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 공무원의 고뇌 시에 담아 ‘초록세상을 꿈꾸다’
해직 공무원의 고뇌 시에 담아 ‘초록세상을 꿈꾸다’
  • 태인
  • 승인 2008.09.18 09:14
  • 호수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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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점기 전 지부장 출판기념회…19일 커뮤니티센터
촛불의 힘으로 당당한 나라/ 대~한~민~국/촛불의 힘으로 우리 민족끼리/통~일~조~국/우방의 이름으로 건/보호다 뭐다 협력이다 뭐다/흰수작 개수작 같은 이름이로건/ 이 땅 허리꺾인 내 누이의 땅에/이방인의 군대가 들어와 있는 한/효순이 미선이를 깔아 죽인 미군탱크가/삼천리 금수강산을 휘젓고 다니는 한/나는 아니다 고개 들어 조국의 하늘 아래/직립보행/자주 독립이 아니다<시 다시 금남로에서·전반부>

광양시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2004년 공무원노조 활동과 관련 해직된 것으로 유명한 민점기 광양문인협회 지부장이 해직 4년 동안의 현장활동 등을 담은 시집 ‘초록세상’을 펴냈다.

민 지부장은 해직뒤 공무원노조 광양시지부장과 민주공무원노조 조직강화위원, 현 광양진보연대 상임대표를 지내면서 써 놓은 시 53편을 묶어 시집 ‘초록세상으로’을 19일 오후 6시30분 커뮤니티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그는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엿보다 그 속에 스며 있는 애틋하고 따스한 그리고 웅혼한 민중들의 삶을 보았다. 어여쁘고 씩씩한 노래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노조활동 진보활동의 길에서 어깨 부비며 함께 걷다가 더불어 노래하는 법을 배웠다.
때로는 나지막이 때로는 호쾌하게 우리들 노래와 몸짓 속에 깃든 우리 민족의 고귀한 전통과 얼을 잘 보듬어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역동적인 힘으로 줄기차게 전진해 온 무리 민중들의 참 목소리를 잘 엮어내어 초록세상으로 나아가고자 글을 썼다”고 말한다

77년 공직에 들어 온 그는 2004년 해직되기 전까지 25년의 공무원 생활 중 15년을 광양시에서 근무했다.
한국문학세상 김영일 시인은 “공무원노조 활동을 하면서 진보와 보수, 악과 선, 그 분탕치는 갈등을 겪으면서 느낀 그 숱한 맘 고생 등 너무도 말 많은 세상을 몇 줄의 시로 줄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도선국사 효행기와 매천의 만수동 편지, 용지마을큰줄다리기 등의 향토시는 지역사랑에 다름 아닌 그의 맑은 향토애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안삼현 시인은 “민점기 시인이 넋 빠진 시대의 어지러움을 이겨내고 초록세상으로 함께 가자고 노래하듯, 앞으로도 애오라지 따뜻한 감성의 바탕위에서 이 나라 민중의 의식을 깨우치는 선구자의 역할을 다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격려했다.

민 시인은 “항상 깨어있는 의식으로 남은 삶이 빈 껍데기가 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6시30분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리는 출판기념회에는 시낭송과 사물놀이, 노래공연, 설장고 공연 등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