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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걷다> 삶의 전통을 이어가는 곳, 천천히 걸어가며‘또’다른 길을 꿈꾼다
교육청•하이텍고•도서관, 교육기관 한곳에…‘광양향교 저태길’
[744호] 2018년 01월 05일 (금) 18:53:06 이성훈 sinawi@hanmail.net
   
 

‘저태길’. 도대체‘저태’라는 말이 무엇일까. 길게 발음해야 하는지 짧게 발음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광양에는‘저태’라는 사투리가 있다.

‘저태’란‘곁에’라는 뜻의 광양말인데 저태길은‘우리 곁에 있는 길’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2015년 광양읍 교촌마을 광양향교 저태길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향교 저태길은 서서히 시민들의 귀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따사로운 햇볕 아래 정겨운 광양 말과 광양의 전통, 그리고 오래된 길이 최근 벽화사업과 함께 맞물려 관심을 받고 있다.

   
 

‘향교저태길’은 2015년 광양만신문이 ‘햇볕마을저태길추진위원회’를 구성, 향교라는 전통의 길 위에 사람들의 삶과 이균영을 비롯한 광양출신 문인과 그들의 작품을 기억하기 위해 기획한 길이다. 저태길은 향교길→향교주차장→향교좌측 유당공원길→우산공원→이균영 생가→내우마을회관 앞 보호수→효문→봉양사 등 약 1.4km 정도 구간을 말한다.

저태길을 만들기까지는 지역 자원봉사단체들도 큰 힘이 되었다. 나눔을 실천하는 광양사람들의 모임(나광모), 나로인해 벽화 봉사단, 우뢰징검다리 봉사단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광양향교 입구에서 광양교육지원청까지 이르는 골목길 양방향 300여m 벽에 벽화를 그렸다.

‘문화가 숨쉬는 햇볕마을 저태길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2년이 지난 지금도 향교 저태길은 이들이 숨결을 불어넣은 벽화가 생생하게 거리를 지키고 있다.

   
 

향교 저태길은 향교에서 행사가 열리지 않으면 정말 고요한 곳이다. 향교가 자리 잡고 있어서인지 주변 집들의 지붕이 기와로 된 가옥이 많다. 한쪽 골목길 모퉁이에는 우물도 자리잡고 있다. 슬쩍 우물 뚜껑을 열어보니 사용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지만 정말 오랜 만에 본 우물이어서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   

한적한 향교안을 살며시 들어가 본다. 취재할 때도 마찬가지고 향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항상 옷매무새를 자연스럽게 다시 한 번 살피게 된다. 웃옷 지퍼는 제대로 잠겨 있는지, 행여나 신발을 구부려 신지는 않았는지… 파란 겨울 하늘에 고즈넉한 향교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향교의 중심을 지키고 있는 명륜당과 대성전, 수령 500여년 된 보호수인 도나무 등 향교 곳곳에는 선조들의 숨결이 가득 담겨 있다. 

   
 

향교 바로 앞에 있는 정자의 빈 공간에는 주민들이 가볍게 운동할 수 있도록 운동시설 설치가 한창이다. 향교 가장자리를 지나 언덕길을 따라가면 우산공원과 마주한다. 향교 담벼락을 따라 뒤편으로 가면 은행나무 낙엽들이 길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한 걸음 씩 걸을 때 마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적막을 깬다. 향교 뒷담벼락에서 바라보는 향교의 모습…기와지붕이 전해주는 곡선의 아름다움, 온갖 나무들이 향교를 감싸고 있는 정경들이 참 따뜻해 보인다.

   
 

향교가 조선시대 국립 교육기관이라서 그런지 이곳 주변에는 교육기관들이 가득하다. 저태길 입구에 광양교육지원청이 있고 맞은편에는 하이텍고와 광양중학교가 있다. 교육청 뒤에는 문예회관과 도서관이 있다. 저태길 입구 맞은편에는 신재 최산두 선생 유허비가 있다.

유허비는 최산두선생의 행적을 기록해놓은 비석이고 유허비 바로 옆에는 조선시대 광양현감을 지낸 정숙남이 중종때 신진세력으로 정치개혁에 앞장섰던 최산두 선생의 학덕과 절개를 숭모해 건립한‘봉양사’(鳳陽祠)가 있다.

   
 

10여년 이상 이쪽 주변을 셀수도 없이 많이 지나다니고 향교도 무수히 많이 다녀갔는데 정작 최산두 선생의 유허비와 봉양사를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이 닫힌 봉양사를 담벼락 너머 좀더 둘러본 후 고개를 돌려보니 맞은편에 하이텍고가 보인다.

봉양사와 하이텍고는 아주 낮은 언덕이 경계여서 담은 없다. 학생들의 시끌벅적한 소리들이 아주 가깝게 들리는 것을 보니 쉬는 시간에 한창 떠들고 있는 모양이다. 봉양사에서 저 멀리 향교와 중앙도서관, 그리고 푸른 하늘 아래 우산공원을 바라본다.

앞으로‘광양향교 저태길’이 기획했던 것처럼 문화가 숨 쉬는 햇볕마을로 조성되어 시민들이 천천히 이곳을 둘러보고 이야기꽃도 피우면서 소박한 삶의 기록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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