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인동 버스가 제철소로 간 이유는
태인동 버스가 제철소로 간 이유는
  • 지정운
  • 승인 2012.05.29 09:46
  • 호수 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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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제철소본부 3동 앞에 주차된 태인동 마을 버스. 이 버스는 지난 21일부터 운행을 중단하고 이곳에 서 있다.

버스기사 “제철소가 버스 운영방식 바꿔 급여 줄었다”
제철소 “수리비 과다 청구 등 회계 투명성 확보위한 조치”

태인동 마을버스 기사가 광양제철소 본부 3동 앞에 버스를 세우고 제철소장 면담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유는 포스코가 태인동 마을버스의 운영을 기존의 태인동발전협의회에서 초원관광으로 위탁하면서 자신의 월 수입이 현격히 줄었다는 것.

버스 기사 김모(46ㆍ남)씨는 “최근 포스코가 버스 운영방식을 직영체제에서 위탁체제로 전환하며 월급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며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과거와 동일한 급여를 받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김 씨는 “버스 운영의 결정권이 없는 직원들을 만나봤자 변명만 늘어놓고 해결이 안될 것 같아 소장 면담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태인동 마을버스는 지난 2007년 말 운행이 시작됐다. 버스 운영은 클린태인동만들기협의회가 태인동발전협의회에 맡겨 2011년 11월까지 운영했지만 정비비 과다 청구 등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운영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클린태인동만들기협의회와 관련 전 사무국장의 공금횡령이란 아픈 기억도 작용을 했다.

클린태인동만들기협의회 관계자는 “마을 버스 운행 초창기에는 태인동발전협의회에서 모든 운영을 책임지고 예산만 클린태인동협의회에서 주는 형식이었으나, 운영도중 수리비가 과다하게 청구되는 문제점들이 드러났다”며 “버스의 안전관리와 투명한 회계처리를 위해 다각도로 검토한 끝에 전문업체에 위탁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당시 수리비 과다 청구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클린태인동만들기협의회는 경찰에 내사를 의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수리비 과다 청구 부분에는 경찰에 내사를 의뢰해 아직 결과가 안 나온 상태”라며 “경찰에 그동안의 운영 관련 서류를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버스 기사의 월급여가 줄어든 부분에 대해서는 “위탁 계약을 한 업체에서 버스 기사를 정식 기사로 등록했고, 이 과정에서 보험료 등을 소급 공제하며 급여가 당초에 받던 것보다 줄어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버스기사 김씨는 “경찰의 내사로 인해 정비비와 기름값을 과다 청구해 횡령했다는 오해를 주민들로 받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개인은 물론 태인동 전체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태인동발전협의회는 이 문제와 관련 마을 버스의 운영을 현재의 위탁 방식이 아닌 태인동발전협의회에서 운영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