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있는 시민은 ‘명품 도시’의 최고 브랜드이다
교양있는 시민은 ‘명품 도시’의 최고 브랜드이다
  • 광양뉴스
  • 승인 2012.03.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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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광양여중 교장
요즈음은 축제가 많아서 취향에 맞는 주제를 골라 여러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지방자치 시대를 맞이하여 각 지자체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축제를 개최하는 것이다. 이제 봄바람과 더불어 매화축제를 보러 우리 고장을 찾는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다.

철도를 이용하여 장거리 여행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상황을 만나게 된다. 그날은 바로 내 옆 편에 두 분이 앉아 있었는데 50대 중반 정도 되는 부부모습 이었던 것 같다. 순천을 출발, 천안에서 내렸는데 가는 동안 보기에도 닭살스런 부부로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금슬이 좋아 보였다.

음식을 함께 나누어 드시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잘 늙어 가는 분들이구나 할 정도로 한편으론 부럽다는 생각까지 했다.

얼마 후 두 분이 내리고 나서 그 좌석을 보니 먹다 남은 귤은 탁자 위에 구르고 있고, 보던 신문은 구겨서 옆에 놓인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그런데 그분들의 옷차림을 보면서 그 정도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

금 더 있다가 앞자리의 건너편에 계신 분이 보였는데 40대 후반 정도로 사업하는 분으로 보였다. 그분은 수원에서 내렸는데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내릴 때가 되자 전원도 끄고 주변을 다 정리하고, 일어서서도 주변을 다시 한번 살핀 후 자기가 버려야 할 것은 다 챙겨서 가지고 갔다.

이 두 경우를 보면서 필자는 ‘사람이라는 것이 교양, 품격, 품위라는 것도 아주 사소하지만 저런 경우에도 표시가 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교양이라는 것이 아주 거창하거나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스스로가 품위 있고, 품격 있게 행동하고자 노력하는 것, 그것이 축적이 되면서 교양이라는 것이 생겨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은 스스로가 대접받을 수 있게끔 행동할 때 타인들로부터 기대하는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교양이란 꼭 많이 배우고 좋은 대학을 나와서가 아니라 삶의 여정에서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쌓이면 가능한 것이다. 그러기에 어려서부터 올바른 식탁예절, 휴지줍기, 주변 정리하기, 신발 바르게 신고 벗기 등을 몸에 배게 한다면 이는 분명히 교양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우리 사회는 기본 질서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기본질서가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기본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도 다 알고 있다. 이를 잘 지키게 하는 것이 도덕교육의 출발이다.

이제 갓 입학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예전에는 느끼지 못하는 한마디로 예쁘기가 그지없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교실로 통하는 복도 안에서 함부로 신발을 신고 벗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지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알게 된 사실이 더 놀라게 만들었다.

이유를 물은 즉 ‘아직 1학년이라서 신발을 어떻게 벗는지 잘 몰라서 그랬다’는 것이다. 아니 유치원과 초등학교 6년을 다니면서도 신발을 어디에서 벗을 줄 모르게 되었다면 어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렵다.

교육의 출발은 지식교육 이전에 생활교육이다. 우리 생활의 모든 면에서 좀 더 품위를 갖추고 품격이 있도록 스스로도 대접하고 타인에게도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행동해 나간다면 우리 사회는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좀 더 밝아질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오늘날 같이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에 매너가 좋으면 취업하는데 매우 유리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역량임에 틀림없다. 나아가 ‘문화 르네상스’를 꿈꾸는 광양시가 명품도시를 만들어 가려면 산업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품격이 넘치는 친철하고 예절바른 시민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는 내 자녀와 자녀 주변 아이들이 어디에서나 교양있는 시민이 되도록 지도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