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모으면 다 돈입니다”
“빗물, 모으면 다 돈입니다”
  • 박주식
  • 승인 2009.08.27 09:38
  • 호수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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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서울대 빗물연구센터 소장

“물도 저장해 갈수기 때 사용 필요”

지난 20일 분재마을을 찾은 한무영 서울대 빗물연구센터 소장은 “올바른 물 관리를 위해 우리가 사용하는 물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먼저 따져보면 그것은 바로 빗물이다”며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이 시간적이나 공간적으로 불균형을 이룰 때 홍수나 가뭄이 발생하는 것이고 따라서 빗물 관리를 잘 할 수 있다면 물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소장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는 모으기만 하면 다 돈이다. 이를 모으지 않고 다 버리고나서 물이 없다고 원망하는 것은 잘못이다”며 “빗물을 모으고 이를 필요할 때 사용한다는 사람들의 인식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겨울에 야채를 먹기 위해 김장을 하듯 여름 홍수기 물을 잘 저장해 갈수기 때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지하수도 공짜가 아닌데 공짜라고 생각하는 것은 물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며 “아무데나 있는 지하수라고 우리가 다 써버리면 다음세대에게 많은 원망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선 우리가 쓴 만큼 다시 채워 놓아야 한다는 것이 한 소장의 설명이다.

한 소장은 “빗물은 위에서 모으면 흑자, 밑에서 모으면 적자다. 에너지를 버리지 말고 모아야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사람들의 의식이 문제다”며 “빗물을 어떻게 모을 것이냐는 기술자가 할 일인 만큼 모을 것이냐 말 것이냐의 정책적 결정이 우선돼야한다” 고 역설했다.
또 “돈인데 빗물을 버릴래, 모을래 라고 물으면 답은 뻔 하지만 실천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남이 써야할 물을 뺏어 오는 것은 도둑 심보인 만큼 받아쓸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받아쓰고 그래도 모자라면 달라고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맞다”고 덧붙였다.

빗물을 받아쓰는 레인시티가 많아지고 이것이 세계로 확산되는 것이 꿈이고 나아갈 길이다는 한 소장은 “우리 생활에 제일 중요한 것이 물인 만큼 빗물을 모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더 많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서울대 빗물연구센터는 홍수나 가뭄으로 부터 안전한 사회기반을 구축하고 빗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기관으로,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해 효율적이면서 친환경적인 물 관리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