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올라 좋고 광양만 야경은 더 좋고
산에 올라 좋고 광양만 야경은 더 좋고
  • 최인철
  • 승인 2009.11.12 09:53
  • 호수 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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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만권 조망지로 급부상하는 구봉화산

구봉화산 정상에 올랐을 때 처음 느낀 것은 바람이 거칠다는 것이다. 광양만이 토해 놓은 거친 바닷바람이 비린내를 품고 온 몸을 휘감아 돌았다. 사방천지가 ‘확’ 트였고 몸을 감출만한 우람한 나무 하나 없다. 정상에 서면 내가 바로 산의 정상이 되는 그런 곳이다.
봉수대는 적변의 상황을 가장 먼저 파악하고 이를 관할청에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그런 탓에 봉수대의 위치는 사방을 모두 조망 할 수 있는 곳을 택했다. 봉수대가 섰던 자리는 그 주변을 가장 잘 살필 수 있는 곳이었다.

광양의 봉수대는 구봉화산(건대산) 봉수대를 맨 처음으로 여긴다. 구봉화산 정상부에는 봉수대와 관련한 유구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 봉수대는 골약동과 광양읍의 경계지점에 해당하는 해발 472.7미터의 구봉화산 정상에 있다.
구봉화산은 가파르다. 그러나 정상부는 대체로 평평하다. 봉수대의 구조는 기저부만 있을 뿐 대부분 유실됐다. 다만 할석이 남북 15.3미터 동서 15.5미터 정도의 범위까지 일정하게 흩어져 원래는 상당히 높게 쌓아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호남봉대장졸총록(湖南熢臺將卒總錄)에 따르면 봉수대의 규모는 별장 13인, 군 21명, 보인 42명으로 구성됐고 매삭마다 윤번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당시 봉수대의 주된 기능은 돌산도의 봉수와 진례산 봉수에서 전달된 적변의 상황과 광양지역의 위급한 상황을 순천도호부로 알려주는 일이었다.

봉수대에 오르는 길은 크게 3갈래 길이 있다. 황금동 황곡마을에서 오르는 길과 황길동 통사마을에서 오르는 길, 황곡마을에서 배나무재를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다. 구봉화산의 정상부에 오르면 서쪽 1.6킬로미터 지점에 신봉화산(봉화산)이 있고, 서쪽 8킬로미터 지점에 순천 검단산성과 왜성이 위치해 있다.
남쪽으로는 광양제철소와 광양항이 자리 잡은 광양만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북동쪽 13.4킬로미터 지점에는 마로산성, 북서쪽으로는 광양읍이 바로 내려다보인다. 설명이 길었다. 한 마디로 광양만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구봉화산 봉수대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음이다.  
광양만 조망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구봉화산. 특히 밤길을 걸어 올라와 바라보는 광양만의 야경은 그야말로 절창이다.

광양제철소와 여천석유화학단지, 광양항이 쉼 없이 밤을 밝히고 있는 모습은 발아래에서 불꽃놀이를 펼쳐놓은 것 마냥 경이롭다. 시간을 잊은 중마도심부가 모든 경계를 풀고 고즈넉하게 취해 있는 모습도 확연하다. 광양만의 전경이나 야경을 렌즈에 담기 위해 사진작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하지만 구봉화산의 변신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 예정이다. 광양시가 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구봉화산의 매력을 시민들과 함께 느끼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상까지 차량통행이 가능하도록 임도포장공사를 끝낸 마당이다. 이로 인해 가파른 산을 타지 않고도 20분 이내에 정상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

차량이동로 이외에도 구봉화산 관리를 위해 조성되는 임도는 동광양에서 광양읍까지 연계되는 일주도로로 개설돼 광양만권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게 추진된다. 더나가 2012년까지 이순신대교가 건설되면 광양만 야경과 함께 아름다운 볼거리를 또 하나 제공하게 된다.
문화홍보실 김순표 관광진흥담당은 “구봉화산은 백두대간의 최장맥 끝 지점인 백운산에서 주능선에 해당하고 역사문화적 상징성과 의미, 장소성을 가지고 있다”며 “광양만 및 광양만 야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만큼 우리시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조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순신 대교는 여수국가산단진입도로 개설공사의 3구간이면서 대교의 하이라이트에 해당된다”며 “구봉화산 전망대를 국내에서 가장 길고 세계에서 4번째로 긴 다리인 이순신대교와 연계시킨다면 우수한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시는 앞으로 구 봉화산에 대해 정상부 지하 150m 중형관정을 개발해 1일 100톤 용수공급 가능토록 하고 무엇보다 구봉화산 관광 명소화 사업에 따라 봉수대를 복원하고 전망대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정상부 광장과 관광마을을 조성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