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노래 하루빨리 바꿔야”
“시민의 노래 하루빨리 바꿔야”
  • 광양신문
  • 승인 2006.10.19 20:08
  • 호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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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문 시의원…친일파가 쓴 가사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시민의 노래 가사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정문 의원은 지난 19일 시정질의를 통해 “서정주가 작사한 시민의 노래가 문제가 있다”며 “친일파의 노래를 시민들이 부르는 것은 자존심과 긍지를 버리고 애국선열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다”고 성토했다.


이 의원은 이어 “시에서 하루빨리 노래 가사를 바꾸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며 애국선열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후손이 되는 길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성웅 시장은 개사에 대한 확답은 유보하며 시민 여론을 수렴해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정문 의원은 “행정이 개사계획을 세우지 않을 경우 의원 결의, 시민단체와의 연대, 범시민 서명운동을 통해 반드시 친일을 청산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 일문일답

▲시민의 노래 가사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가사 맨 마지막 부분에 ‘내고향 큰광양’이라는 대목이 있다. 광양시는 알다시피 외지인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고향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자기가 태어난 곳을 말한다.
이는 외지에서 온 사람들에게 비하면 그다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내고향’보다는 ‘내고장’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을 가지고 가사를 바꿔야 할정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친일파가 시민의 노래 가사를 썼다는 것이다. 시민의 노래는 과거 동광양시가 개청되면서 서정주씨가 노랫말을 지었다. 그러나 서정주의 친일행각이 밝혀지면서 친일파가 지은 시민의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시민들의 자존심과 긍지를 버리고 애국선열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시민의 노래가 선정될 당시는 서정주의 친일행각에 대해서 알지 못했는가
90년도에 동광양시로 승격된 후 제정될 당시에는 서정주의 친일행각에 대해 대부분 알지 못했다. 당시 시민들은 서정주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시인으로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서정주의 친일행각이 민족문제연구소나 각종 언론을 통해 속속들이 밝혀지면서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우리가 몰랐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알고 있는 이상 어떻게 친일파가 지은 노래를 자랑스럽게 부르고 있을 것인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 시에 문제제기를 한 적은 없었는가
지난 사무행정감사때 문화홍보실 관계자에게 이 부분에 대해 지적했었다. 당시 문화홍보실 관계자로서는 섣불리 개사해야 하는지 답변할 위치가 않돼서 검토해보겠다는 말만 들었다.
이번 시정질의에 이성웅 시장에게 직접 질의를 했다. 이 시장은 시민여론의 수렴을 거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검토의 수준이 아닌 개사를 해야한다. 개사 계획을 세워서 추진할 것을 주장했으나 이 시장으로부터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앞으로 행정을 지켜보겠다.

▲노래를 바꾸는데 문제는 없는가
시민의 노래는 시민들과 정서가 맞지 않으면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불러야 하는데 친일파의 가삿말을 부르고 있다면 과연 시민들이 떳떳할 수 있겠는가. 현재 일년에 공식적으로 서 너 번 정도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그의 친일행각을 알고 나서부터는 단 한번도 시민의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이 문제는 개인이 아닌 시민모두가 생각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개사를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다소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꼭 시민의 노래는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

▲앞으로 대책은 무엇인가
행정에서 개사의 움직임이 없다면 의원이름으로 결의안을 채택하겠다. 그리고 시민단체 등과 언대해 청원을 받아서 청원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결의할 예정이다.

또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통해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의 노래 안부르기 운동 등을 전개해 나가겠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광양은 역사적으로 충절의 고향이다. 광양은 임진왜란에 충무공 이순신을 도와 수많은 왜적을 물리친 어영담 현감, 봉강에서 태어나 경남 산청과 진주성 싸움에서 수많은 왜병을 물리치고 전사한 강희보ㆍ희열 형제 의병장 등 애국선열들의 피가 흐르는 곳이다.

또한 한일합방의 소식을 듣고 절명시를 남겨 음독자살한 매천 황현 선생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대표적인 친일파가 쓴 시민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애국선열들이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서정주가 문학적을 뛰어날지 몰라도 친일파가 명백한 이상 더 이상 시민들이 이 노래를 불러야할 이유는 없다. 하루빨리 개사계획을 세워 시민의 노래를 다시 제정해야 한다. 
■ 밝혀진 서정주의 친일, 친독재 행각

△1915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남. 2000년 서울에서 사망
△일제시대 다쓰시로 시즈오로 창씨개명. 
△국민문학 1943년 10월호에 일문으로 시 <항공일에>를 씀.
△매일신보 1944년 12월 9일에 시 <송정 오장 송가>를 씀-제목의 오장은 일본 육군 계급의 하나로 하사에 해당한다. 이 시는 가미가제 특공대원의 하나로 미국군함에 부딪쳐 죽은 개성 출신의 송정 오장, 마쓰이 히데오(창씨 개명)를 찬양한 노래다. 그러나 미군을 머리털이 샛노란 벌레 같은 병정으로 비유한 것 등, 철두철미한 반미 친일의 내용들로 일관되어 있다.
친일시-<송정 오장 송가>
그대는 우리의 오장 우리의 자랑
그대는 조선 경기도 개성 사람
인(印)씨의 둘째 아들 스물한 살 먹은 사내..
우리의 동포들이 밤과 낮으로
정성껏 만들어 보낸 비행기 한 대에
그대, 몸을 실어 날았다간 내리는 곳,
소리 있이 벌이는 고흔 꽃처럼
오히려 기쁜 몸짓하며 내리는 곳,
쪼각 쪼각 부서지는 산더미 같은 미국 군함!
수백척의 비행기와 대포와 폭발탄과
머리털이 샛노란 벌레같은 병정을 싣고
우리의 땅과 목숨을 뺏어러 온
원수 英米의 항공모함을
그대 몸뚱이로 내리쳐서 깨졌는가......
장하도다
우리의 육군 항공 오장 마쓰이 히데오여
너로 하여 향기로운 삼천리의 산천이여
한결 더 짙푸르런 우리의 하늘이여
△조광 1943년 10월호에 수필 <스무 살 된 벗에게>를 씀-작가의 말 그대로 요설처럼 잡다하게 서술된 이 글도 핵심은 우리의 몸을 어딘가에 던지라는 것이다. 물론 그 어디는 징병이요, 천황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스물아홉밖에 안된 작가가 스무 살 된 벗에게 어디엔가 몸을 던지라면서 미안해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조광 1943년 11월호에 소설 <최체부의 군속지망>을 씀-군속제도는 중일전쟁 당시에도 있었지만 특히 1941년 9월 이후 대량으로 동원됐다. 군속은 사실상 전투요원으로서 해군작업 애국단원, 미영 포로 감시원, 기타 등으로 총 15만 명이 동원되었다. 이 소설은 한 우직하고 성실한 우체부 최씨를 통해 군속지망과 전쟁참여의식을 억지 춘향식으로 고취시킨 작품이다.
△서정주는 당시의 문단 비중에 비해서 상당한 분량의 친일작품을 남겼다. 평론 1편, 시 4편과 시인인 그로서는 안 써도 상관없었을 단편소설 1편, 수필 3편, 르포 1편 등 합계 10편 등 발견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불의한 현실에 싸우기 위해 활동했던 민중문학의 기세에 맞서 문학정신을 만들어 사상 논쟁을 일으킴
△1981년 쿠데타와 함께 광주민중항쟁을 총칼로 진압하고 민주시민을 학살한 전두환 대통령 후보를 위한 텔레비전 지원 연설
△4ㆍ13 호언조치를 구국의 결단이라고 지지하는 성명 발표.

자료 출처 교과서와 친일문학(교육출판기획실, 동녘)ㆍ이정문 의원 시정 질문
 
입력 : 2005년 12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