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새로운 주소를 알고 계십니까?”
“당신은 새로운 주소를 알고 계십니까?”
  • 김보라
  • 승인 2014.01.13 10:50
  • 호수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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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 열흘째, 큰 혼돈 없어 지역민 60% “옛 주소 선호” … 홍보 강화해야
중마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도로명주소 안내데스크.

2014년 1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도로명주소가 전면시행된 후 열흘여가 지났다. 이번 도로명주소 시행은 일제 때인 1910년에 만들어져 줄곧 사용된 기존 주소체계를 100년만에 바꾼 것으로, 아직은 ‘낯설다’는 여론이 많은 실정이다.

하지만 지난 1년여간의 예행연습과 관공서의 홍보 총력전에 힘입어 곳곳에서 큰 무리없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지난 8일 지역민 50명에게 ‘도로명 주소를 알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20명은 ‘알고 있으며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12명은 ‘도로명 주소가 뭔지는 잘 알지만 사용하진 않는다’, 18명은 ‘도로명 주소 자체를 모른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6명은 아직까지도 옛 지번 주소 사용을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실제로 민원인을 대면하는 주민센터·우체국·경찰서·소방서 등 공공기관에서는 이번 도로명주소 전면 사용으로 인한 혼돈은 많지 않았다.

김성수 중마동 주민센터 주민생활지원팀장은 “지난해 1년동안 주소명 병행사용으로, 행정시스템이 완벽히 마련돼 있고, 직원들도 익숙하다”면서 “민원인 대부분도 도로명주소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제도가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마동 주민센터에서는 아직 주소를 숙지하지 못한 민원인들을 위해 ‘도로명주소 안내데스크’를 설치, 즉석에서 새주소명을 검색할 수 있게 하고 공무원들이 직접 설명을 해주며 센터 곳곳에 안내문을 내거는 등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번 주소명 변경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우체국과 택배업체 역시 지번주소를 도로명 주소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도입·운영함으로써 고객 불편을 예방하고 있다.

광양 경동택배 관계자는 “본사에서 지번 주소를 도로명 주소로 변환한 후, 병행 표기해 주기 때문에 무리 없이 잘 적응하고 있다”면서 “하루 아침에 다 외긴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기사님들도 자연스레 새 주소를 숙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체국 창구에서 우편물 접수시 도로명 주소와 우편번호를 모를 경우, 예전 지번 주소로 검색할 경우 우편번호를 알 수 없어 다소 업무 처리 속도가 늦어진 다는 점이 불편사항으로 꼽혔다.

광양우체국 우편 창구에서 근무중인 조은혜(27) 씨는 “내년에 우편번호도 5자리로 변경될 예정이어서, 새 도로명주소로 찾을 수 있는 우편번호 책자가 아직은 없다”면서 “이로 인해 새 주소와 우편번호 모두 모르시거나 지번 주소만 써서 우체통에 넣으신 경우에는 일일이 수기로 검색해서 써넣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이들과 노약자에 대한 홍보가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미숙 씨(38·광양읍)는 “흉흉한 일이 많아 아이에게 어렵게 주소를 외우게 했는데, 새 주소를 다시 외게 하려면 아이들이 혼란스러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종호 광양시 도로명주소 팀장은 “교육청과 협력해 교과서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고 도로명주소 우편엽서 보내기 교육을 실시했으며 방학 기간에는 학생 자원봉사자를 뽑아 다방면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어 “앞으로도 유치원생들 가방에 도로명 주소를 표기해주거나 시민단체, 마을 이·통장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도로명 주소의 빠른 정착을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