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
고령화 사회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
  • 황 찬 우 광양시노인복지센터 원장
  • 승인 2009.02.11 17:26
  • 호수 29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복지사업 즉, “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 는 말이 있듯이 많은 재정과 노력이 들어감에도 큰 기대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사업 중에 하나임이 분명하다.
최근 우리사회는 저 출산 고령화 현상에 대해 국가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들까지 대책을 세우지 않고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인식한 많은 사람들이 이곳저곳에 요양원을 설립하고 있는 추세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 시장경제원리에 맡겨 고객이 선택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 국민의식 속에 각인되어진 사실 하나는 사회복지시설에 어르신을 모시면 불효자식 취급하듯 하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산업화, 도시화,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우리사회 전통적 가족제도를 해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고 복지시설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요인이 되었다.
실질적으로 자녀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효자효녀라 하더라도 매일 찾아뵙고 문안드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고독한 노년을 보내지 않게 하기위해 자녀가 있는 도시 아파트로 모셔보지만 모두가 경험한대로 우리의 부모들은 자식들이 시골에 홀로 계신 부모님이 오셨다고 육선을 갖춘 고기반찬에 평상시에 좋아하는 음식과 좋다는 데를 구경을 해드려도 일주일을 못 견디고 “너희들 모두 바쁘면 나 터미널에 시골 가는 차표만 사주면 나 혼자 갈 수 있다”하시며 시골로 가시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빠르게 자식 집에서 시골집으로 오려고 하는 것은 아파트 생활 자체가 우리부모세대는 익숙하지 못하고 아파트 구조가 거의 같은 형태라 밖에 나갔다가 자식 집 찾아오려면 글을 아시는 부모라도 찾지 못할 뿐 아니라 앞뒤가 막혀 자유자재로 활동할 수 없어 적응 못하시고 시골로 내려가시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몸도 건강치 못하는 부모님 시골 보내드리고 맘 편할 자식 이 땅에는 없는 것 그렇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시설에 입소시켜 또래 어르신들과 행복한 노년을 보내게 해드리면 좋으련만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입소를 주저하는 상담자를 만날 때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에 우리의 부모세대가 소외되고 고독한 세월을 보내게 되는 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면 가슴이 메어지는 아픔이 있다.  

그 한 예로 90대 할머니가 한적한 시골에서 텃밭을 일구며 사시다가 그 시골이 개발되면서 정들었던 집도 마을 경모정도 헐리게 되어 시내 자식 집에 가시게 되었다. 그곳에서 방 한칸에서 며느리가 해주는 따뜻한 밥을 먹게 되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함께 놀 시골 경모정같은 곳이 없어 텔레비젼을 친구삼아 보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던지라 퇴근하는 자식에 손을 잡고 “어르신들이 모여 사는 곳에 나를 보내주면 안되겠니”하여 찾아 온 곳이 광양노인복지센터였다.

입소한 어르신 중 최고령자로 적응을 잘 하실까 걱정을 했지만 내 집처럼 좋다 시며 이곳생활에 대해 매우 만족하시고 고마워하셨다. 그러나 문제는 며느리가 시장에서 만난 시골 이웃사람의 말 한마디로 며느리가 상처를 받게 되었고 할머니가 강제 퇴소하여 시내에 아들집으로 끌려가시듯 가셨다.

그렇게 건강하셨던 그 90대 고령할머니가 아들집에 가신지 몇 개월 못 되어 돌아 가셨다는 소식을 늦게야 듣고는 조의도 표하지 못 한 채 저세상으로 가신 할머님이 눈에 선하다. 그 할머님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며느리와 그 가족을 힘들게 한 말한 마디는 “ 너희만 편안하게 살려고 노인을 양로원에 보내야” 참으로 부모가 원해서 시설에 모셔 던 효심 많은 자식의 보람도, 내 부모처럼 편안한 노년을 보내도록 힘쓰고 애쓰는 우리의 수고도 말 한마디에 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을 경험하며 의식전환을 촉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