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2.0도 못 읽어…국내 관광객 시선 맞춰야”
“시력 2.0도 못 읽어…국내 관광객 시선 맞춰야”
  • 이성훈
  • 승인 2018.02.12 13:14
  • 호수 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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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안내판, 글씨 너무 작고 4개 국어 나열…혼선만 가중

광양시 주요 관광지에 설치된 관광안내판 글씨가 너무 작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안내판은 관광안내도와 주요 관광지를 설명해놓았는데 글씨가 너무 작아 눈에 띄지도 않을뿐더러 어떤 곳은 제대로 볼 수도 없는 곳에 설치되어 있어, 사실상 관광안내판 구실을 하지 못한 곳도 있다.

주요 관광지는 백운산 자연 휴양림, 매화마을, 구봉산 전망대, 이순신대교, 옥룡사 동백나무숲, 광양읍수와 이팝나무, 마로산성, 김 시식지 등 8곳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설명 자체가 각 관광지마다 한두 줄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로 빡빡하게 나열돼 관광객들이 안내판을 자세히 들여 봐야 겨우 보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한정된 공간에 4개 국어를 모두 집어넣다보니 당연히 글씨가 작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글씨 크기는 대략 검지손톱만한 1cm내외다. 책에서 보면 큰 글씨지만 밖에 설치된 관광안내판과 거리가 1m 정도 되는 곳에서 읽기에는 너무나 글씨가 작다.

광양시가 여수, 순천 보다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고 관광객도 대부분 국내 관광객에 머물러 있고 매화축제나 여름 휴가 등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관광안내판도 국내 관광객들이 한눈에 알아볼수 있도록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운산을 찾은 한 외지 등산객은“도로 입구에 설치된 관광안내판을 보면서 글씨가 너무 작아 안내판을 보는데 혼이 났다”면서“외국인이 많이 찾지 않는다면 굳이 4개 국어를 빽빽하게 안내판에 담을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 등산객은“우리말로 좀 더 크고 자세하게 설명해 국내 관광객들의 시선에 우선 맞췄으면 더욱더 산뜻하고 보기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관광안내판 글씨가 작고 4개 국어가 나열돼 혼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설치된 위치도 어정쩡해 안내판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

백운산 휴양림 입구에 설치된 관광안내판은 바로 앞에 화단이 설치되어 있어 안내판을 보려면 화단을 우회해 바로 안내판 바로 앞에서 봐야 한다. 그마저도 여름철이면 관광안내판 주변에 물놀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수난구조대 본부가 설치돼 안내판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백운산 휴양림 안에 설치된 관광안내판은 더욱더 심각하다. 안내판이 평지가 아닌 언덕에 세워져 있어 바로 앞에서도 글씨를 절대 읽을 수 없는 곳에 설치돼 유명무실한 관광안내판이 되고 있다.

휴양림을 찾은 한 시민은“이 정도 수준이면 시력 2.0도 글자를 읽지 못할 것”이라며“높게 설치된 관광안내판을 보니 목도 아프고 눈도 어지러워 지도만 대충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