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
사랑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4.03 08:50
  • 호수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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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되면 가슴 설레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항상 엄마 곁에만 맴돌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 어머니들의 마음은 더욱 더 그러할 것입니다.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노는지, 학교생활은 기죽지 않고 잘 하는지, 등굣길에 한눈팔지 않고 길은 잘 건너는지, 이런 저런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어머니들이 많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면서도 이젠 나도 어엿한 학부형이라는 자부심과 아울러 무거운 짐이 양 어께를 억누르고 있다는 느낌도 들게 될 것입니다.

저도 이맘때가 되면 새내기 학부모였던 시절의 이런 저런 생각 때문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의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제 아내의 심정이 되어 몇 글자 써 보았습니다. 아침이면 우리 집 잠꾸러기 녀석은 “일어나라” “일어나라” 말을 해봐도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이불 당기며 개구리 모습으로 하품만 한다. 눈 비비고 겨우 일어나 정신없이 화장실로 들어간 아이는 고양이 세수를 한다. 식탁에 앉은 아이에게 좋아하는 반찬 이리 저리 찾아다 입에 넣어주고, 대충 대충 입은 옷매무새 다듬어주고, 제대로 신지 못한 신발 바로 신겨 주고…엄마의 아침은 참으로 분주하다.

그러나 대문열고 나가며 “학교 잘 다녀오겠습니다.”하고 인사하는 아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엄마는 조금이라도 아이와 함께 하고파 같이 집을 나선다. 오리궁둥이 흔들며 촐랑촐랑 뛰어가다가, 문득 멈추어서 힐끗 엄마를 쳐다보며 고사리 손 흔들 때면, 엄마도 덩달아 손을 흔든다. 자신도 몰래 새어나오는 웃음. 아침 햇살이 엄마의 가슴속을 환하게 비춘다.
언젠가 엄마는 아이의 모습이 보고 싶어 말없이 교실 창밖에서 아이를 지켜보았다. 창문으로 흘러나오는 밝고 활발한 아이의 모습을 보고 흡족한 마음으로 길을 재촉한다. 하교하면 배고플 것 같은 아이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문 소리 듣고 얼른 나가보니 헐떡이며 달려온 아이의 얼굴엔 땀이 맺혀 있다.

말끔히 세수하고 난 후 식탁에 앉아 정신없이 이것저것 맛있게 먹으며 들려 준 재미난 학교 얘기들. 수업시간에 손들고 발표한 이야기, 옆 친구는 코만 후빈다는 이야기 등등에서 아이의 학교생활을 알 수 있다. 과제장에 적힌 숙제를 마치고 나서는 놀고 싶은지 “엄마, 엄마, 밖에 나가 친구들과 놀고 싶어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나니 잽싸게 나가 친구들과 공놀이, 구슬치기를 하는지 웃고 떠드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흙투성이가 아이의 옷을 빨면서 엄마는 생각한다. ‘힘들어도 좋단다. 네가 있기에…사랑하는 아빠보다 더욱 좋더라.’

“엄마, 엄마, 나는 좋아. 엄마가 젤 좋아.”
“울 엄마 하늘만큼 땅 만큼 너무 예뻐서 어른 되면 돈 벌어 엄마 다 줄게.” 얼굴 비비며 나누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 이야기 너머로 아이는 어느새 잠이 든다. 잠자는 아이의 얼굴 쳐다보니 티 없이 맑고 고운 천사 같다. 펜을 놓고 시끌벅적한 운동장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사랑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사랑을 먹고 자라는 아이는 행복합니다. 물론 부모들도 행복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하여 사랑에 굶주리며 살아가는 어린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어린이, 부모의 얼굴조차 모르고 자란 어린이들은 얼마나 쓸쓸하고 외롭겠습니까? 내 아이는 물론, 주의의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도 한 번쯤 생각해 보면서 우리의 사랑을 나누는 실천적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둘째는,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가면서 살아가야겠습니다. 자식을 키우는 재미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행복한 삶을 통해서 넘치는 복을 받았기에 남은 삶 또한 자식들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자식을 키우면서 행복의 곶감 줄에서 지금도 하나, 둘 빼먹고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계산일랑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아무쪼록 우리 모두 절대 깨지지 않은 튼튼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사랑의 나무를 많이 심어야겠습니다.