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노인복지의 현장을 보면서
살아 있는 노인복지의 현장을 보면서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1:57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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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하면 일단 생각나는 것이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최저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는 것으로 생각하기가 다반사다. 그러나 사회복지 각론으로 들어가 이를 심도 있게 살펴보면 복지의 현장은 수없이 많이 존재하지만 그곳까지 우리들의 인식이 미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노인복지에 대해서 생각할 때도 일견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양노시설, 요양시설, 경로당, 복지회관, 교통수당, 경로연금 등을 떠 올린다. 이는 수혜적 측면에서 받아들이는 개념들이다.

노인복지관을 생각할 때 대부분 노인들이 주간 동안 머물며 각종 오락 을 즐길 수 있는 곳, 싼 값으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광양시노인복지관에서는 감히 생각지 못하는 배움이 실천 되고 있다. 한글을 한글자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까막눈을 가진 노인들이 뒤늦게 한글교육을 받는 6개월 과정의 한글초급반 사회교육프로그램이 있다.

이 과정을 수강하면서 문턱이 닳도록 넘나들며 점점 한글에 눈을 뜨고서 그 감격을 못잊어 그가 살아왔던 인생역정을 되뇌이는 어르신들이 적지않았다. 옥룡면의 한 할머니는 어릴적 초등학교에 입학하고자 한학자인 할아버지를 따라 광양서초등학교에 입학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지금에 이르렀으나 최근 광양노인복지회관을 다니면서 한글을 한자 두자 깨치면서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옥룡면 상평에 사는 유우순 할머니도 70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깨우치겠다는 일념으로 ‘한글사랑’을 시작하여 지금 한글 익히기에 한창이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현장에 필요한 사람들은 복지사를 비롯한 열정을 갖고 있는 봉사자들이 있기에 오늘의 한글사랑 교실에 73명의 할머니들이 모여든 것이다. 기관에서 실천하는 복지의 현장은 계층별로 다양한 모양새를 갖고 접근되어 져야 한다.

사전에 예단하고 ‘여기는 되고, 저기는 안 돼’ 하는 사전 결정론을 갖고서 복지를 보려는 눈을 버려야 한다. 다양성에 기초하여 맞춤식 복지의식으로 복지현장에 다가갈 때 그 현장은 살아 있음으로 화답할 것이다.

올해는 우리모두 경제성장의 뒤안길에서 소홀해진 우리의 복지는 없는지 돌아보고 더 많이 나누는 해가 되길 기대한다.
 
입력 : 2006년 02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