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규 자유기고가]마을의 매력, 사람의 향기
[박두규 자유기고가]마을의 매력, 사람의 향기
  • 광양뉴스
  • 승인 2012.09.24 09:56
  • 호수 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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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운 고인돌과 평뜰, 가운데 먼 배경이 백운산이다.

산 아래 깃든 역사 샘물에서 퍼낸다(옥룡면 산본 남정 상운 하운 상평 하평 양산 외산 마을)

백운산으로 치솟는 형제봉을 지나면서 남쪽으로 뻗은 산줄기가 광양읍 내우산으로 내려오며 봉강과 옥룡을 구분한다. 이곳 옥룡면의 서편 산기슭과 마을에는 광양의 역사가 오롯이 깃들었다.

옥룡사 터와 도선국사 비, 중흥사와 중흥산성, 고인돌과 각종 기념비. 더불어 평뜰은 옥룡의 중심이고, 도선국사 마을 사또약수와 자연휴양림은 손님을 부르며 활력소로 기능한다.

서산 아래 마을마다 깃든 역사
산본은 화살대밭 아래 있어서 전본촌(箭本村)이었는데 지금의 산 밑으로 옮기면서 이름을 바꿨다. 저수지 안쪽이 원동이고, 남정으로 가는 고갯길에 고인돌이 있고 청동기-원삼국시대 유물이 나왔다.

평촌은 옥룡 입구 평뜰에 있고 평교라 한다. 남정은 가목재 밑의 맑은 샘 때문에 은하정(銀河井)이었고 현감이 마시는 샘물 아래라고 남정이 됐다. 고인돌이 44기나 있어 광양 최대 군집지다.

상운은 산골짜기라는 뜻의 굴물이고, 구름과 안개가 자주 낀다고 운리(雲里)였는데 상운과 하운으로 분리되었다. 봉강 넘어가는 길목에서 산속으로 중흥산성과 중흥사가 있다. 삼정지는 쌍정촌(雙亭村)이었고 옛 면사무소 터와 오씨 열녀비가 있다.

하운은 아랫굴물이다. 상평은 평촌을 구분하여 웃평뜰이다. 초등학교에는 ‘7의사 삼일운동기념비’를 비롯한 표석이 섰다. 하평은 아랫평뜰에 위치하고 옥평사에 ‘암연정 유허비’가 있으며 당산나무 주변에 고인돌이 많다.

양산은 상산과 중산을 합한 이름이다. 상산을 산내라고 하는데, 기록상 내촌은 추산천 안의 상산 중산 외산을 포함한 것이다. 외산은 하산과 놋점골로 불렸다.

중산에 백운산 자연휴양림이 있고, 외산에 옥룡사와 운암사 터 그리고 동백숲에 쌍비쌍탑이 있다. 상산 ‘숫우물’은 현감의 식수여서 사또약수라 하며 여수 순천 사람들까지 생수로 퍼간다.

양산은 도선국사 전통테마 마을로 알려져 손 두부(나종필) 도자기(조주현) 천연 염색(박성애) 부채 그림과 다도(김정국) 공예(송금희) 수제비(이순심)와 음식 및 농사 체험을 펼치며 활력을 얻고 있다.

산의 정기를 살리는 사람들
산본 김정태(43) 씨는 백운산 기운을 따라 들어와 전통 도예를 하며, 신효정(39) 씨는 토우 작품에 감정을 이입하여 남들과 소통한다. 남정 권동주(80) 씨는 상여 나갈 때 종구장이를 20년 했는데 요즈음은 상여도 없어서 영 휘영하다. 6.25사변 때 담양과 백운산에 끌려갔다 왔고, 어머니를 도와 7남매가 성장하고 자녀를 키운 일을 회상하면 가슴이 울컥한다.

상운 이춘연(63) 씨는 큰 대밭을 가꾼다. 지금은 대 값이 말이 아니지만 필요에 따라 우리 지방의 대를 모아 고흥, 강진, 목포 등지에 판다. 김덕환(58) 씨는 30년 전 삼정 물레방앗간을 인수하여 운영하는데 도로 확장 때 물레방아는 철거하고 식량용 방앗간을 이어간다.

상산 신승균(59) 씨는 산삼을 캐는 심마니 경력 32년째다. 고추, 생강, 도라지 등을 재배하며 심마니 초기에는 5월~10월까지 반년은 산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은호(58) 씨는 한우와 단감을 소득원으로 삼는데, 축산업은 버리려고 한다. 도선국사 마을 운영위원장으로서 하루 600명의 체험 활동도 해냈고, 한옥 민박 12채 신축이 무난하도록 행정적 지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