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예고 설립, 빛에 가린 커뮤니티센터 ‘입주업체’의 속앓이
창의예고 설립, 빛에 가린 커뮤니티센터 ‘입주업체’의 속앓이
  • 김보라
  • 승인 2016.05.13 19:54
  • 호수 66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익성 악화에 공과금 내기도 힘들어, 실직자 발생
커뮤니티센터 수영장, 목욕탕 운영자가 이용객 이탈을 막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엘리베이터에 써붙여놓은 안내글.

“예고 설립은 좋지만, 우리는 빚만 잔뜩 안고,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중마동 커뮤니티센터 입주업체 관계자의 이야기다. 교육부 승인으로 커뮤니티센터에 창의예고 설립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커뮤니티센터 입주업체들이 하소연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커뮤니티센터에는 수영장, 목욕탕을 운영하는 업체를 비롯해 이를 관리하는 용역업체, 산업안전교육을 진행하는 업체, 중소업체 등 4곳이 입주해 있다. 이들은 광양시와 임대차 계약을 통해 내년 6,7월까지 커뮤니티센터 내 시설을 운영 혹은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가 입주업체들에게는 한마디 상의 없이 커뮤니티센터를 활용한 예고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이들의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수영장과 목욕탕, 그리고 이를 관리하는 용역업체다. 내년 1월 착공이 예상된다는 소식에 수영장, 목욕탕 이용자 수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커뮤니티센터 관계자는 “매월 이용객이 300~400명에 이르는데, 최근 들어 5~10%정도 줄어들었다”면서 “오늘만 해도‘언제까지 영업하냐, 환불은 되냐’고 묻는 이용객이 몇 명이나 왔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고육지책으로 엘리베이터에 ‘연말까지 영업을 계속한다’는 안내문까지 써 붙였지만, 업종 특성상 장기권 구매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예고 설립 소식에 크게 동요하며 이탈하고 있어 더욱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지만, 내야할 관리비나 공과금은 변함없이 산처럼 쌓여있어 누적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예정이다.

수영장, 목욕탕 운영자는 “권리금과 시설 투자비만 8000만원에다가 지금까지 누적적자만 2억”이라면서 “덕진봄이나 e편한세상이 입주하면 이용객이 늘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에 계속 운영해왔는데, 연말까지만 장사해야 한다면 이 빚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캄캄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신규 회원이나 재가입 회원이 없으면 수천만원에 달하는 공과금과 관리비는 어떻게 낼지, 계약이 끝난 2개월 후까지 공과금 영수증은 날아올텐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에 수영장, 목욕탕 소속 직원들과 관리 업체직원들은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산업안전교육을 진행하는 업체는 마땅히 이사할 곳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안전교육업체 관계자는 “5년간 이곳에서 교육을 진행하면서 입소문을 타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당장 옮겨야 한다면 또다시 홍보부터 이미지 구축까지 사업 초반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야 한다”면서 “주차공간이나 입지적인 요건이 이만한 곳이 없는데 연말에 이사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잠이 안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에서 예고유치에 돌입하면서 우리에게 한마디 말이라도 해줬다면 미리 준비라도 했을텐데 모든 정보를 언론을 통해 들었다”면서 “솔직히 지난해 유치했다는 얘기에도 교육부 통과를 반신반의하고 있었는데 현실화하니 당혹스럽다”며 광양시에 서운함을 내비쳤다.

이어 “지난해 10월 유치 확정 발표 이후에는 시에서 조례를 개정했다면서 임대차 계약을‘사용 수익허가’로 바꾸자는 공문을 일방적으로 보내와 황당했다”면서 “당시 수익허가로 바꾸는 것에 대해 반대하자 시설과 관계자들이 만남을 요청해 한차례 자리했을뿐, 지금까지도 시에서는 언제까지 영업을 할 수 있을지, 입주업체에 대해 어떠한 대책이 있는지 명확한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예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시 교육청소년과는 “시설과에 추진상황을 알려줬으며, 시설과에서 업체들에게 추진상황을 설명했을 것”이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시설과는 “아직 도의회 승인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기에, 연말까지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 외엔 명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면서 “앞으로 입주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시와 전라남도교육청이 설립 추진 중인 (가칭)창의예술고 신설안이 지난 4월 19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위원회를 거쳐, 최근 교육부로부터 적정하다는 최종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칭)창의예술고는 5월말 개최하는 전라남도의회 임시회에서 설립 동의안과 관련 예산안 등의 안건 통과만을 남겨두고 있어 6월부터는 도시계획 변경, 공유재산 관리 변경 등 각종 행정절차가 본격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