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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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뉴스
  • 승인 2018.11.01 20:58
  • 호수 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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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교육칼럼니스트

한국교육의 새판 짜기

 

세월이 참 빠르다. 이제 80년대에 가르친 제자들의 자녀가 지금 중,고교를 다니고 있는데‘자녀의 진로 결정에 고민이 많다’는 것이다. 제자들도 여전히 열병을 앓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부모들은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최고의 소원이다. 대입 설명회 계절이 되면 야구장에 시합을 보러 온 사람보다 더 많이 몰리는 현상이 있는 유일한 나라다.

소위 남들이 평가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이 모든 문제를 풀고 부모의 소원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까?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는 대학 입시에 한문이 나오면 너도나도 한문을 잘 한다. 영작문이건 논술이건 교육정책에 따라 신입생의 특정 분야 수학능력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지금 우리나라 노동시장 현실은 고등교육을 받은 인력이 흘러넘치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너무 많다. 그래서 고급 인력의 취업은 더 어렵다. 다른 길이 없으니 공무원 고시학원을 넘겨보고 있다. 대학진학률이 조금 낮아졌지만 아직도 OECD국가 중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다.

고급 인력 과잉으로 시장의 수요가 없는데도 계속 이 길만을 가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고용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한 당사자들의 지식 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책임도 크다. 정부는 이러한 분야의 연구를 하여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공부 판을 다시 짜야 할 때다. 높은 학력만으로 좋은 직장을 갖게 됨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는 잠깐 거둬야 한다. 세상이 그만큼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더 빠르게 변할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가속화되고 표를 의식한 결과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기 쉽다. 그러나 이것은 당장 귀에 솔깃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메랑처럼 돌아와 건강한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해칠 수도 있다. 경제포퓰리즘만 있는 게 아니다. 문제가 되는 정책은‘교육포퓰리즘’이다. 우리 정부는 그 힘을 국력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얼마 전에 『미래 시민의 조건-한국인이 알아야 할 민주주의 사용법』이라는 책을 쓴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우리말을 잘 한다. 그 비결이 궁금했다. 교재는 신문이었다. 그리고 모르는 것을 찾을 수 있는 사전이었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가며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중심으로 한국어·일본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이렇게 노력한 그는 한국어도, 일본어도 아주 잘 한다. 우리 어른들이 보여주어야 할 것, 바로 신문을 제대로 읽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디지털화 되면서 종이신문이 점차 사라져 가는 모습이 아쉽다. 어른이 신문을 안 보니 아이들이 보고 배울 것이 없다. 그러나 일본은 아직도 100만부를 발행하는 지역신문이 수없이 많은 현실을 우리는 옆에서 그냥 보기만 있어야 할 것인가.

많은 정보 가운데 자신에 맞는 정보를 잘 습득하여 미래를 개척하여야 한다. 그 재료가 바로 신문이다. 신문의 사설과 칼럼은 국어수업의 좋은 자료이고, 정치와 경제면은 사회수업의 최신 자료이다. 신문에 등장하는 자료와 통계 그래프는 수학과 연결되어 있고, 과학적인 지식과 연구, 노벨상 수상자와의 인터뷰는 과학과 관련시킬 수 있다. 체육은 스포츠와 건강면이 지원하여 줄 것이며, 미술 학습은 광고나 만평을 통하여 읽어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산출될 수 있다. 확실한 공부법의 핵심은 세월이 가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