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꽃축제, 제대로‘힐링’했다
광양꽃축제, 제대로‘힐링’했다
  • 이혜선
  • 승인 2014.03.31 09:48
  • 호수 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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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꽃향기에 취하는 봄 … 입소문 타고 대성황


입소문을 타고 더욱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제8회 광양꽃축제가 지난 27일 개막해 30일까지 4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국제매화문화축제와 함께 광양시 대표 꽃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는 광양꽃축제는 봉강면에 위치한 농업기술센터 시험포장 5만 7055㎡에 튤립, 리빙스턴데이지, 국화 등 화려한 봄꽃들의 군락이 펼쳐져있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봄날의 힐링’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꽃축제는 일상에 지친 시민들과 관광객들, 겨우내 기다렸던 봄맞이에 ‘제대로 힐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꽃과 시민들이 주인공인 축제

광양꽃축제는 국제매화문화축제와 달리 특별한 개막행사가 따로 진행되지 않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하는 축제는 개장과 동시에 시민들이 발길만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오롯이 축제의 주인공인 꽃과 그 꽃들을 보기 위해 찾은 시민들, 관광객이 전부다. 아예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아니다. 풍차 잔디광장에 마련된 간이 무대에서는 7080라이브, 오카리나ㆍ플루트 연주회, 어린이 밸리댄스 등이 펼쳐진다.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삼삼오오 잔디밭에 둘러앉아 공연을 보며 박수를 보낸다.

개막행사를 위한 축제가 아닌 축제를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다양하게 제공하는 서비스 개념이다.


교통체증ㆍ품바ㆍ노점 3무(無)

광양꽃축제는 농업기술센터 시험포장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축제 기간 중에는 차량 진입을 완전통제하고 있다.

좁은 진입도로상 통제가 불가피한 점도 있지만 광양공설운동장과 매화주공아파트 부근 주차장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꽃축제장을 찾는 이들이 교통체증 불편을 느끼지 않는 편이다.

특히 지역축제에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품바공연이나 노점을 축제장에서는 볼 수가 없다.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아닌 클래식, 시간 때마다 펼쳐지는 라이브만 들을 수 있어 관람객은 축제 즐기기에 좀 더 집중할 수가 있다.

축제와 관련이 없는 노점 대신 광양시 로컬 푸드 판매장, 꽃씨ㆍ채소종자 판매장, 알스트로매리아 전시판매장, 소농기구 전시판매장, 우리잡곡 판매장, 야생화ㆍ매화분재ㆍ공기정화식물 판매장 등 광양시를 알리고 축제와 밀접한 품목들만 취급함으로써 광양을 알리는 것은 물론 축제의 본질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훼 판매장 관계자는 “아침 일찍부터 많은 관람객들이 꽃과 나무모종을 사가고 있다”며 “관엽식물, 묘목, 화분 등 다양하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베리 묘목을 구입한 한 관람객은 “이곳을 둘러보고 나니 집에서도 이렇게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커졌다”며 “화분이나 묘목들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 같아 기분 좋게 구입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꽃축제는 체험의 장
어린이집 소풍 장소로 각광

개막 첫날부터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모습은 어린이집 및 유치원 원아들이 선생님을 따라 꽃구경을 하는 모습이었다.

올해로 8번째를 맞는 꽃축제는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들의 소풍 필수코스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아이들은 실생활에서 만나기 힘든 꽃과 다양한 식물들을 접하며 살아있는 자연학습 체험을 하게 된다. 튤립정원과 봄꽃 정원은 인증 사진을 남기기 위한 셔터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85명의 원생들과 함께 소풍을 온 김영선 동화나라어린이집 원장은 “올해가 3번째 방문”이라며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구경하고 식사를 할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은데 이곳 꽃축제장은 그런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어 봄소풍 장소로는 이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경사가 없는 평지다보니 아이들은 물론 노약자들이나 휠체어, 유모차 이용객도 큰 무리 없이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투자대비 효과만점
타 축제도 개선돼야

광양시꽃축제는 전체 예산이 8000만원이다. 규모에 비해 저비용이다. 축제 준비 기간은 연중이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겨울에 집중 육묘해 축제 기간에 꽃을 내보낸다. 해가 거듭될수록 노하우가 집약되는 것은 물론이다. 덕분에 더 많은 볼거리가 제공되고 불편함은 줄어들었다.

광양시민들과 순천, 여수 등 인근도시는 물론 매화축제장을 찾아온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축제장을 찾은 이들이 또다시 입소문을 내고 그 입소문을 듣고 축제장을 찾고 이런 선순환 덕분에 광양꽃축제는 큰 홍보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수만 명이 찾는 알짜배기 축제다.

지난해에는 8만 명이 방문했으며 올해는 약 1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내에는 국제매화문화축제를 비롯해 전어축제, 국사봉 철쭉 축제, 광양불고기 축제 등이 해마다 열린다. 하지만 축제 때마다 축제의 질을 떨어뜨리는 품바공연, 불법 노점상, 엉성한 기획 등의 문제점들이 불거져 개선이 요구 되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축제의 본질을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광양꽃축제가 주는 교훈이다.  

인터뷰 | 김병호 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광양꽃축제가 새겨진 풍선들을 들고 축제장 곳곳을 누비며 관람객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살펴보는 김병호 과장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올해도 정말 많은 분들이 꽃축제장을 찾아줘 감사할 따름”이라며 “준비하는 기간 동안 직원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공을 돌렸다.

김 과장은 “광양 시민들이 먼저 찾아주는 축제가 된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축제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축제장을 더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