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의 대화, 무엇을 남겼나> ‘자신감+소신’ 명확히 밝힌 정 시장
<시민과의 대화, 무엇을 남겼나> ‘자신감+소신’ 명확히 밝힌 정 시장
  • 이성훈
  • 승인 2015.09.18 20:33
  • 호수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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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00여건 질의, 다음 달 추진 상황 보고회 예정

정현복 시장이 지난 10일 광양읍을 시작으로 17일 금호동까지 12개 읍면동 시민과의 열린 대화를 마쳤다. 이번 시민과의 대화는 민선 6기 1년 성과를 공유하고 시정방향에 대한 설명, 시민과의 대화 그리고 추석맞이 경로당 위문 순으로 진행됐다. 총 6일 동안 걸쳐 진행한 시민과의 대화를 평가해본다.

“공무원 함부로 대하지 말라” 호통

정현복 시장이 지난해 취임 후 시작한 시장과의 대화는 시민들과 상견례 성격이 강했다. 정 시장은 지난해 각종 지역 현안에 대해 “된다. 안된다”고 명확히 답변,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정 시장의 확답은 올해 시민과의 대화에서 더욱더 강력해졌다. 사안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가부를 알려주고 검토할 부문은 언제까지 검토해서 알려줄지 확답을 했다. 이에 질문했던 시민들은 해당 사안에 대해 추가 질문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정 시장의 답변을 신뢰했다.

정 시장은 시민들의 질문 내용이나 태도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거침없이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취임 후 첫 시민과의 대화와 전혀 다른 대화 방식이다. 지역 편가르기를 하지 말라는 지적이나 공무원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일침, 예산을 세웠는데도 주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을 다시 제기하면 안하겠다며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지난 14일 골약동민과의 대화에서 골약중 이설문제를 놓고 공무원의 답변에 한 시민이 고성과 함께 화를 내자 정 시장은 해당 시민을 호되게 꾸짖기도 했다. 정 시장은“어르신들 계시는데 예의 없이 행동하느냐”며“공무원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고성을 내며 몰아세우느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한테 그러면 되겠냐”고 호통 쳤다.

이런 자리에서 시민들의 고성이 오가면 주변 사람들이 말리거나 공무원들이 대충 수습을 하고 유야무야 넘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정 시장은 이런 대화방식을 용납하지 않았다. 중마동민들과 대화에서도 공무원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시민에게 단호하게 공무원 탓하지 말라며 단호히 대처했다.

시민과의 대화 현장에 있었던 공무원은 “공무원을 폄훼하는 일부 질문에 대해 시장님이 단호하게 질책하고 공무원들을 보호해주는 것을 보며 든든했다”며“시민들을 위해 더욱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진상면민과의 대화에서는 광영~진상 직선 도로 설치 질문을 받고“예전에 예산 세워 해주려고 했더니 주민들이 반대해서 못해줬다. 이렇게 나오면 해주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정 시장은 나중에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예산을 세웠음에도 주민들이 반대하는 사업들은 앞으로 해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실과소장은 병풍?

정 시장의 화통한 대화방식은 시민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없지 않다. 바로 실과소장의 역할이다. 이번 시민과의 대화에서도 함께 참석했던 실과소장들은 병풍 역할 밖에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질문 대부분을 시장이 답변을 해버리는 바람에 실과소장들은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간혹 해당 부서 과장이 답변을 하기도 했으나 그 역할은 미미했다. 이성웅 전 시장의 경우 시민과의 대화 때면 사안에 대해 해당 실과소장이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다보니 확정된 사안이 아니면 명확히 대답을 하지 못하고 “검토하겠다”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정 시장이 취임한 후부터는 시장이 먼저 확답을 약속하는 바람에 실과소장의 역할은 현저히 줄어들고 말았다.

한 공무원은 “시장의 명확한 답변이 담당 공무원이나 시민들에게 좋을 수 있지만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인식을 준다면 앞으로 공무원들의 업무가 소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로당 방문, 꼭 이때 해야 했나

이번 시민과의 특징은 정 시장의 경로당 방문이다. 시민과의 대화는 두 시간 정해져 있었는데 1시간 30분만 하고 끝났다. 시장이 각 읍면동 경로당 방문 일정 때문이었다. 1시간 30분 역시 시의원, 도의원 인사와 시정 동영상 등을 제외하면 40~5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시장이 시민들의 물음에 확실히 답을 해줘 대부분 정해진 시간 내에 끝났다.

하지만 광양읍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질문하려는 시민이 더 있었으나 정 시장의 경로당 방문 일정으로 중간에 끝나고 말았다. 이를 두고 시장이 시민과의 대화라는 중요한 사안을 놓고 굳이 경로당을 방문하는 시간을 마련했어야 하는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광양읍 한 주민은 “경로당 방문이 그렇게 급한 것이냐”며 “어차피 추석을 앞두고 방문할 것으로 아는데 왜 이리 성급한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시민과의 대화와 추석이 겹쳐 일정을 잡았다”며 “시장님의 사회복지시설 방문은 이번 시민과의 대화로 마무리 했고 추가로 경로당 등을 방문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읍면동 총 200여건 질의

이번 시민과의 열린 대화에서는 읍면동별로 지역현안에 대한 200여 건의 건의사항들이 쏟아졌다. 대다수의 건의사항은 시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도로개설, 가로등 설치 등 이었다.

정 시장은 시민과의 열린 대화를 마치면서 “시민들의 건의사항을 다 해결해 주고 싶으나 시의 재정이 한계가 있어 다 해결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하여 죄송스럽다”며 “시 재정이 허락하는 한 시민들이 바라는 모든 사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이어 “이 자리가 아니더라도 건의사항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읍면동장을 통해 말씀해 주시면 적극적으로 검토 후 반영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양시는 이번 시민과의 대화에서 제시한 건의사항은 업무별 부서의 검토와 예산 확보 등을 거쳐 건의자에게 결과를 통보하고 10월중에 추진상황 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할 계획이다.

〈읍면동별 주요 건의사항〉

광양읍 - lF아웃렛 건립과 관련하여 주차장 확보, 사곡지역 주민의 매립장 침출수로 인한 2차 오염 방지대책, 인동과 인서리에 특화된 벽화거리 조성 등
봉강면 - 매천 황현 생가 벽화사업, 당저마을 상수도 건의, 하성선 사업 조기 준공 등
옥룡면 - 각 마을별 게시판 설치, 백운산 진입로 확장공사, 주차장 설치 등
옥곡면 - 백암(삼밭골)농로포장, 밤 산의 작업로 개설과 저온저장고 신축시 표준설계안제시, 신금뜰 저지대  농로 침수지 포장 등
진상면 - 진상5일시장 활성화, 이천마을 앞 금이들 침수대책, 진상초등학교 정문 확장 등
진월면 - 중도마을 진입로와 마을안길 아스콘 포장, 중도마을 어린이 놀이터 설치, 이정마을 공동 주차장 설치 등
다압면 - 화장실 설치, 면민광장에 게이트볼장 건립, 직금마을 앞 방지턱 설치 등
골약동 - 광양항 배후단지 동서측 배수로 정비, 컨부두 전용도로 폐지 및 철거, 용장마을 앞 성황천 정비 등
중마동 - 우림필유 방음벽 설치, 구 시가지 활성화 대책, 승강장 설치, 도로분리대 화단 설치 등
광영동 - 광영동 입구 삼거리앞 과속방지 CCTV설치, 가로등 LED교체, 자치프로그램 지원 등
태인동 - 용지 큰줄다리기 행사 공연장 및 체험학습장 건립, 배알도 수변공원 인근 물놀이장 개설, 삼봉산 일주도로 개설 등
금호동 - 가로등 및 오수관로 교체, 승강장 교체, 마을 방송시설 설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