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룡 상운마을서 열녀정려문 발견
옥룡 상운마을서 열녀정려문 발견
  • 지정운
  • 승인 2010.07.12 09:16
  • 호수 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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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주혈에 허벅지 살까지 베어 남편 살리려 노력

광양지역의 정려비 및 정려문 사료 조사 발굴 사업을 진행 중인 광양문화원이 광양시 옥룡면 상운마을에서 열녀 정려문을 발굴, 공개했다. 광양문화원(원장 박노회)에 따르면 이 정려문은 지난달 10일경 발견됐으며, 한 달 여의 사료 조사 과정을 거쳐 일반에 공개됐다.

정려문은 나라에서 충신이나 효자, 열녀 등 모범이 되는 사람의 공덕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을 입구나 집 앞에 세운 붉은 문이다. 여기에 정려비나 현판처럼 생긴 정려기를 모셔서 효자각 또는 정려각이라 불리운다. 광양문화원은 그동안 정려비는 광양지역 여러 곳에서 발견됐지만 정려문이 발견된 것을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이번에 발견된 열녀정려문은 광양시 옥룡면 상운마을의 최강섭(80)옹의 집에서 발견됐는데, 정려의 이유를 밝힌 현판모양의 붉은 정려기가 집 앞 대문 위쪽에서 발견됐다.
또 자세한 당시 상황을 적은 정려기와 함께 열녀 김씨 부인에게 숙인의 직위를 내린 교지도 발견됐다.

정려의 주인공은 최 옹의 5대 할머니인 김씨 부인으로 광서 17년(1891) 2월 숙인에 증직됐으며, 부군인 최춘구는 통정대부에 증직됐다는 기록이 발견됐다.
최 옹은 “5대 할머니께서 열녀로 국가의 정려를 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그동안 교지와 정려기 등을 가보처럼 소중히 간진해 왔다”며 “정려문을 좀 더 멋지게 세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정려의 내용을 살펴보면 남편이 갑자기 괴질에 걸려 백약이 효험이 없자 김씨 부인은 남편을 살리기 위해 손가락을 짤라 입술에 피를 흘려 댔으며 건강회복을 위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약으로 만들어 먹이니 7일동안을 연명했다고 적혀있다. 정려기의 내용을 번역한 박종길 국사편찬 사료조사 위원(광양문화원 이사)은 “우리지역에는 대부분 정려가 비문의 형식으로 존재해 왔는데 이번에 정려문이 발견된 점에 주목한다”며 “역시 우리광양이 충효의 고장이란 점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의 대표적인 정려는 광양 인서리 우달홍 정려비가 있으며, 효자 김치조 정려와 무선 마을 동쪽의 효자 김학섭 정려비 등이 있는데 현재 광양지역에는 약 22기의 정려비 및 정려문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중 확인된 정려는 17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