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학교 전교생 목욕탕 나들이…“봉강초행복한 학교 만들기”
시골학교 전교생 목욕탕 나들이…“봉강초행복한 학교 만들기”
  • 지정운
  • 승인 2011.04.18 09:45
  • 호수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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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조그마한 초등학교 전교생 44명이 목욕탕 나들이에 나섰다. 지난 12일 아침, 건강검진의 날을 맞은 광양봉강초등학교(교장 나연심) 학생들이 몸 청결과 건강 관리를 위해 선생님들과 함께 목욕탕에서 하루를 시작한 것이다.

개구쟁이 초등학생 수 십 명이 한꺼번에 목욕탕 안에 들어가며 왁자지껄한 소란함이 있었지만 함께 목욕하던 시민들의 표정은 오히려 환하게 밝아졌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등을 밀어주고 씻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말은 안했지만 학교의 교육 방식을 이해하고 공감했기 때문이다.

함께 목욕을 하던 한 시민은 “어린 아이들이 다소 떠들고 소란스럽게 했지만 학교에서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같아 흐뭇했다”며 “이같이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는 학교를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광양신문>에 제보했다”고 말했다. 이 시민은 또 “이 학교처럼 모든 학교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김옥천 봉강초 총동문회장도 “목욕탕에서 장난치는 학생들을 보면서 어린 시절 물장구치던 기억이 새롭다”며 “어린 학생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학교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봉강초등학교의 목욕탕 체험에 대해 이 학교 정경모 교감은 “공동 목욕 프로그램은 청결 교육은 물론 친구들 및 사제지간의 친밀도 형성 기회를 제공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며 “요즘 학교 교육에서 강조되고 있는 인성 교육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의의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목욕을 마친 학생들은 환한 표정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일반 건강검진, 치과 검진, 안고 검진을 차례로 마쳤다. 이 학교는 특히 다른 학교에서 실시하지 않는 전교생 안과 정밀 검진을 통해 치료나 교정이 필요한 학생들을 조기에 파악해 사후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눈 관리를 위해 학교 측이 세심한 관심을 두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같은 봉강초등학교의 특색있는 교육은 이 학교가 올해 전남도교육청으로부터 농산어촌 돌봄학교로 선정되면서 가능해졌다. 돌봄학교는 농산어촌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특기 신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체험 지원 등 실질적인 교육기회 제공으로 도시와 농촌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전개되는 사업이다.

이 학교는 문화적 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도시문화체험과 역사문화체험, 해양체험, 과학체험, 생태체험, 극기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해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수학과목 보충 심화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방과 후 학습으로는 특기 적성계발을 위해 영어와 한자, 바이올린, 컴퓨터, 피아노, 미술, 풍선아트, 사물놀이, 로봇과학, 돌봄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운영 중이다. 이처럼  전교생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는 아직 학생들의 특기 적성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 발견하기 위함이란다.

나연심 교장은 “이같은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학력 향상과 특기를 신장시키는 것은 물론 사교육비 절감의 목표를 실현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도시와 농촌간의 교육격차 해소를 통해 도시민들이 찾아오는 학교, 살아 움직이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봉강초등학교 교직원들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 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