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중용(中庸)의 한의학적 의미
[한방칼럼] 중용(中庸)의 한의학적 의미
  • 백건
  • 승인 2006.11.29 21:37
  • 호수 1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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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中庸)은 사서(四書)중의 하나로, 그 뜻은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으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음을 뜻하는 동양사상의 하나입니다.
 
곰곰이 되씹어 볼수록 중용이라는 철학적 사변이 건강을 지키는 명쾌한 답변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한방의학에서는 음양(陰陽)의 조화를 치료의 근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질병은 음과 양 각각이 지나치거나 모자라서 생기게 되는 것으로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춰줌으로서 병을 치료하게 됩니다.
 
즉, 음양의 조화란 중용의 다름 아닙니다.
요즈음 정보의 홍수시대임을 실감케 만큼 건강에 관한 많은 지식과 정보가 인터넷을 비롯한 많은 매체를 통하여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건강에 대한 도움말을 지나치게 맹신하게 되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물을 많이 먹게 되면 오히려 해롭다는 것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운동을 많이 하고 계속해서 물을 마시는 사람은 몸 안에 반드시 필요한 염분(소금)을 치명적인 수준까지 희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뇌가 붓고 폐에 체액이 스며들어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비타민의 과잉 복용 또한 건강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다한 비타민 A의 섭취는 뼈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고 때론 간손상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과다한 비타민 C는 메스꺼움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신장결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골밀도를 높이기 위해 먹는 칼슘이 지나치게 되면 아연, 철분과 같은 필수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하며 때론 요로계의 결석이나 변비, 속쓰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심지어 식이섬유도 지나치면 몸에서 칼슘, 아연, 철분 등의 흡수가 저하될 수 있습니다.

운동도 지나치면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등산은 당뇨병이나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좋은 운동임에 틀림없지만, 관절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해가 됩니다. 자신의 근력을 넘어서는 무리한 헬쓰는 염좌(삐임)나 근육파열 심지어 디스크의 탈출 같은 척추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자신의 체질은 이렇다 하여 어떤 음식은 전혀 먹지 않고 어떤 음식만을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체질의학은 장부(臟腑)의 허실편차(虛實偏差)를 조절해 주는 의학입니다.

체질의학에서는 음식이나 약들이 저마다 장부에 따라 좋고 나쁨이 구분되어 있지만, 어디까지나 정도의 차이지 절대적으로 먹거나 못 먹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골고루 먹되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은 덜 먹으면 되는 것이며 체질에 맞다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안 됩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무엇이든지 과다복용하지 마십시오. 몸에 좋은 것일 지라도 지나치면 나쁠 수 있습니다.
의학과 건강에서도 중용이 바로 그 열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