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커머스로 체험객 유치…
소셜 커머스로 체험객 유치…
  • 지정운
  • 승인 2012.11.12 09:52
  • 호수 4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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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으로 발전한 ‘포전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유명한 포전마을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소셜커머스 회사와 연계한 상품명을 화면 상단에서 바로 만날 수 있다.

올해 3월 30일 신규 등록된 상품을 기준으로작성된 한 소셜커머스 회사의 ‘여행/레저’상품 순위에는 포전 마을이 2위에 올라 있다. 

농촌마을이 소셜커머스를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한 사례로 볼 수 있는 의미있는 기록이다. 

소셜커머스로 체험객을 유치하고 이젠 마을기업을 통해 농촌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가는 논산 ‘포전 마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펴보자.

<글 싣는 순서>
1. 전통문화 체험으로 도시민의 시선을 사로잡은 부여 기와마을
2. 소셜커머스로 체험객 유치, 마을기업으로 성장한 논산 포전마을
3. 독일 굿아흐, 농촌관광 마케팅 기법 '쯔바이텔러란트 카드'
4. 가족 농장체험 프로그램으로 성공한 독일 라우터바흐 마을
5. 지속가능한 발전 농업, 환경, 교육 융합 도시농업 프로젝트
6. 지역농업생산자가 만든‘우리의 자연을 만끽하라’협회의 그린투어리즘
7. 에필로그-도시민과 농촌간의 교류, 새로운 농촌관광전략 절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공격적 마케팅으로 체험객 유치

포전마을이 녹색농촌 체험마을을 향한 도전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다. 물론 이곳에도 마을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구심점이자 핵심 역량인 지도자가 있었다.

1999년 고향마을로 귀농한 김승권 포전농촌체험휴양마을 위원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부터 4년 전 포전마을을 체험마을로만들어 마을자원의 가치를 극대화하자고 사람들을 설득했다.

체험마을을 하면 딸기를 직거래할 수 있고, 또 체험객이 직접 딸기를 따니 수확에 필요한 인건비도 줄어든다는 것.

또 체험객들이 마을에서 숙식을 하며 또 다른 소득원도 만들어 진다는 점을 설파했다. 이에 주민 30명이 뜻을 모아 마련한 4000만 원에 정부 보조금을 보태 지난 2009년 식당 겸 숙소 겸으로 사용되는 2층짜리 체험관 건물을 지었다.

이후 포전마을은 딸기체험 농가가 많은 논산의 장점을 살려 논산역과 자매결연을 맺고 코레일(한국철도공사)와 MOU체결을 하며 마을 홍보를 시작했다. 여기에 ‘쿠팡’ 등 소셜커머스 회사와 연계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가족단위의 방문객과 더불어 많은 도시민을 불러 모으는 유명한 곳으로 탈바꿈했다.

또 논산역의 도움으로 강경역과도 손을 잡고 강경역에 마련된 자전거를 타고 금강 변 자전거도로를 따라 포전마을로 올 수있는 길도 열었다. 이러다보니 딸기축제기간 동안에는 더 이상 딸기가 없어 체험객을 받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올 봄철 딸기 수확기에는 지난해보다 체험객이 훨씬 늘어 3000명 정도가 다녀간 것으로 마을은 파악하고 있다.

김승권 위원장은 “이들 중 700여명 정도는 SNS를 활용해 찾아온 체험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봄철의 경우 평일에도 인터넷 예약과 방문 체험객이 많은데 특히 주말에는 관광버스로도 와 하루평균 300~400명이 찾고 있다”며 “논산 인근의 부여를 비롯, 전국의 농가에서 벤치마킹을 하기위해 많이 찾아온다”고 밝혔다.

지역 자원을 연계한 마을기업 도전

포전 마을은 논산시에 산재한 13개 농촌체험마을 중 단기간 동안 나름의 성과를 올린 마을이다. 하지만 이곳도 체험 성수기라 할 수 있는 딸기 체험시즌이 끝난 후 무엇을 할 것인가하는 고민에 빠졌다.

김승권 위원장은 “농촌에서 체험이란 이름으로 도시민에게 선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아무리 많아야 50개 사업을 넘지 못한다”며 “그나마 농업을 병행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토마토 수확을 비롯해 가을철 고무마 캐기 체험을 포함했고, 사시사철 할 수 있는 가마솥 밥짓기, 떡메치기, 전 부치기 등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농촌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승마와 수상스키 코스를 연계시켜 도시민들의 관심을 키웠다. 이웃 마을에서 말을 키우는 농가와 연계해 승마체험을 넣었고, 강경읍 금강둔치에 있는 수상레저스포츠 시설에서 수상스키 등의 체험도 저렴하게 할 수 있도록 한 것.

포전 마을을 풍부한 체험 콘텐츠와 마을 주변의 훌륭한 지역 자원을 연계하는 작업으로 외지 손님을 끌어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마을 기업에서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고 홍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은 완공되지 않았지만 마을기업을 통해 정식으로 딸기잼 가공시설을 만들고 식품허가까지 받아 수익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김승권 위원장은 “이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세부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1~2년 내에 마을기업이 주민들의 삶속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상당한 갈등도 있었다. 어느 체험마을에서나 있는 주민들 간의 갈등이 그것인데 이곳도 예외는 없었다.

마을 운영과 관련된 적자의 책임을 위원장에게 따지기도 하고, 뭔가 따로 챙기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 등이 갈등 양상으로 불거지며 한때는 김승권 위원장이 위원장직을 내놓기까지 했다는 것.

그러자 마을 사업은 한발 앞도 전진하지 못했고, 마을 지도자의 역할을 확인한 마을은 다시 김 위원장에게 사업을 맡기는 일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김승원 위원장은 “어느 마을에나 있는 일로 생각한다”며 “이같은 일을 통해 마을이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덧붙여 “과거의 농촌은 농산물 생산기지에 불과했다”며 “농촌이 과거에 머물서는 희망이 없고, 농촌이 살길은 도시와의 교류 확대에 있는 만큼 지금 농촌에 희망의 씨를 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김승권 포전녹색농촌체험마을 위원장
“농촌의 미래, 새롭게 준비해야”

김승권 포전마을 위원장을 인터뷰하는 도중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김 위원장은 양해를 구한 후 갑자기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파리은행 서울지점이 그가 근무했던 곳이다. 연봉도 10여 년 전 1억 5000만 원대에 이르렀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고향을 찾아,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고향을 사랑하고 농촌에 대한 애정은 오늘의 포전마을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됐다. 소위 어떤 일에 미쳐야 결실을 낸다는 말을 여기서도 증명한 셈이다.

포전 마을은 과거 100호가 넘는 큰 마을이었지만 현재는 6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인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이 중에서 30여 가구 정도가 체험에 참가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노동력도 고령의 노인 인력이다. 하지만의 김 위원장의 노력과 열정은 이곳을 대표적인 농촌체험마을로 만들어냈다.

비결에 대해 김 위원장은 “1만 시간의 법칙”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성공한 마을들은 모두가 오르막과 내리막의 부침을 경험한 곳 들”이라며 “사람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듯 농촌에서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나름의 성공을 이뤄낸 김 위원장은 농촌의 미래, 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농촌은 현재가 기회”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시설채소 등이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FTA 등으로 외국 농산물이 밀려오는 시기에는 농촌에도 전혀 새로운 양상이 전개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농촌은 현재가 기회이지만 기회는 길게 있지 않은 만큼 지금부터 새로운 준비해야 미래를 희망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포전마을은 전국 20% 이내의 농촌마을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만이 가진 것을 특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