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
“가족들이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10.02 09:08
  • 호수 28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방울국악제 판소리 일반부 최우수상 수상한 김유진씨
지난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광주에서 열린 제16회 임방울 국악제에서 우리지역 출신인 김유진(22ㆍ사진)씨가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현재 대전 목원대 한국음악학부 판소리 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유진씨는 이번 대회 판소리 일반부에는 전국에서 판소리 고수들 17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상에 이어 당당히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외할아버지 기도 덕택
 
유진씨는 “이번 최우수상 수상이 나에게 너무나 값진 상이었다”며 “특히 외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소중한 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머니의 사업실패로 소리를 배우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는데 외가 친척들이 물심양면으로 많이 도와줬다”며 감사를 전했다. 

“외할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으신 데도 매일 절위해 기도를 해주셨어요. 할아버지 입원하신 날이 임방울 대회 당일이었는데 할아버지께서 입원까지 미루고 따라 오신다는 걸 간신히 말렸어요. 소리할 때 할아버지 생각하면서 열심히 한 게 이렇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쁩니다.” 외동딸인 유진씨는 4년 전 아버지의 고향으로 진주에서 광양으로 이사 왔다. 현재 그의 부모님은 중동에 살고 있다. 화가인 아버지 김한석씨는 고향이 태인동이며 주로 광주에서 화가 생활을 하다가 최근 고향에 내려와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어머니 박정희씨는 진주 출신이다.

유진씨는 광주 송원초에 다니던 중 국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유진씨의 어머니는 수많은 과목 중 가야금 병창부에 등록을 시킨 것. 김유진씨는 “가야금을 배우면서 손도 아프고 지루하게 느껴졌던 때도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어렸을 때 솔직히 화가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미술을 배우고 싶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재능을 그대로 이어받았는지 유진씨는 그림 그리기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발휘,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가야금 병창을 배우던 중 유진씨는 집안 사정으로 5학년 때 광주에서 경남 진주로 이사를 갔다. 그곳에서는 가야금 병창을 배울 곳이 없어 1년 동안 국악 공부도 하지 못하고 세월을 그대로 흘려보냈다. 그런데 그에게 뜻하지 않은 인연이 찾아왔다.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조통달 명창과 유태평양 군이 공연하는 모습을 본 유진씨의 어머니가 조통달 명창에게 전화를 하면서부터 그의 국악 인생은 다시 시작하게 됐다.
 
조통달 명창과의 인연
 
당시 어머니 박정희씨는 조 명창의 전화번호를 무작정 알아내서 딸을 제자로 받아달라고 통사정 했던 것. 우여곡절 끝에 유진씨는 익산에 거주하고 있던 조 명창을 만나 겨우 테스트를 받을 수 있었다. 당시 조 명창은 유진씨의 소리를 듣고 “목소리가 참으로 예쁘다”며 제자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후 지금까지 김유진씨는 조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며 인연을 맺고 있다.  
김씨는 지금까지 수상 경력은 화려하다. 2003년 박동진 전국판소리 경연대회 우수상을 시작으로 2004년 송만갑 전국판소리 경연대회 대상ㆍ한국 전통음악 전국경연대회 대상, 2005년 남도민요 전국 경창대회 일반부 2등을 휩쓸었다.

완창 경력도 가지고 있다. 2002년 고1때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흥보가 3시간30분 완창을 시작으로 2005년 전주전통문화센터 해설이 있는 판소리 흥보가 반창, 2006년도 전주전통 문화센터 해설이 있는 판소리 수궁가를 반창했다. 대학 재학 중에는 2006년 목원대학교 창극 수궁전 호랑역, 2007년 목원대학교 창극 심청전 뺑파역, 2007년 전주세계소리축제 대학창극 심청전 뺑파역 등을 두루 맡았다. 
그는 소리의 매력에 대해 “처음 소리를 시작 할 때는 정말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노력한 만큼 실력은 돌아온다는 신념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시작은 힘들었지만 고생한 만큼 돌아오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 소리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가족은 든든한 버팀목
 
그가 국악인으로 걸어오기까지 가족, 특히 어머니의 힘이 컸다. 국악에 열정이 대단한 어머니가 항상 매니저를 자청하며 그림자처럼 유진씨와 동행한다. 텔레비전에 국악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좋은 말이나 중요한 내용을 메모한 뒤 유진씨에게 조언해준다는 것. 신문도 스크랩해서 모아두고 국악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국악한마당은 빼놓지 않고 꼭 본다는 어머니는 한복을 어떻게 입고 나오는 지도 꼼꼼히 모니터 하는 등 유진씨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어머니 박정희씨는 “딸이 너무나 쾌활하고 착해서 소리를 배우는데 더없이 좋은 재목”이라며 “이번 대회 수상을 통해 장래를 촉망받는 것 같아서 더없이 기쁘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화가이신 아버지 덕택에 대회에 참가하면 부채 걱정은 필요없다”고 웃었다. 다른 참가자들은 부채를 사야하지만 유진씨는 아버지가 직접 부채에 그림을 그려주며 독려해줘 주위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한다. 

김유진씨의 꿈은 우리나라에서 인정받는 국악인이 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소리를 더욱더 배워서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공연을 많이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판소리 대중화에도 힘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소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화에 앞장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