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붉은 태양이 떠오른다 ‘구경가자’
새해 붉은 태양이 떠오른다 ‘구경가자’
  • 최인철
  • 승인 2009.12.31 10:04
  • 호수 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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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읍 서산 등 읍면동별 해맞이 행사


미리보는 2010년
김광양 씨는 올해 광양읍 용강리에 새로 둥지를 튼 이다. 그는 2010년 5월 광양으로 이사했다.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서 일자리를 찾아 혼자 광양에 터를 잡았다가 사람 좋고 인심 좋은 광양으로 아예 가족들마저 불러들였다.
아내 이진월 씨도 광양시에서 지원하는 교육환경개선사업과 각종 서민들을 위한 복지정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광양 이사를 굳혔다는 후문이다.
무료로 시행되는 학교급시과 방과후학교는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의 마음을 광양으로 묶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고3 수험생을 둔 김 씨 가족들에게 서울대를 비롯한 공과대학이 연합한 광양대학의 유치결정은 환호를 지르기에 충분했다.
이과를 선택한 아들 김중마 군이 무엇보다 항만분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중마 군은 아예 자신의 책상 위에 ‘전국의 대학은 광양대학 한 곳뿐이다’는 구호를 적어놓고 용맹정진 중이다.
광양에 이사 와서 행복한 일은 이뿐 아니다. 마땅히 일자리가 없어 청년 백수로 빈둥거리던 진월 씨의 서른 살 된 동생 이옥룡 씨가 매형을 따라 후판공장에서 일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친정어머니의 골칫거리였던 옥룡 씨도 직장을 얻고 곧바로 광양으로 지난 9월 이사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행운의 연속인지 그는 15만 번째 광양시민이 돼 광양에 오자마자 정착금 3천만 원을 지원 받는 축복을 누렸다.
실업시기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꺼리던 옥룡 씨는 직장을 얻은 뒤 연애에도 자신이 생겨 3년 째 실업자였던 자신의 곁을 지켜준 여자친구와 오는 10월 화촉을 밝히는 겹경사를 맞게 됐다.
김광양 씨는 광양에 오시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하고 다닌다”고 웃었다.

2010년 경인년을 코앞에 두고 생각해보는 즐거운 상상이다. 아니 올해 해맞이 산에 오르면 백호처럼 포효하며 광양만을 유유히 뚫고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을 천천히 가슴에 담고서 빌어 보고픈 소망이다. 꿈꾸는 자는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고 전진하는 법이말이다.
새해는 경인년 호랑이의 해다. 호랑이는 재앙을 몰고 오는 포악한 맹수로 이해되기도 하나 사악한 잡귀들을 물리칠 수 있는 영물로 한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동물. 그런 호랑이의 해가 다가오고 있다. 그것도 다름도 아닌 백호의 해다.
새해를 앞두고 한국민이 놓치지 않고 한해 운수를 보는 일에 앞서 하는 경건한 일이 바로 해맞이다. 지역마다 해맞이 장소로 적합한 산 위에 올라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비는 일은 한국민의 특징이다.
우리 민족의 해맞이는 극성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신년 정월 초하루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바다로 동해에서 남해 서해, 설악에서 지리산에 이르기까지 이름 난 해돋이 명소를 찾아 한꺼번에 몰린다.
저마다 한가지의 소원을 마음속에 간직한 채, 붉은 태양이 이글이글 떠오르는 새해를 보며 소망을 빌고 또 이루겠다고 스스로 다짐도 한다. 
우리의 해맞이는 한인천제 신앙과 관계가 깊다. 우리민족의 전래신인 한인천제는 태양을 상징한다. 산해경을 보면 한인천제는 하늘에서는 태양을 상징하고 땅에서는 불을 다스리는 신으로 구분된다.
즉 한인천제는 태양을 대신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새해 해맞이를 통해 가슴 저미도록 품어온 소망을 의탁했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신년 초하루 날 신새벽에 일어나 해맞이를 떠나는 것은 바로 한인천제를 맞이하는 길이다. 우리 민족 최고(最古) 조상 중에 한 분인 태양의 신 한인천제를 맞이하면서 일 년 동안 자기의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기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해맞이 객들의 대부분은 복을 기원하는 의미보다 새해 첫 날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것 자체를 즐긴다. 나태해지고 게을렀던 지난해를 반성하고 새해에는 보다 힘차게 전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그것은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 하는 약속이다. 굳이 동해나 변산반도 등 해돋이 명소를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우리 광양에서도 해마다 사람들이 몰리는 해돋이 명승지는 있다. 어느 곳이든 광양만을 튕겨내며 오르는 붉은 햇님을 볼 수 있는 곳들이다. 광양읍 서산을 비롯해 각 지역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해맞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광양읍 서산(07:00), 봉강 백운산 일자봉(06:00), 옥곡 국사봉(06:00), 진상 불암산(07:00), 진월은 매봉(07:00)과 망덕산(07:00), 다압은 무등산(06:00), 골약은 봉화산(07:20), 중마는 가야산(04:30), 태인은 삼봉산(06:00)에서 해맞이 행사를 갖는다. 해맞이 행사에는 시민 약 4000여 명이 참석해 경인년 새해  힘차게 솟아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가족들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노력은 결국 꿈꾸는 언덕에 오를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새해 해맞이에는 소망과 함께 꿈에 대한 자기노력의 의지도 담아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