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중심 방과후 학교로 경쟁력 키운다
교과중심 방과후 학교로 경쟁력 키운다
  • 최인철
  • 승인 2009.11.26 09:34
  • 호수 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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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교육 환경이 어우러진 최고 학교
섬진강과 백운산을 끼고 있는 다압면. 곧추 섬진강 물소리가 교실로 스며들 것 같은 곳에 다압초등학교(교장 김종규)가 자리 잡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62명의 학생과 12명의 유치원아들이 무럭무럭 커가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학교다.

고로쇠와 고사리, 매실, 밤과 감, 배 등 사시사철 소득 작목이 풍부한 까닭에 학부모 대다수가 소득이 높다. 경제적 여건만으로 비추어 보면 도심권 아이들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안정적 생활수준을 갖고 있다.
그러나 경상남도와 인접한 자유학구가 있는 지역으로 도시와의 거리가 멀어서 문화적인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또 학원 등 사교육 영역과의 접촉이 사실상 불가능한 벽지학교다. 광양지역의 어느 농촌학교 보다 고립된 지역의 특성 상 외래강사 초빙이나 원어민 교사 영입 등에서도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이런 환경은 다압초가 어느 곳보다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가 요구되는 학교라는 것을 뒷받침 해주는 사실이다. 이 같은 우려를 반증하듯 도심권 학교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는 기초학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다압초의 당면과제였다. 

김종규 교장은 “지역사회와 학부모 모두 교육에 대한 관심은 있으나 특별한 목표의식은 불분명하다”며 “이런 여건과 환경 탓인지 학력은 도시에 비해 떨어진다. 기초학력 미달자자도 많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학력진단평가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학력진단평가 결과 지역 내 학교와의 학력 열세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나타났다. 학습에 대한 관심 부족과 학력신장에 대한 성취감의 결여가 그 원인으로 분석됐다. 

김 교장은 “학력신장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비전과 도전의식을 고취시켜 어떤 것으로도 누릴 수 없는 성취감을 갖는 것이 중요한 목표로 제시됐다”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계기를 부여하는데 교육의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다압초는 기초학력 배양체체로 체질을 바꿨다. 방과 후 학교도 교과중심으로 치중했다. 또 특별보충학습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력향상을 도모했다. 무엇보다 교사의 능력향상을 위해 교사연수를 적극 권장했다. 기초학습 부진학생 제로화에 나선 것이다.

기초학력부진학생은 담임과 보조교사가 개별 지도했다. 밑다짐학습 등 학습지도 자료를 통해 개별지도를 수행했다. 또 개별지도카드를 만들고 학력 및 인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예방-진단-관리 시스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야간 특별 보충학습도 운영됐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3~6학년 학생 중 부진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참여시키고 희망자도 포함됐다.

이 같은 노력 결과 교과중심의 방과 후 학교 운영을 통한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공감대가 형성됐고 학생들의 수업관심도도 높아져 기초학력 부진학생들의 구제율은 크게 향상됐다. 김 교장은 “이제 한 두 명의 학생을 제외한 전체 학생이 기초학습 부진에서 탈피했다. 나머지 학생도 올해 안에 구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다압초의 갈 길은 아직도 멀다. 김 교장은 “벽지학교나 농촌 소규모학교에서는 방과 후 학교를 하는데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금액으로는 외부강사를 쓸 수 없다”며 “특정 한두 과목에라도 예산을 투자해 외래강사를 둘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행재정적 지원이 상당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오랜 시간을 교과학습에 치중하다보니 자칫 개인의 특기적성을 발굴하지 못해 계발의 기회를 놓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교육과정 운영 속에서 개개인의 특기와 적성을 발굴할 수 있도록 각종 진단 검사를 실시한 뒤 특기적성과 관련된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다압초는 원어민 화상강의와 평생교육원에서 지원하는 종이접기와 문화예술진흥원으로부터 무용과 만화, 연극교실도 운영되고 있다.

김종규 교장은 “섬진강과 백운산을 가진 다압초는 환경교육에서 가장 최고의 여건이다. 외부에서 아토피나 천식 등을 앓고 있는 학생들이 서울이나 대도시에서 전학오기도 한다”며 “자연과 교육, 환경이 어우러지는 학교로 만들어 가기 위한 다압초 가족들의 노력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