는 온배수를 어떻게 해소해야 하느냐’하는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깊은 걱정을 귀담아 듣고 대책을 제시하는 등 주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밝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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