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강면, 산촌마을 부농의 꿈 멀지않았다
봉강면, 산촌마을 부농의 꿈 멀지않았다
  • 태인
  • 승인 2008.04.09 22:46
  • 호수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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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재배단지로 ‘우뚝’…한 해 3400만원 소득 면민이 하나돼 “잘 살아 보자”의기투합 결실
 
허일섭 면장…“비결은 바로 발상의 전환!”

“읍면동에서 소득원이 가장 낮은 곳이 우리 봉강면입니다. 한마디로 제일 가난한 낙후된 지역이지요. 그러나 봉강은 얼마 안 있어 이런 오명을 벗을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허일섭(58) 봉강면장의 말이다. 자신의 고향이 봉강이고  어떻하든 낙후된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는 몸부림이 오늘 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부추 소득화사업 결실로
 
봉강면은 지난 2006년 주민소득사업의 일환으로 친환경 부추 생산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부추는 카로틴과 비타민 B1·B2·C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의 보고로 불리고 단백질·당류를 비롯해 칼륨·칼슘 등 무기질도 풍부한 것에 기인했다.
특히 부추는 웰빙시대를 맞아 각종 영양소가 고루 많은데다 강한 항균작용이 있어 겨울철에 감기를 예방하고 원기를 회복하는 데 좋은 채소로 꼽힌다.

봉강면은 지난해 사업비 4억9300만원을 들여 4.6ha의 부추 생산단지를 조성했다. 그리고 농가를 신청 받은 결과 부추를 재배하려는 농가는 단 1명에 불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민들은 과연 생소한 부추 재배가 성공을 거둘지 미심쩍었던 것이다.
이에 허일섭 면장은 자식들의 학교문제로 읍내에서 봉강을 오가는 젊은층 향우들을 찾아 설득에 설득을 거듭한 끝에 10명의 최초 부추재배 농가를 탄생시켰다. 이들 중에는 읍에서 식당도 운영하고 여러가지 일들을 했지만 고급 인력도 상당 수 포함됐다.

그렇게 시작한 부추 재배는 첫 해 4억4300만원의 소득을 올려 농가당 3400만원이라는 개가를 올렸다. 봉강면 봉당리 상봉마을 허상구(47)씨는 “지난 15년간 매실·오이·호박 등을 키우며 농사를 지었지만 자식들의 학교문제로 읍내에서 식당도 운영하고 여러가지 일들을 했었다”며 “하지만 생각보다 소득이 적어 고민하던 차에 평소 친분이 있던 허일섭 봉강면장의 권유로 지난해 처음 부추농사에 뛰어들게 됐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부추 재배의 최적지 봉강
 
허일섭 면장은 부추 재배가 손쉬운 것만은 아니었다고 토로한다. 지하수에 철분이 없어야 하는 등 당초에는 지하수 문제로 농가의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 천혜의 백운저수지가 자리하고 있어 저수지 물을 끌어 오는 시설로 이를 해결했다. 봉강 지역은 기후·토지 조건이 알맞아 비닐하우스에서 겨울 부추를 재배하기에 타 지역보다 유리한데다 재배단지 토질은 물 빠짐이 좋고 영양분이 풍부하다.
기후와 토양 등 지역 여건이 부드럽고 색깔·맛·향이 좋은 최상품의 봉강 부추를 생산하는 최고의 비결이라는 것.

이렇게 봉강면에서 재배되는 부추는 첫해 풀무원이 전량 수매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만두소에 친환경 봉강 부추가 들어갔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광주 호남청과, 순천 원예조합, 인천 대인시장 등지에 납품을 하고 있는데,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배 가량 작황이 좋아 소비자들의 호응이 예년에 비해 더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된 주민들의 결실
이제 부추는 봉강면의 대표 농작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7일 봉강 부추 농가를 찾았을 때는 부추 출하가 한창이었다. 작목반장인 허상구(47)씨의 부추 661.16㎡(200평)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부추 특유의 알싸한 향이 은은하게 코끝을 감쌌다

허일섭 면장은 ”올해 20ha의규모에 사업비 8억5200만원을 들여 사업이 시작되는데 현재 32농가가 신청해 농민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두는 봉강면 발전협의회·청년회·각종 농업인단체를 중심으로 소득 특화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민·관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협력하면서부터이다. 그동안 허일섭 면장은 지역 단체들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만났다. 이장단(회장 허태성)과 부녀회(회장 장삼순), 청년회(회장 허상구) 발전협의회(회장 박인기)를 수시로 만나 지역발전을 논의한 결과다.

허 면장은 “18개 마을을 3바퀴나 돌았습니다. 이제는 토종 복분자를 심어야 부농이되니까요. 이건 꿈이 아닙니다. 봉강은 잘 살 수 있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지역 면장들을 긴장시키는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