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비는 껑충, 세탁비는 여전”
“운영비는 껑충, 세탁비는 여전”
  • 정아람
  • 승인 2012.09.24 09:57
  • 호수 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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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는 세탁소 갈수록 늘어…비용 현실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 멈춰있는 다리미가 세탁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조만간 문 닫아야죠. 기름값은 오를 대로 올랐는데 세탁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광양읍에서 중앙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채길(71) 대표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세탁(드라이 크리닝)에 사용하는 솔벤트값은 10년 전 18L 리터당 1만3천원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3배나 껑충 뛰어 3만6천 원 선이다. 사정이 이런대도 세탁비는 3~6천 원 선으로 10년 전과 큰 변동이 없다. 김 대표는 “이젠 그냥 용돈을 번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며 “조만간 문도 닫아야 하는데 앞으로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태인동에 있는 우정 세탁소 역시 부업으로 세탁소를 운영하며 단골손님을 대상으로 명맥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동네 세탁소가 치솟는 기름값에다 세탁소에 맡기지 않아도 되는 의류들이 늘어나고 있어 갈수록 살림살이가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세탁협회 광양시지부에 따르면 광양시에 있는 세탁소는 광양읍이 35곳. 중마동은 42곳, 광영동 15곳, 태인동4곳, 금호동, 성황동이 각각 1곳씩 총 98곳이다.  

하지만 이미 문을 닫은 곳도 많고 우정세탁소처럼 부업식으로 세탁소를 운영하며 일정하지 않은 곳도 있어 매일 문을 여는 세탁소의 정확한 수를 찾기도 힘든 실정이다.

박홍삼 제일세탁소 대표는 “오르지 않는 세탁비와 가정에서 빨아도 될 옷들이 많이 생기는 것을 탓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래도 그나마 단골 때문에 밥은 먹고 산다”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서동구 한국세탁협회 광양지부장은 “현재 문을 닫을 세탁소들이 10곳 중 3곳이고 하다 안하다 하는 세탁소도 많다”며 “아파트 상가에 세탁소들이 생기기 시작한 뒤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아파트 상가 세탁소는 배달은 기본이며 세탁비도 동네 세탁소보다 비용을 조금 더 받아 수익면이나 서비스 면에서 더 좋다는 것이 서 지부장의 설명이다.

서 지부장은 “섬유유연제나 세탁기들이 워낙 좋아져 굳이 세탁소를 이용할 필요도 없어진 것도 맞다”며 “특히 등산복들이 유행하는 요즘에는 일감이 대폭 줄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세탁비를 현실에 맞게 조정했으면 좋겠지만 우리 마음대로 올릴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세탁업계 불황 탈출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