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농촌 찾아 사람들을 만나다
영상, 농촌 찾아 사람들을 만나다
  • 최인철
  • 승인 2009.09.17 09:24
  • 호수 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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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영화관 등 농촌지역을 문화서비스 기회 제공

광양읍 세풍리 신촌마을 사람들은 최근 ‘신촌일기’라는 영화를 제작했다. 마을의 이곳저곳과 주민들의 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제작된 이 영화는 맛있는 족발 만드는 비법이나 할아버지의 일상 등 주민들의 소소한 생활상이 그대로 담겼다.

이 같은 마을영화 만들기는 전남영상위원회의 찾아가는 영상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찾아가는 미디어 교육 ‘레디액션’은 영상미디어 문화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농촌을 직접 찾아가 지역의 문화적, 사회적 이슈에 대해 영상미디어를 이용, 직접 제작해 봄으로써 문화적 소외감을 극복하고 스스로 영상문화의 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구성에서 비롯됐다. 주민들에게 영화를 친숙하게 만들고 차별받지 않는 영상문화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전남영상위의 주민과 함께 하기 위한 노력과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여름방학이면 광양과 순천, 여수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영화학교를 운영한다. 이는 2004년 전남영상위 설립 이후 진행되고 있는 고유사업 가운데 하나다. 청소년들에게 영상언어를 교육하고 영상에 대한 이해를 높여 영상의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목적이다.

또 시민영상제작교육 프로그램인 우후죽순도 지난해부터 실시해 오고 있다. 영상을 통한 지역과의 소통이 주제다. 관객과 영화감독과의 대화를 할 수 있는 ‘남도영화를 말하다’도 이색적이지만 인기 있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한려대학교 세미나실에서 개최돼 우리나라 상업영화의 현실과 발전방향에 대한 공감을 나눴다. 올해부터는 상업영화뿐 아니라 독립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도 남다르다. 올해는 문화예술회관 등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촬영지로 찾아가는 영화관 행사도 자주 열리는데 지난 2007년에는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을 촬영했던 다압면을 찾아 상영관이 없어 지역영화를 볼 수 없었던 지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했다.

김민호 사무국장은 “영상을 모든 사람들이 차별 없이 배우고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만들고 이를 타인과의 소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더할 나위없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영상문화 소외지역에 대한 전남영상위의 애정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올해 실시됐던 찾아가는 별밤영화관행사가 대표적인 예다. 올 7월부터 10월까지 태인동과 진상, 진월 등을 농촌지역을 돌아다니며 인기영화를 상영하는 별밤영화관은 가는 곳곳마다 주민들이 대거 운집하는 성황을 이루고 있다.

특히 오랜만에 만난 주민들이 만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는 등 적극적인 문화서비스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별밤영화관은 앞으로 18일 옥곡면민광장과 25일 진상면 항만물류고 강당 등에서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이밖에 가야산큰골영화한마당 등 지역영상문화발전 지원사업과 공무원 영상아카이브연수, 광양공동체상영 등 주민들과 영상소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후에도 11월 중 어르신들과 복지대상자들을 초청해 영화관을 운영하고 역시 11월 중 문화예술회관 등지에서 예술영화를 무료로 상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남영상위의 가장 중요한 설립은 역시 영화제작 시 우리지역을 촬영지로 제공하는 것이다. 천년학과 킹콩을 들다, 된장, 이끼, 비상, 새마을올림픽, 식객2, 티파니에서 아침을 등 15편이 올해 우리지역을 촬영지로 찾은 영화들이다.

이들이 촬영지를 찾아 하루 머물면서 쓰는 동안 약 500만원에서 천만원 사이다. 하지만 촬영상 최소 2일동안 머물기 때문에 이들이 직접 쓰는 돈도 상당한 데다 촬영 이후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부대효과까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김민호 사무국장은 “전남영상위가 도대체 우리지역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있지만 주민지원프로그램으로 인한 문화서비스 향상을 제외하고라도 지역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며 “광양을 비롯해 우리지역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