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박, 광양도 안전지대 아니다
청소년 도박, 광양도 안전지대 아니다
  • 이혜선
  • 승인 2014.02.17 09:47
  • 호수 5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마트폰·인터넷으로 도박 참여…도박하려 알바까지

연예인들이 불법 스포츠 토토나 사행성 온라인게임에서 수억 원을 잃는 일은 매체를 통해 종종 볼 수 있다. 이 같은 일이 우리 지역 청소년들에게서 일어나고 있다면 어떨까.

금호동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12일, 지역 커뮤니티에 청소년 도박에 관한 문의 글을 올렸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이 사설스포츠도박을 한다는 것을 알았는데 이것을 부모님과 학교에 알려야하는지에 대한 문의였다.

이 학생은 A씨에게 인터넷 사이트에 돈을 걸고 맞추면 계좌로 돈을 입금해준다며 학교에 스포츠게임에 참여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한다.

또, 이 도박으로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게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알바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중마동 모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B군도 “안하는 친구도 있고 하는 친구도 있는데 하는 친구들은 꾸준히 돈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어른들만 모를 뿐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한 학부모는 “자신도 아이들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불법 도박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도박에 빠져드는 아이들이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현금으로 하는 뽑기 같은 사행성 게임, 불법 스포츠 토토, 내기 등을 즐기면서도 청소년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금액이 소액인 경우가 많아 부모들도 알더라도 단순히 혼만 내고 넘어가거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죄의식이 없이 천천히 중독돼가는 것이다.

김미라 광양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장은 “학생들을 상담하다보면 불법도박을 하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며 “실태조사가 먼저 이루어지고 난 이후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도 이 같은 소식에 난색을 표했다.

도박은 성인들 사이에서도 알아채기가 쉽지 않은데 학생들 사이에서는 더욱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광양시는 그동안 학생들의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수년간 꾸준히 여러 사업들을 진행해오면서 가시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스마트폰 중독과 청소년 불법도박 참여에 대한 것은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사행성 게임과 불법도박에 대해서는 실태파악도 안 돼 있다.

정귀남 교육지원과장은 “교육청 차원에서도 실태 조사를 위한 계획수립을 해나갈 것”이라며 “학교와 학부모들에게도 협조를 구해 학생들이 불법 도박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