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 최대 해운물류 국제포럼으로 성장
아시아권 최대 해운물류 국제포럼으로 성장
  • 태인
  • 승인 2008.04.17 09:06
  • 호수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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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5편 논문 발표…광양항 꾸준한 성장세로 나타나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월드마린센터에서 열리는 광양항 국제포럼이 10년 째를 맞는다.
98년 출범한 광양항 국제포럼은 2년마다 정기적으로 열려 개최 10년을 거듭하면서 아시아권 최대의 해운물류 국제 포럼으로 성장했다. 광양항 국제 포럼 10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개최돼 왔던 포럼의 주요 내용을 평가해 봤다. 이는 광양항 국제포럼이 그동안 어떤 변천을 거쳐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는지 살펴봤다.
 
광양항 인지도 높이려 태동

97년 광양항 컨테이너 터미널이 개장 직후 개최된 제1회(1998) 광양항 국제포럼에서는 그동안 부산 위주로 편성돼 왔던 우리나라 항만 물류체계에서 새로이 등장한 광양항의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대회가 개최됐음을 알 수 있다.

21세기로 진입한 뒤 처음 개최되었던 제2회(2002) 광양항 국제포럼에서는 점차 통합돼 가고 있는 해운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그에 따른 항만산업의 변화상을 그려보고자 했으며, 제3회 대회에서는 국제무역이라는 거시적 관점에 따라 광양항을 항만물류 거점지역으로 부각시켜 보려는 주최 측의 뜻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제4회(2006) 대회에서는 점차 치열해져가고 있는 항만간의 경쟁 속에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했다. 이와 같은 논리적 연장선상에서 10회째를 맞이한 제5회 광양항 국제포럼이 내건 주제는 ‘동북아 항만산업의 환경 변화와 대응’이다.

이제 새롭게 세계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국의 대두에 따라 광양항의 존재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 보려는 주최측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의 광양항 국제포럼의 역사는 한마디로 10년 동안 세계 무역과 해운물류 산업계에서 커다란 변화가 있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이 세계 항만업계의 1위 자리를 두고 다퉈왔지만, 이제 홍콩은 상하이와 센젠항에 밀려나는 지위로 전락했고, 일본의 고베항은 지진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세계 주요 항만의 지위를 상실하고 말았다.
 
그에 반해 1997년 개장한 광양항은 지난 10년만에 200만 TEU를 처리하는 컨테이너 항만으로 성장했다. 물론 현재의 시설에 비하면 200만 TEU는 많은 양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고베항의 소멸, 홍콩의 지위 하락 등을 감안한다면 광양항은 나름대로 꾸준히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이다.
 
미연방 해사위원회 크릴 의장 등
쟁쟁한 인사 참석
 
이렇다할 배후물류단지를 갖추지 못한 열악한 상황에서 광양항이 이렇게나마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 중의 하나는 다름 아닌 광양항 국제포럼을 들 수 있다. 걸음마 단계인 광양항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된 결정적 계기는 광양항 국제포럼에 참가한 해외의 해운물류업계와 학계의 저명 인사들의 입소문을 들 수 있다.

미연방 해사위원회(US FMC)의 해롤드 크릴(Harold Creel) 의장, 함부르크 항만청의 위르겐 조르겐프라이(Sorgenfrei) 청장, FMC의 부위원장인 애미 라슨(Amy Larsen), 마레 노스트룸(Mare Nostrum)의 루크 카이버스(Luc Cuyvers) 박사, 필리핀 수빅 항만청의 펠리시토 파유모(Felicito Payumo) 청장, 일본 MOL의 히로유키 사토 전무, 차이나쉬핑의 장 시아 후이(Zang Xiao Hui) 지사장, 타이완 해양대학의 영거 우(Younger WU) 교수, 고베대학의 미야시타 쿠니오 교수, 엄태훈 캐나다 브리티쉬 콜럼비아대학 교수,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호세 통존 교수, Transportation Research Part E 편집장인 미국 Old Dominion Univ. 대학 Wayne Talley 교수, 타이완 항운학회의 린 광 회장, 홍콩 해운학회 회장이자 홍콩 이공대학의 응지미 교수 등 해운관련 산관학의 쟁쟁한 거물들이 광양을 찾은데서도 기인한다.
 
광양항의 대응전략 수립에 도움
 
지난 4회까지 이를 주제별로 나눠보면, 세계 또는 각국의 해운물류정책, 개별 기업 또는 항만의 발전 전략 또는 항만간 경쟁력 비교, 광양항 발전 방안 등으로 대별될 수 있다.
미연방 해사위원회의 크릴 위원장이 발표한 ‘미국의 해운 정책’과, 루크 카이버스 박사가 발표한 ‘미리 보는 유럽의 해사 정책’ 등이 국가적 차원의 정책을 소개하는 논문이었다면, 싱가포르 항만·함부르크 항만·수빅항만청·MOL·차이나 쉬핑·한진해운·C&그룹 등의 발전 전략은 개별 항만 내지 개별 기업 차원의 발전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미야시타 쿠니오 고베대학 교수는 ‘컨테이너선 해운업에서의 구조적 변화’라는 다소 학문적인 주제를 다뤘음을 알 수 있고, 플리머스대학의 빈스 발렌타인과 그레이 교수는 ‘중심 무역항들의 경쟁 : 유럽과 극동 지역 비교’라는 논문을, 국립 싱가포르대학의 호세 통존 교수는 ‘싱가포르와 탄중 펠레파스 : 경쟁이냐 협력이냐’는 논문을 통해 각각 항만간의 경쟁구도를 비교 분석하기도 했다.

따라서 해운물류 업계의 세계적 동향과 개별 항만 및 기업들의 발전 전략을 한 자리에서 이뤄짐으로써 우리는 광양항의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해양수산개발원의 정봉민 박사의 ‘광양항의 물류산업의 부가가치 창출 방안’, 조선대 박노경 교수의 ‘광양항의 규모의 효율성 추세 분석 : 1994-2000’, 한국해양대학의 김성준 박사의 ‘광양항의 브랜드 파워 제고를 위한 제언 : 항만박물관’ 등의 창의적인 논문이 그렇게 탄생됐기 때문이다. 
 
학술발표에서 항만물류 엑스포로 발전
 
지금까지 광양항 국제포럼은 국내의 여러 항만 도시들에게는 항만마케팅 기법의 모범답안을 보여주는 성과로서 벤취마케팅 돼 왔다. 동해시가 2 회에 걸쳐 동해항활성화 국제포럼을 개최함으로써 ‘동해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둔 것을 비롯, 평택, 인천, 포항, 목포 등이 국제학술대회를 이미 개최했거나 개최 예정 중에 있고, 부산 또한 소규모이긴 하나 학술대회를 갖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항만 도시들은 학술대회를 특정 목적을 위한 일회성 행사로 추진한 데 그친 반면, 광양은 10년째 매 2년마다 정기성을 갖고 국제포럼을 개최해 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광양항 국제포럼은 명실공히 동북아 유일의 항만 전문 국제포럼이라고 공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족은 금물이다. 시민 모두가 인식하고 있듯, 광양항은 그 시설에 비해 물동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항만시설을 갖추는 데 집중한 나머지 배후단지 개발이나, 항만기능의 다각화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광양항 국제포럼은 이제 단순한 학술발표회가 아니라 해운물류기업들이 자신들의 장점을 홍보 마케팅할 수 있는 그야말로 해운물류기업들의 종합물류 엑스포로 거듭 나야할 시점이라는 것을 주지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