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나라에 참 평안 깃들기를
가정과 나라에 참 평안 깃들기를
  • 광양뉴스
  • 승인 2011.02.14 10:23
  • 호수 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두규 광양포럼 연구원장

“편안히 계십시오.” “평안하십니까?” 설날, 이 같은 전통적인 인사말을 새삼 되뇌었다. 지난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 가정불화와 남북 대결 구도가 되풀이 되지 않고, 올해는 우리의 가정과 겨레가 평화스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평화와 대립되는 말은 ‘불화’나 ‘전쟁’이다. 가장 가까운 가족관계에서 불화가 없고, 우리 삶의 터전인 한반도에 전쟁의 불씨가 사라지길 소원한다.
 
청소년과 소통하는 가정
중·고등학생의 자녀와 잘 어울리고 말이 통하는 부모는 행복하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어른들을 멀리하고 끼리끼리 어울리며 전자 매체와 게임에 빠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만족스럽지 못할지라도 이해와 사랑으로 다가서는 것이 부모와 어른의 자세다. 그렇지 않을 경우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고, 아이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지난해, 극단적인 길로 나간 청소년의 사례는 우리 사회에 심각한 경종을 울린다. 한 외국어고 학생은 학교 시험에서 1등을 한 뒤, ‘이젠 됐어?’라는 유언을 집안에 남기고 자살했다. 게임 중독 중학생은 게임을 못하게 하는 어머니를 죽이고 자살했다. 다른 중학생은 노래와 춤을 못 하게 하며 고시에 합격할 공부를 하라고 때리는 아버지가 없어야 자신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불을 질러 4명의 가족을 죽게 했다.


끔찍스러운 결과를 가져오는 가정불화에서 누가 자유로울까? 대가족 제도가 사라져 고부간 갈등은 옛 얘기가 됐으나, 핵가족 시대 부부 갈등과 부모 자녀 사이의 갈등은 매우 심각하다. 세대 간의 단절을 더욱 심화시키는 사회 환경은 부모들에게 더 많은 인내와 사랑을 요구한다. 예부터 자식 키우는 부모는 큰 소리 치지 못한다고 했다. 청소년들을 억누르기보다 감싸주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바르게 이끄는 부모가, 평안한 가정의 기둥이다.
 
평화롭게 공존하는 남북
지난해는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태로 53년 휴전 이래 남북관계가 최악의 해였다. 한반도에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철없는 아이들처럼 전쟁불사의 분위기까지 몰아갔다. 이명박 정부는 남북 합의 사항을 휴지로 여기고 대북 정책에서 갈팡질팡하여 국민을 불안과 갈등으로 내몰았다. 군사적으로 미국에 종속되어 중국과 맞서게 되니, 경제력이 약해지는 미국은 일본의 군국주의를 부활시키고 한반도에 자위대 진출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대립과 전쟁의 길을 가서는 안 된다. 다행히 새해 들어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에서 남북 대화를 촉구했고, 북한이 대화 공세로 나왔다. 그러나 2월 9일 열린 군사 실무회담은 성과 없이 끝나 고위급 회담으로 가기 어렵게 되었고, 북한은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서로 트집 잡고 요구만 내세우는 것은 아닌지? 민족 공동체의 미래를 바라보며 서로 진정어린 의견 교환을 해 나갈 수는 없는 것인지? 자못 아쉽다.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전쟁이 일어나겠느냐며 위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면이 있고, 보수파는 평화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고 승전의 깃발만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60년 전, 참혹한 전쟁을 겪은 나라치고는 지나치게 무감각해진 상태다. 어떠한 전쟁이든 피해는 서로 입을 수밖에 없고, 인간을 가장 비참하게 만든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점령한 이라크 전쟁에서 죽은 미군도 4천 4백여 명이나 되며, 이라크인 사망자 15만여 명의 대부분은 민간인이다.

 한반도는 평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 한-미-일 군사 협력으로 북-중-러와 대립 전선을 형성할 것이 아니라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중립 한국’이라는 미래를 그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남북한이 적대적 대립 구조에서 벗어나 평화공존의 손을 잡아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 이뤄온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협력관계를 빨리 되살리고, 군사 회담과 정상회담까지 추진하며 평화로 하나 되는 길을 열어야 겨레의 밝은 미래가 보장된다. 평화가 생명을 지킨다. 우리네 가정과 나라에 참 평안이 깃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