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물류 차질 현실…장기화 우려↑
화물연대 파업, 물류 차질 현실…장기화 우려↑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2.06.13 08:30
  • 호수 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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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
멈춘 화물차 1000여대 광양항 도열
광양항·여수산단 등 물류 이동 차질
정부·화물연대, 타개책 노력 절실
△ 광양항 도로에 멈춰선 화물자동차들.
△ 광양항 도로에 멈춰선 화물자동차들.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비롯한 광양국가산단 입주업체들의 물류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어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지난 7일 오전 0시를 기해 전면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 광양항을 비롯한 전국 16개 지역 거점에서 총파업 출정식이 열렸고, 광양항에서도 전남본부 소속 화물연대 조합원 1800여명이 1000여대의 화물차를 항만도로에 도열하고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합원들은 출정식에 이어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와 배후단지 출입구, 태인동 시멘트 업체, 여수국가산단 등에 집결해 파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 제품이 하루에 1만5000톤 정도씩 반출을 기다리며 쌓여가고 있고, 태인동 시멘트 업체 5곳에서는 지난 7일부터 제품 출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에서는 선박들의 부두 접안과 상하차 작업이 가능하지만 하루 평균 3000여대가 드나들던 컨테이너 차량의 항만 출입이 봉쇄되면서 사실상 물류 이동이 멈춘 상태다. 

광양항 운영사의 컨테이너부 장치율은 약 60% 수준을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타 항만의 경우 장치율이 폭증하고 이곳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양항에서는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은 비조합원들까지 화주의 화물운송 수탁을 받지 않고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산단에서도 화물연대 조합원 수백명이 지난 7일부터 GS칼텍스와 LG화학 등 석유화학 공장 앞에서 거점 투쟁을 벌이며 이곳에서 생산된 화학제품이 출하되지 못하고 있다.

업체들은 파업에 앞서 긴급 물류는 미리 반출하는 방법으로 대처했으나 파업이 길어지면서 생산 제품이 공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장 등에 사용되는 고순도의 화학물질 등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으면서 산업계가 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파업이 길어지면서 급한 물류를 반출하려는 업체 측과 화물연대와 마찰도 우려된다. 광양항 지역에서는 9일 오후 3시 현재까지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된 충돌은 없는 상황이지만  경찰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여수와 광양지역에 병력 400여명을 투입한 상태다.

이와 관련 광양제철소는 이번 파업의 영향이 산업계 전반에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철강제품의 내수 운송 지연 등을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선박과 철도 등을 이용한 출하 전환을 통해 파업에 대비하고, 일부 긴급재는 사전 출하 및 운송사 별도협의를 통해 고객사의 수급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수산단의 한 관계자도 “긴급 물량은 화물연대와 협의해 겨우 반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운송을 거부하면 제때 제품을 공급하지 못해 연쇄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파업 장기화 우려가 큰 만큼 정부와 화물연대의 파업 타결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앞서 화물연대는 지난 7일 ‘화물차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안전운임 상시 운영)와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적용차종 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및 산재보험 확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총파업 돌입 직전까지도 정부와 국토교통부의 책임 있는 입장표명과 대화 창구개설을 기대했지만 정보는 대화의 협의지점을 모색하기 보다는 엄정대응 방침만을 반복적으로 표명하며 화물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물연대는 다시 한번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및 확대에 대한 정부의 의지 표명과 더불어 화물노동자의 삶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