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광양읍수•이팝나무 ‘명확한 규명 필요’
죽어가는 광양읍수•이팝나무 ‘명확한 규명 필요’
  • 이정교 기자
  • 승인 2018.10.19 18:24
  • 호수 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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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생육시기 수분 부족·높은 토양 경도 등‘원인 다양’

전문가 “부패 확산·훼손 등 생육 상태 심각… 세심히 관리 돼야”

광양읍수와 이팝나무의 부패가 확산되는 등 생육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돼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해당 지역의 고목들 뿌리 상태를 보면 수분과다와 건조 두 가지 증상 모두 포함됨은 물론, 나무 외과수술 관련해서 부패부위 확산, 신규 부패 진행 등 훼손 상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광양시가 지난 16일 시청 재난상황실에서 광양읍수와 이팝나무 쇠퇴원인 규명 및 관리대책 수립 중간보고회를 진행했다.

이날 용역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원인은 △생태 기후 변화 △생육성장기인 3월~6월 강수량 저조 △토양층 내 개흙층으로 인한 지하수 유입 저조 △주변 토양산도 등의 부적당한 화학성 △높은 토양경도 △주변 나무와의 경합 등 다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회에서는 갈수록 생육상태가 쇠퇴하고 있는 광양읍수와 유당공원 이팝나무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시 관계자와 용역사,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 유당공원 이팝나무

용역사는“시에서 받은 관리이력은 2009년부터고 2012~13년에 대대적인 정비가 이뤄졌다”며“그러나 이러한 정비가 이팝나무를 위한 것이 아닌 주변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보이고, 이 공사 과정에서 오히려 토양 경도를 높이는 답압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 된다”고 말했다.

이어“현재 뿌리상태는 굵은 뿌리는 거의 살아있는 것이 없고, 가까운 토양층에 잔뿌리 역시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라며“2012년 주변정비사업 이후 복토된 부분을 제거하라 했는데 이 부분이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관리에 신경을 더 써야한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토양층을 파 1m이내에 물이 나온다는 것은 뿌리가 이미 물에 잠겨있다는 것”이라며“매립과정에 지표층이 올라가 답압도 진행됐겠지만, 지하수층 역시 따라 올라온것 같은데 지하수를 인공적으로 빼내 수위를 낮추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며 대책 제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용역사는 지하수층이 올라온 것은 맞지만 오히려 수분건조로 인한 쇠퇴에 가깝다고 본다는 입장이다. 토양층 내에 있는 개흙층이 지하수 상승 유입을 막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그 이유다.

전문가들 역시 수분과다보다는 건조에 더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차병진 충북대 응용생명공학부 교수는“매립으로 인한 지하수위 상승은 높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개흙층은 입자와 공간이 작아 물을 빨아올리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반대로 지하수로의 유입은 잘돼 과습 보다는 건조일 확률이 높고, 강수량을 보면 생육성장기에 부족한 비가 성장에 많은 타격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섭 전북대 산림환경과학과 교수 역시“누적된 가뭄 증상, 답압 등 높은 경도 등 건조에 대해 같은 생각”이라며 “뿌리 환경 따라 복토된 부분을 걷어내고 유기물을 투입해 윗부분 뿌리부터 잘 관리해 성장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현재 뿌리가 전혀 건강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뿌리 건강부터 살리고 이후 지하수를 빼내거나 토양치환 등이 이뤄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용역사는 앞으로 전문가 조언과 현재 진행 중인 추가 조사분을 합해 최종보고회 때 더 명확한 실태 규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