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17>
박옥경의 논술교실<17>
  • 광양뉴스
  • 승인 2015.02.13 21:42
  • 호수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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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졸업은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요. 하나의 출발이 끝나고 새로운 출발이 함께 시작되는 것이라서 아쉬움과 설렘이 동시에 가슴을 울리지요.
 
초등학교 시절이 가장 순수하고 좋은 때라는 것을 고정두 학생은 알고 있나 봅니다. 졸업을 하면서 너무 아쉬워하는 마음이 글 속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특별한 추억을 써보라고 했더니 별로 특별한 것은 없다고 초등학생으로 그냥 있고 싶다고 해요.

그동안 키워주신 부모님과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네요.

 이처럼 졸업을 소재로 쓸 때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 감사하는 마음, 앞으로의 계획 등을 편안하게 쓰면 되지요.  감사의 편지 쓰기, 동시 등으로 써보는 것도 좋은 글쓰기 공부가 될 거예요. 3월에는 학교마다 입학식이 있으니 입학을 소재로 써보세요.

<생활문>

졸업을 앞두고
        

광양중진초등학교 6-1 고정두

 

 모레는 졸업식이 있는 날이다. 내가 벌써 졸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서운하다. 좋은 일도 많았고 안 좋은 일도 많았지만 내가 건강하게 이만큼 자란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

어릴 때부터 말썽쟁이였던 나를 혼내면서도 다정하게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또 바르게 잘 지도해 주시느라 애쓰신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린다.

한글이 서툴러 글씨 쓰기 연습을 할 때는 손가락이 아프기도 했다. 그래도 방과후 논술 교실에 다니면서 글 쓰는 실력이 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수학도 어렵고 영어도 어렵다. 잘 해보려고 해도 잘 안되어서 짜증 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중학생이 되는 것이 은근히 두려워지기도 한다.

초등학생 때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중학생이 되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초등학생 때처럼 자유롭게 뛰어놀고 싶어도 그럴 수 없고, 잠을 실컷 자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나는 잠이 많아서 늦잠을 잘 때가 많은데 이런 습관도 고쳐야 겠다. 중학생이 되면 좋은 게 뭘까? 별로 없는 것 같아 나는 그냥 초등학생으로 있고 싶다. 우리 학교의 등나무 그늘도 좋고 운동장에서 맘껏 뛰노는 것도 좋다.

자전거를 타고 친구들과 누가 빨리 달리나 시합 하는 것도 재미있고, 축구 시합하는 것도 재미있다. 모둠 숙제를 할 때는 의견이 안 맞아 다투기도 하고, 누가 아이디어를 내면 우리 모둠이 제일 잘 하는 거라고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렇게 정든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아쉽다.

중학교가 가까이 있어서 대부분 다시 만나겠지만 교복을 입은 친구 모습을 보면 좀 어색하지 않을까? 그리고 중학교 선생님들은 더 엄하고 무서울 것 같다. 중학생이 되는 것은 자랑스럽고 대견한 일이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지만 공부를 많이 해야 하니 나는 초등학생으로 있고 싶다.

6년 동안 다닌 우리 학교, 선생님들, 친구들 모두 정다운 모습으로 내 추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