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한국, 걸어서 직접 체험해요”
“아름다운 한국, 걸어서 직접 체험해요”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10.02 09:10
  • 호수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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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도보 순례하는 환경운동가 미야타유지씨
‘걸어서 걸어서 창녕 우포늪까지…’
오는 27일부터 11월 4일까지 경남 창원 일원에서 열리는 람사르 총회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오로지 배낭 하나만 짊어지고 한반도를 걸어서 순례하는 일본인 환경 운동가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야타유지(宮田祐次ㆍ26ㆍ일본 요코하마) 씨. 미야타씨는 지난 8월 6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땅을 밟은 뒤 지금도 홀로 한반도 곳곳을 누비고 있다.

미야타씨는 일요일인 지난달 28일 순천에서 광양으로 행선지를 옮겼다. “광양 컨테이너부두쪽으로 걷다가 우연히 부엉이를 봤다”는 그는 “이렇게 희귀한 동물이 광양에 있는 것을 보니 이곳 환경이 좋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미야타씨는 29일 광양 환경련 측과 우리지역 문화해설사 등과 만난 후 30일 다음 행선지인 남해로 걸어서 떠났다.

그가 환경에 관심을 가진 것은 여섯 살 때이다. 우연히 뉴스를 보다가 오존층이 환경오염으로 인해 파괴되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 환경에 관심을 가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후 그는 주변 환경을 넘어 전 지구촌의 환경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가 지금까지 돌아다닌 나라만 해도 미국, 뉴질랜드, 호주, 유럽, 인도네시아, 중국 등 십여곳 이상이다. 중국에서는 홍콩에서 북경까지 걸어간적도 있었다.
미야타씨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4년이다. 연세대 어학당에서 1년 6개월 동안 한국어를 배웠던 그는 현재 일상생활에서 특별한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한국인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한국어 실력을 갖췄다.
 
가족들 지원 덕택에 환경운동가 꿈꿔
 
그가 지금처럼 환경 운동가가 되기에는 가족들의 힘이 컸다. 부모님과 형, 누나, 동생을 두고 있는 미야타씨는 비교적 대가족 집안이다.
그는 “집에서 내가 하는 일에 공감을 표하고 지지해주고 있어서 소신껏 일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과거에 고기를 좋아했으나 육류의 폐해에 대해 알고 난 후 주로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한다는 미야타씨는 “한국 음식이 맵기도 하지만 입에 잘 맞아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생활했을 때와 달리 지금 이렇게 도보 순례를 해보니 또 다른 한국이 보였다”는 미야타씨는 “한국은 특히 바닷가가 매우 아름답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 8월 6일 인천에 도착한 후 군산 새만금에서부터 본격적인 도보 순례 시작했다. 주로 혼자서 걸었으며 가끔 지역에서 만나는 환경운동가들과 만나기도 했다.

미야타씨는 군산 새만금을 시작으로 굽이굽이 지나 고창-영광-함평-목포-강진-장흥-보성-순천을 거쳐 광양에 도착했다. 걸어온 길만 해도 460km는 족히 넘는다. 미야타씨는 한국인의 친절함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숙소와 점심을 제공해주는 사람들, 격려를 아끼지 않은 사람들, 심지어는 차비라도 하라며 꼬깃꼬깃 쌈짓돈을 내놓은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미야타씨는 “어딜 가나 친절히 대해주는 한국 사람들 덕택에 힘들지만 외롭지 않은 도보 순례를 이어왔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앞으로 가야 할 곳은 사천-고성-마산을 거쳐 창녕 우포늪이다. 오는 27일 창원에서 열리는 람사르 총회에 참석하는 것을 끝으로 여정을 마치게 된다.

미야타씨의 꿈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환경 올림픽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조그마한 힘을 보태는 것이다. 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환경 올림픽으로 개최하기를 기대했는데 그런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며 “2012년 런던 환경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세계 일주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동남아를 시작으로 중동-유럽 등을 거쳐 런던에 도착해 세계인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예정이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환경운동가의 삶을 살겠다는 그는 “지구촌 사람 모두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모든 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꼭 실천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