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관련 데이터 하나 없는‘광양시’
지진 관련 데이터 하나 없는‘광양시’
  • 김보라
  • 승인 2016.07.08 21:10
  • 호수 67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내 대피소 내진설계 현황 파악 안돼 … 공공기관 내진율도 48.4% 불과

민방위의 날 지진 대피 훈련외 별다른 대비책 없어

 지난 5일 울산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광양 지역 주민들도 진동과 흔들림을 느꼈다는 증언이 이어지면서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지나 않을지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광양은 포스코와 여수산단, 광양항 등 대규모 국가 산업단지가 들어서 있어 지진 발생시 엄청난 피해가 예상됨에도 시는 대피소와 수용시설로 쓰이는 학교나 마을회관 등의 내진설계비율 데이터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지진에 대한 준비가 거의 전무한 상태라 대책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광양에는 시청, 백운산, 현충탑 등 3곳에 지진을 관측할 수 있는 가속도 계측기가 있는데 1978년 근대적인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광양은 2014년 2월 21일 오후 9시17분21초에 북북동쪽 13km 지역에 규모 2.7의 지진이 딱 한번 발생했다.

  역사상 1번, 작은 규모로 일어났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제껏 남동해의 반경 50KM 이내에서 2.0이상의 지진은 총 45회 발생했는데 최근 더욱 이 지역 내 지진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지진재해로 인한 사회 경제적 피해예측 모델 개발’보고서는 경북, 전남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지진 발생 위험이 높으며 최대 진도 7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지진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광양시의 2015년도 재난관리 실태 공고에 따르면 시청사와 주민센터 건물, 공공하수처리시설, 도로, 수도, 병원 등 관내 공공시설물의 내진율은 48.4%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공서의 경우 100% 내진 설계를 충족해야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내진 성능평가 및 내진성능보강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공공기관도 상황이 이런데 대피소와 수용시설로 지정된 학교나 마을회관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광양시는 관내 학교와 마을회관, 교회 등 70여곳을 대피, 수용시설로 지정하고 실제 지진이 났을 경우 이곳으로의 대피를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내진설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 곳은 최근 증축된 일부 학교에 지나지 않아 제대로 된 대피소와 피난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설 미비만 문제가 아니다. 2015년도 재난 관리 실태 공고에 따르면 재난 관리 예방을 위한 주민 훈련 이나 안전점검 캠페인 등의 활동에서도‘지진’관련 움직임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시 관계자는“24시간 운영되는 상황실을 통해 지진 관련 신고를 받고 있으며 유사시 주민들을 빠르게 대피시키고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마을 이장 등을 통해 긴급연락망을 확보하고 있다”면서“민방위 훈련과 아이들을 상대로 지진체험관 등에서 비상대피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과연 실제 지진 상황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대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에 한 가정주부는“애들은 학교나 유치원에서 훈련받고, 남자들은 군대에서라도 훈련 받았다지만 정작 아이들을 지켜야할 엄마들은 지진 대피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다”라면서“일본처럼 큰 지진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범시민적인 모의 훈련이 시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

△ 지진 발생 시 크게 흔들리는 시간은 길어야 1~2분이므로 이 시간동안 테이블 등의 밑으로 들어가 몸을 피하고 테이블 등이 없을 때는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한다.

△ 문을 열어서 출구를 확보하고 가스·전기 등을 차단한다.

△ 화재가 났을 때 침착하고 빠르게 불을 꺼야 합니다. 불을 조기에 진화할 수 있는 기회는 3번으로 크게 흔들리기 전, 큰 흔들림이 멈춘 직후, 발화된 직후 화재의 규모가 작을 때다.

△ 지진 발생 때는 유리창이나 간판 등이 떨어져 대단히 위험하므로 서둘러서 밖으로 뛰어나가면 안된다.

△ 지진이나 화재가 발생할 때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타고 있을 때는 모든 버튼을 눌러 신속하게 내린 후 대피한다. 만일 갇혔을 때는 인터폰으로 구조 요청한다.

△ 큰 진동이 멈춘 후 공터나 공원 등 넓은 공간으로 대피한다. 또한 블록담, 자동판매기 등 고정되지 않은 물건 등은 넘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가까이 가서는 안된다.

※ 출처 국민안전처 재난대비 국민행동요령, 국민안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