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기부는 참여와 습관에서부터
올바른 기부는 참여와 습관에서부터
  • 이경기 (재)광양시 사랑나눔 복지재단 사무국장
  • 승인 2009.08.20 09:11
  • 호수 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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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자택과 일부 재산을 뺀 대부분의 재산인 331억 원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결정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이 대통령의 기부금은 재단을 설립해 앞으로 청소년 장학과 복지사업에 쓰기로 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평생 모아둔 전 재산을 아무 조건 없이 기부하시는 분들,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들…. 우리는 종종 언론을 통해 기부에 관한 소식을 접하노라면 훈훈함과 잔잔한 감동을 받는다.

어려운 경제위기 속에서 저마다 살기에 바쁜 요즘 ‘기부’라는 단어는 우리와 너무나도 동떨어진 다른 세상속의 이야기만 같다. 생활 속의 기부문화가 자리 잡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부문화 역사를 살펴보면 역사가 그렇게 길지 않다. 1970~1980년대 비자발적이고 준조세 성격의 기부가 중심을 이루었으나 1990년대 초반에 들어오면서 기업의 사회에 대한 공헌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1990년대에 발생한 대기업의 비자금 사건은 전 국민적으로 하여금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재조명하게 만들게 된다.
90년대 이후 기업의 사회적 영역이 확대되면서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위해서 사회공헌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기부문화에 대한 국민적인 유대감이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정부주도의 모금활동이 민간기구로 넘어가면서 민간의 자발적인 기부문화가 확대되고 개인의 기부문화가 활성화됨에 따라 기부방식도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부정보 채널도 확대되는 등 기부환경은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 환경의 변화에 발맞추어야 할 기부자들의 참여와 노력이 아직까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사회전반적인 기부문화 확산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기부문화는 정부, 기업, 언론, 시민사회단체, 시민 모두가 함께 노력할 때 그 취지를 실현할 수 있다.
특히, 모금 주체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전문적인 후원자 관리가 시민들의 참여를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정부는 기부문화 환경조성을 위한 합리적인 법제정과 제도의 개선에 앞장서야 하며, 언론은 기부문화 캠페인과 모금활동을 언론의 중요한 사명의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 기업의 경우 투명한 운영과 사회공헌활동에의 참여를 기업 윤리정신으로 삼아야 한다.

개인의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성공전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부의 습관화가 필요하다. 기부는 하루 이틀 만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어렸을 때부터 가정 안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마음가짐을 교육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손에 든 과자하나도 동생과 같이 나눠먹는 마음, 장난감 살 돈을 차곡차곡 모아 불우한 친구들을 도와주는 마음, 작은 것에서부터 나누는 마음 씀씀이가 제2의 기부천사를 만드는 것이다.

어려운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마련하기 위해 나로부터, 그리고 우리 가정의 아이들부터 ‘나눔’이라는 기부의 기본 신념을 가르쳐 주고 실천한다면 기부문화는 결코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