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57] 코로나 19의 기원
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57] 코로나 19의 기원
  • 광양뉴스
  • 승인 2020.11.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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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광양고 2학년)
지나 콜라타의‘독감 (2003, 사이언스북스)’을 읽고
김민우(광양고 2학년)

겨울마다 나타나는 독감은 별다른 치료법은 없지만 대부분 회복되는, 성가시지만 특별히 조심하지 않는 질병이다.

그러나 지난해에 등장한 코로나 19로 사람들은 모두 위생을 신경 쓰며, 공공장소에서 들리는 기침소리에 민감해졌다. 그러나 결코 처음은 아니다. 1918년 우리는 이미 이것을 겪은 적이 있다. 그것을 망각했을 뿐이다.

전 세계에서 약 1억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엄청난 위력에도 불구하고 잊혀진 일명‘스페인 독감’에 의혹을 느낀 지나 콜라타는 그 미스터리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저명한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1918년 당시 독감의 전염 경로 및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과학적 발견을 담담하지만 속도감 있는 문체로 서술한다.

그 진행 양상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나타났던 유사 질병, 이후에 등장한 1968년 홍콩 독감을 함께 다룸으로써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우리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전염병이 퍼져나갈 때, 당시 시민들의 대응과 사회의 모습은 놀랍다. 100년 전 시민들 의식은 아주 훌륭했다. 정부의 발표 없이도 매체가 발달하지 않아 정보의 전달 속도가 느렸음에도, 그들의 대처는 탁월했다. 그것은 초현실적인 느낌의 사진이었다. 투수와 타자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 모든 관중들이 거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이다.’-49쪽

작가는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 또한 잘 그려냈다. 의료 종사자들은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치료했다. 시민들은 방역 규칙을 준수하며 집에서 대기했다. 과학자들은 일생을 걸고 스페인 독감을 연구했다.

그 결과 이후에 발생한 홍콩 독감의 대유행을 막아 낼 수 있었다. WHO가 판데믹을 선언하긴 했지만, 예상 수치보다 훨씬 더 적은 수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정부 기관들은 과학자들과 마찰이 있긴 했으나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했다. 과학자들을 지원했고, 백신에 투자했다.

그들에게 지금의 기술만 있었더라면 피해자 수를 절반 아래로 낮출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혁신적이어야 할 과학자들은 관습에 사로잡혀 발견을 부정했고, 정부는 과학자들의 공을 뺏으려고 했다. 시민들은 실체 없는 공포에 사로잡혀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 등장하는 인물 군상 중에 긍정적으로만 묘사되는 집단은 없다.

이러한 묘사가 책의 사실성과 객관성을 더 높여주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코로나 19의 시간을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알아야 하며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