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백운산 양도 철회’요구
갈수록 커지는 ‘백운산 양도 철회’요구
  • 박주식
  • 승인 2011.10.04 09:23
  • 호수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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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백운산 지키기 연대회의 결성 ‘공동투쟁’다짐

불타는 서울대 백운산의 서울대 무상양도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서울대 로고에 불을 지르고 있다.

백운산의 서울대 무상양도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서울대의 남부학술림 캠퍼스 제안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로고를 화형 하는 등 ‘백운산 무상양도 철회’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백운산지키기 시민행동과 지리산찾아오기 구례군민행동, 시민 등 200여명은 지난달 29일 광양읍 서울대남부학술림 입구에서 집회를 열고 백운산의 서울대 무상양도 반대와 서울대법 폐기를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이승종 부총장 등 협상단이 이성웅 시장을 만나 그동안의 백운산 관리 소홀을 사과하고 남부학술림 중심의 캠퍼스를 만들겠다고 제안을 했으나, 백운산을 무상 양수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음에 따라 또다시 궐기했다.

이날 집회에서 박봉수 이장단장은 규탄사를 통해 “시민의 안식처가 되고 보금자리가 된 백운산을 이대로 서울대에 뺏길 수는 없다”며 “정부와 서울대의 비도덕적, 비양심적인 발상을 저지, 고발하고 15만 시민의 힘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민모두의 힘을 한데 모아 우리의 영산인 백운산을 꼭 찾아옴으로써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자”며 “백운산은 서울대 산이 아니라 광양시민의 산인만큼 반드시 지켜내 우리가 가꾸고 우리가 보존하자”고 호소했다.

불교계를 대표한 보광사 현능 스님은 “백운산은 시민의 땅이요, 뿌리요, 삶의 터전이다. 백운산 무상양도는 광양에 셋방살이를 해오던 서울대가 집을 내 놓으라는 꼴”이라며 “서울대는 깡패대학이 아니라 최고의 지성인들인 만큼 더 이상 깡패 짓을 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광양 향교 박기오 전교는 “백운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두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백운산은 나무한그루, 돌 한 개까지 조상 대대로 지키고 가꿔온 우리의 삶터”라며 “학교 재산불리기에 혈안이 된 서울대의 욕심을 버리게 하고, 시민의 정당한 주장과 염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집회에선 지리산ㆍ백운산 연대회의(백운산지키기시민행동ㆍ지리산찾아오기구례군민행동ㆍ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ㆍ전남환경운동연합ㆍ전남진보연대(준))명의로 결의문도 채택됐다.
연대회의는 결의문을 통해 “집회와 시위 등을 통한 지역주민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는 지리산과 백운산의 무상양도 욕심을 포기하지 않은 채, 지역을 우선 달래려고만 하고 있다”며 “서울대가 학문하는 집단이라면 주민을 구슬리기보다 사죄하고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는 65년 동안 백운산의 재목을 남벌한 주범이며, 생계용으로 산을 이용하는 주민위에 군림한 불량한 관리자였다”며 “서울대가 지리산과 백운산을 수익 사업장으로 삼지 않는다면 소유권을 가질 이유가 없으며, 학술 연구 활동이 제한받을 까닭도 없다”고 밝혔다.

백운산지키기 시민행동은 이날 이후 광양읍 서울대남부학술림 입구에서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릴레이 시위를 계속한다. 또 매주 목요일은 읍면동별로 돌아가면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백운산의 서울대 무상양도 반대 운동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백운산지키기 시민행동과 지리산찾아오기 구례군민행동은 지난달 26일 광양사무실에서 회동을 갖고 ‘지리산ㆍ백운산 지키기연대회의’를 결성, 상호 정보공유와 온라인 공동활용 등에 동의하고 향후 정부ㆍ서울대와의 투쟁에 공동으로 나설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