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에너지의 나라 독일을 가다 ③
환경과 에너지의 나라 독일을 가다 ③
  • 광양뉴스
  • 승인 2011.10.17 09:39
  • 호수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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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연수 후기
유현주 전라남도의원


에너지자립공동체 윤데마을

전 세계적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윤데마을은 우리나라에도 그 사례가 많이 소개되어 있는 ‘에너지자립마을’의 대명사다. 우리가 ‘니더작센도 괴팅엔시 윤데리’라고 애교와 향수 섞인 농담을 하며 지방도를 따라 찾아간 윤데마을은 그 유명세에 걸맞게 마을을 찾는 연수단,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한 작은 홍보관도 갖추고 있었다.

2001년 괴팅엔대학의 한 연구소에서 ‘재생에너지만으로 자립이 가능한 마을 만들기’ 연구를 시작했고, 그 모델이 될 만한 마을을 공모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마을 주민들은 재생에너지나 에너지자립의 개념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하지만 사업이 설명되고 농부들, 산림업자, 근거리 난방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만들어지면서 스스로 에너지 자립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연구소가 제시한 ‘주민 70% 이상의 동의’라는 조건을 10개월만에 가뿐하게(?) 통과한 윤데마을은 괴팅엔시와 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농부들이 내놓은 가축분뇨와 농업부산물, 산림업자들이 내놓는 나무칩을 주원료로 하여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가축분뇨 탱크와 자그마한 자체 발전소를 가진 윤데마을은 나무칩과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열병합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해 지역전력회사에 팔고, 발생하는 열은 지역에 온수를 통해 난방으로 공급하면서 완벽한 재생에너지 자립마을이 되었다.

농업부산물과 섞여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난 가축분뇨는 훌륭한 거름이 되어 다시 농부들에게 돌아간다.
발전소 주변은 30톤의 가축분뇨를 저장하는 탱크가 있음에도 냄새가 나지 않도록 잘 관리되고 있었다.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는 시설은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에너지와 거름을 생산하여 제공하는 ‘효자’가 된 것이다.

생태주거단지 보봉마을

독일의 환경과 에너지를 말할 때 프라이부르크는 빼놓을 수 없는 도시이며, 여러 책으로도 소개되고 있는 독일의 ‘환경수도’이다. 프라이부르크는 도시 전체가 생태와 환경을 생각하여 개조되고 있는 도시이고 보봉마을은 대표적인 시민 주도형 생태주거단지로 소개되고 있다.

보봉은 1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병영, 1992년 연합군 철수까지 프랑스군이 주둔했던 군부대 지역으로 철군 후 활용방안에 대한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생태주거단지’로 추진된 지역이다. 당시 주민들은 태양열을 주에너지원으로 하고,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 감축, 쓰레기 발생량과 물소비량 감소, 콘크리트 사용 억제 등을 원칙으로 생태마을 만들기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보봉마을에는 건축가 롤프 디슈가 건축한 헬리오트롭(태양을 향하는 집)이 또 하나의 랜드마크인데 단열유리로 된 원통형의 3층 건물이 태양을 향해 회전하며 태양광에너지를 생산하고, 빗물 집수장치를 통해 빗물을 모아 세탁과 청소 등에 활용한다. (원통의 반은 유리이고, 반은 목재이다.)

보봉의 일부 단지는 시에서 일괄 조성한 주거공간이고, 일부단지는 주민들이 모여 직접 살고 싶은 공동주택을 디자인해 건축한 건물들로 다양하게 구성된 주거단지이지만 모두가 위에서 언급한 원칙들을 지키며 만들어졌다. 지붕에는 태양광, 마을 곳곳에는 녹지와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들이 생태마을답게 펼쳐져 있어, 우리가 찾은 그 시간에도 단체로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았다.

주민자치와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유명한 보봉마을은 생태주거환경을 추구하는 우리에게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