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마트, 지역농산물 외면 ‘여전’
하나로마트, 지역농산물 외면 ‘여전’
  • 박주식
  • 승인 2009.08.12 21:39
  • 호수 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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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유통센터 마련으로 지역내 소비 우선돼야

본지 323호 1면 ‘농협 판매점, 지역농산물 없다’ 제하의 광양농협 하나로마트의 우리지역 농산물 코너에 지역농산물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외지 농산물 판매는 여전하다.

8일 다시 찾은 광양농협 하나로마트 야채코너엔 예전부터 팔리고 있었던 깻잎에 더해 부추가 추가돼 있을 뿐 나머지는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진열돼 있었다.
“안 팔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농가가 없어 못 판다”는 것이 농협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농민들의 생각은, 생산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판로가 확보되지 않아  생산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농민 조 모씨(64)는 “밭을 놀릴 수가 없어 이것저것 재배를 해보지만 언제나 문제는 판매다”며 “자가소비 후 남은 농작물을 이곳저곳에 알음알음으로 팔자니 힘든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농협에서 생산자를 파악해 계약재배 등을 통한 판로가 확보된다면 농가들이 안심하고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협의 입장은 그게아니다. 우리지역은 대부분 시설하우스를 이용한 대단위 농사를 짓는 농가들로 여름철이면 농사를 짓지 않아 지역 내 농산물이 없다는 것이다.

광양농협 관계자는 “여름철이면 산지가 위쪽 지방으로 다 올라가 버린다. 소규모 노지재배농산물은 상품성이 떨어질뿐더러 양이 꾸준하지 못해 마트판매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트에서만 안 팔지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농협에서 다 판매해주고 있다”며 “상품성이 우수하고 가격이 싼 다른 지역(적기 생산지) 농산물 판매는 현실적으로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농민과 농협이 각기 다른 주장을 펼치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계약재배와 산지유통센터 마련이 제시되고 있다.

농협이 농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계약재배를 통한 위탁판매 체계를 갖춘다는 것이다. 참여농가 파악은 물론 생산량 조정 등 무엇보다 농협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산지유통센터는 우리지역에서 나는 모든 농산물을 한곳에 집결해 우선 지역 마트에서 판매할 물량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다른 공판장으로 출하한다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농협이 농민들을 조합원으로 구성된 조직이기에 농민의 편리와 이익을 위해선 슬기로운 해결방안이 강구돼야한다.

시민 박 모씨(45)는 “농협이 농가에 도움을 주는 것을 우선 생각하기에 앞서 높은 마진으로 영업실적 만을 올리려고 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다”며 “농협의 주인은 농민인 만큼 농민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농협이 돼야 할 것”이라 고 말했다.

한편, 광양농협 하나로마트의 봉강 복분자는 올해 판매치 못했으나, 내년엔 가격에 상관없이 하나로 마트에 진열해 소비자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